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시행, 이식 의학의 끝은 어디일까?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시행, 이식 의학의 끝은 어디일까?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7.03.3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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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 시행, 이식 의학의 끝은 어디일까?

세계 정상급 수준인 한국 이식 의학, 윤리 문제는 해결해야할 과제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팔 이식 수술이 시행됐다. 국내 최초 팔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짐에 따라 국내 장기이식 기술에 새 역사가 열렸다. 팔 이식 수술은 인도에 이어 아시아권에서는 2번째다. 단일 조직인 장기와 달리 팔이나 다리, 얼굴은 혈관 피부 근육 뼈 신경 등이 얽힌 ‘복합 조직’이어서 이식 수술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의학계에서는 이번에 시행된 팔 이식 수술 덕분에 국내 이식 의학은 한 단계 성장했다고 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시행된 팔 이식 수술


지난 2월 3일, 오전 10시 영남대학교 병원 호흡기센터 세미나실에서 팔 이식 수술에 대한 결과 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에는 수술을 집도한 우상현 W 병원장과 수술에 참여한 영남대학교 병원 이호준 성형외과 교수, 도준영 신장내과 교수, 수술 지원에 나선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과 차순도 대구메디시티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수술은 2일 오후 4시에 시작돼 다음 날 오전 2시께 끝났다. 통상 미세 접합술이 4~5시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걸린 셈이다. 의료진에 의하면 뇌사한 기증자의 팔을 떼어내는 데만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한다.


수술은 극적으로 진행됐다. 지난 2월 1일, 교통사고로 뇌사자 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의 아버지가 신체기증을 결심했다. 통상 신체기증은 장기일부의 기증이다. 특히 팔을 기증하는 것은 유교 사상이 깊은 한국 사회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다. 뇌사자 아버지는 장기와 팔 뿐 아닐 피부, 뼈, 골수 등 의학적으로 사용 가능한 모든 신체를 기증했다. 이식 대상자는 W병원에 등록된 대기자 중 30대 초반의 남성이 선정됐다. W병원에서 팔 이식 수술 대기명단에 이름을 오려 놓은 환자의 수는 대략 200여 명이다. 이번에 이식 대상자로 선정된 30대 초반의 환자는 1년 6개월 전 공장에서 사고로 왼쪽 손목을 잃은 환자였다. 그는 젊은 나이에 팔까지 잃은 데다 이후 취직도 못 해 절망에 빠져 있었다. 

 
이번 수술에는 W병원에서 의료진 10여 명이 차출됐으며, 영남대 의료원 교수 등 총 25명의 의료진이 수술에 참여했다. 왼손을 포함해 약 25cm 부위가 팔뼈 연결 → 근육 부착 → 혈관 연결 → 피부 봉합 순의 수술을 거쳐 연결됐다. 힘줄이나 혈관, 신경은 현미경으로 한 가닥씩 정밀히 봉합하는 미세 접합수술을 시행했다. 팔 이식은 뼈, 신경, 근육, 피부, 힘줄 등 복합체를 연결해야 하므로 수부외과, 성형외과, 정형외과, 신장내과 등 10여 개 진료과가 협진했다. 의료진들은 10시간 동안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맡은 바 임무를 수행했다. 접합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이식된 팔에 혈액이 돌기 시작했다. 다행히 기증자와 이식환자의 덩치가 비슷해 뼈나 근육량 등이 잘 맞았다. 의료진들은 이날 보고회 직전까지 이식된 팔의 엄지손가락과 둘째ㆍ셋째 손가락이 조금씩 움직이는 것을 확인했다. 접합수술이 잘되면 이식 성공률은 90%가 넘는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한국 이식 의학의 면모


세계적으로 한국 이식 의학은 정상급 수준으로 손꼽힌다. 한국 이식 의학은 뇌사자가 아닌 생체에서 간을 적출할 경우 3차원 복강경을 이용해 상복부에 수술 자국이 거의 남지 않을 정도로까지 이식 기술이 발전했다. 두 사람의 기증자로부터 간 일부를 각각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옮겨 붙이는 2 대 1 생체 간이식도 서울아산병원에서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반면, 팔이나 안면 등 복합조직 이식 수술의 발전은 더딘 편이다. 기증자가 적은 데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과 ‘인체조직 안전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는 심장 신장 췌장 간 폐 골수 안구만 이식 장기로 지정돼 있다. 팔과 다리, 안면 등 복합조직은 법에 명시돼 있지 않다. 이번 팔 이식을 두고 불법 논란이 이는 근거다. 보건복지부 황의수 생명윤리정책과장은 “팔 등의 이식을 포함하는 내용의 법 개정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팔 이식 수술 다음으로 전문의들이 꼽는 이식 수술은 '안면 이식'이다. 안면 이식 수술은 전 세계적으로 30차례 정도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현재 이탈리아와 중국 의료 연구진 사이에서는 머리를 영상 12∼15도에서 절단한 후, 1시간 이내에 기증자의 신체에 접합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사람의 머리를 분리한 후 다른 사람의 몸에 통째로 이식하는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또한, 접합 부위의 세포 재생산 활성화를 위한 전기자극법 등도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머리와 몸이 붙을 때까지 환자는 3∼4주간 인공 혼수상태에 빠진다. 이때 의료진은 강력한 면역거부반응 억제제를 투입해 이식 수술을 진행한다. 

 

윤리의식 갖춘 이식 의학 발전 필요


지난 2016년 8월, 이식의학 분야를 대표하는 국제학술대회인 제26회 세계이식학회(TTS) 학술대회가 홍콩에서 막을 내린 가운데, 2020년 대회가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됐다. 대한이식학회와 함께 대회 유치에 공을 들여왔던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1,000명 이상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대형 국제행사 유치로 국가 위상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우려스러운 점은 이식 수술이 윤리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2016년 8월 16일, 중국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여전히 양심수들의 장기를 무단으로 사용해 이식 수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시기는 홍콩에서 제26차 국제이식학회가 개최되기 직전이었다. 따라서 일부 의사들과 윤리학자들은 홍콩 대회 보이콧을 진행했다. 미국 이식학회지에는 제26차 국제이식학회가 홍콩에서 열리기 전날 발간된 논문에서, 의사들과 비정부 의료 단체 회원들이 애초 방콕에서 예정이었던 회의를 중국(홍콩)에서 열기로 한 결정은 시기상조라고 비평했다. 

 
한국에서는 매년 상당수의 환자가 중국 병원에서 양심수의 장기로 추정되는 장기를 불법으로 이식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 병원 측은 한국인 환자를 위한 전용 병동 및 호텔을 빌려 전용 대기실을 만드는 등 한국 고객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한국은 주요 선진국에서 중국인 의사에 대한 이식 의학 교육을 중단하고, 학술적 교류를 중단한 것과는 달리, 한국은 여전히 중국 이식 의학계 및 병원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중국인 의사를 대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국제장기이식윤리협회(IAEOT) 이승원 회장은 “한국인 환자가 중국 병원에서 경매 방식으로 3억 원이 넘는 수술비용을 지급하고 불법으로 이식을 받는 경우가 보고되고 있다"라고 지적하고, "이는 생명을 살리기 위한 의술에 대한 배신이자 범죄”라고 꼬집었다.

 
제26회 세계이식학회 학술대회 한국 개최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 이식의학 분야가 세계적으로 정상급 수준에 손꼽히는 만큼, 올바른 윤리의식과 의학 발전을 아우르는 절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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