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유승민 IOC 선수위원, 탁구 신동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돌아온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
[단독 인터뷰] 유승민 IOC 선수위원, 탁구 신동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돌아온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7.03.3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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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Power Interview] 유승민 IOC 선수위원

 

탁구 신동에서 스포츠 대통령으로 돌아온 대한민국 탁구 레전드

韓 스포츠 외교의 교두보를 마련하며 선수들의 대변인 역할에 앞장설 것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기, 해답은 내부에 있다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를 통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이 파면됐다. 이는 지난 가을부터 이어진 촛불 민심의 승리이자 민주주의에 역주행해온 이들에 대한 심판이었다. 그럼에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이뤄진 최순실 일당의 국정 농단은 대다수 국민에게 씻을 수 없는 큰 상처를 남겼다. 특히 국정농단의 주범들은 체육계 장악을 시도하며 한국 스포츠를 비리의 온상으로 몰고 갔다.

 
현재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최대 화두이자 현안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이어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최를 눈앞에 두고 있는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6번째로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유치하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스포츠 강대국이다. 그럼에도 평창 올림픽 역시 최순실 게이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국정농단 주범들의 이권 개입 의혹들이 속속 밝혀지며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예로부터 우리 국민과 국가는 어려운 순간마다 더 큰 응집력을 통해 어려움을 타계해왔다. 그렇기에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대한민국 스포츠는 언제나 위기 상황이었고 현재도 위기에 빠진 상황임은 자명합니다. 스포츠계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으로 추락한 부분에 스포츠인의 한 사람으로 화가 나지만 그 위기가 내부에서 발생했기에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해답 역시 내부에 있습니다”며 모든 스포츠인이 하나로 힘을 모아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승민이 전하는 IOC 선수위원 7개월


국제올림픽위원회(이하 IOC) 선수위원은 IOC와 현역 선수들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1981년 처음 생겨난 이 제도에서 아시아 출신이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것은 2008년 문대성 전 선수위원이 처음이었다. 이후 2015년 8월, 새로운 IOC 선수위원의 대한민국 후보로 유승민 당시 삼성생명 탁구부 코치가 낙점됐다. 당시 사격의 진종오와 역도의 장미란과 경합을 펼쳤기에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결국 그는 한국 대표로 IOC 선수위원 출마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그의 IOC 선수위원 최종 선출은 부정적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2016년 8월 리우올림픽 기간 중 유승민 선수위원은 특유의 성실함과 친화력으로 모두의 예상과는 달리 최종 투표에서 총 5815표 중 1544표를 얻어 후보자 23명 중 2위를 차지하며 대한민국 두 번째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유 선수위원은 코앞으로 다가온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와 최근에 불거진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난제를 해결해야하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어깨가 무겁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서 세계 스포츠 대통령으로 국내외를 오가며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한 상황임에도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력 증진에 앞장서는 유승민 IOC 선수위원을 이슈메이커가 만나 그가 전하는 IOC 선수위원으로서 지난 7개월의 대장정을 함께해 보았다. 

 

Q. 늦었지만 IOC 선수위원 당선을 축하드립니다. 은퇴 이후 지도자가 아닌 행정가로서 IOC 선수위원에 출마하신 계기는 무엇이었을까요?


- 문대성 전 선수위원의 당시 활동에서 많은 것을 느꼈고 IOC 선수위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 자리인지 알게 됐습니다. 저 역시도 현역 시절 전 세계 다양한 선수들과 교류하며 느낀 바가 많았고 이러한 소중한 경험을 더 넓은 세상에서 펼치고자 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됐습니다.

 

Q. 한국 후보 선정 과정은 물론 본선 투표 과정에서도 선수위원 선출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았습니다. 모든 우려를 떨쳐내고 선수위원이 되셨는데 선거 과정에서의 차별화나 내세웠던 공약은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요?


- 말 그대로 외로운 선거였습니다. 기자님 말씀대로 비관론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오히려 이 부분이 부담을 줄여줬으며 반대로 내제된 승부욕은 자극시켜줬습니다. IOC 선수위원 선거운동 과정에서 선수들 역시 인지도보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잘 대변할 수 있는 후보에게 투표한다는 점을 알게 됐습니다. 각국 선수들에게 제가 어떤 사람이고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선거에 나섰는지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큰 공약보다는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각국의 문화를 알아가려 노력했고 이러한 진정성이 그들에게 전해진 것 같습니다.

 

Q. IOC 선수위원 출마 이전부터 위원님의 SNS를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올림픽 기간 각국 선수들과의 친밀한 스킨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부분이 도움이 되었을까요?


- 제가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하며 전 세계를 누볐지만 탁구 선수들 이외에는 저도 그들을 모르며 그들도 저를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선거 과정을 통해 다른 국가의 선수들에 대해 알아가는 계기이자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독일 프로리그 생활을 하며 선수들과 나눴던 교루 방식이 이번 선거에 많은 도움이 됐고 제가 탁구 선수라는 것도 그들과 편하게 다가가는데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선거과정에서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저를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각국 선수들의 한마디, 리액션 하나가 큰 힘이 됐습니다.

 

Q. 아직 IOC 선수 위원이라는 자리를 낯설어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선수위원의 권리와 역할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IOC 선수위원에 명예로운 직업이라는 것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지만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지는 모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렇기에 저 역시도 다양한 강의를 통해 IOC 선수위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리고 있습니다. 제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야 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올림픽을 포함한 전 세계 스포츠 행사와 도핑 관련 문제를 다룹니다. 선수위원들은 스포츠 관련 문제들을 어떻게 대처하고 해결하며 선수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며 상시 오프라인 미팅과 화상 회의를 거칩니다. 또한 올림픽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으며 보수는 따로 책정되어 있지 않지만 명예직으로 전 세계 방문시 국빈 대우를 받습니다. 

 

Q. 최근 다양한 국내외적 이슈로로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력이 약화됐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이건희 IOC 위원의 업무가 어려운 상황에서 IOC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일한 한국인인데 선수위원으로 지금껏 어떤 행보를 해오셨을까요?


-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가 얼마남지 않았기에 전 세계 스포츠계가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부담도 큽니다. 올림픽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곧 IOC 위원장과, 이사, 집행위원 등이 국내를 찾을 예정입니다. 올림픽 준비 진행 상황을 알리고 성공적 개최에 대한 PR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난 2월 IOC 미팅에서 '온라인 학습 프로그래밍(Athlete running gateway)‘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제가 보드멤버인 이 프로그램은 영양, 스포츠 비즈니스, 매니지먼트 등 스포츠 관련 강의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누구나 이메일 등록을 통해 온라인 학습이 가능합니다. 현재 4개 언어만 지원이 되는 상황에서 제가 한국어 서비스 지원도 준비 중입니다. 정부와 체육관계단체 등에서 관심을 기울여준다면 우리 선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이 역시도 제가 해야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스포츠 행정가로 본인이 생각하는 대한민국 스포츠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며, 반대로 스포츠 강국으로서 대한민국 체육계가 가지는 경쟁력과 잠재력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 대한민국 스포츠계에 산재한 문제들은 권위적인 풍토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는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힘 있는 단체나 인물이 독단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며  이런 풍토가 사라져야 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국내 체육계의 인력과 인프로가 부족한 상황이며 비인기 종목과 인기종목의 빈부격차 역시 문제시되는 부분입니다. 모든 종목의 밸런스를 맞추는 노력이 필요하고 이러한 방안을 연구 중입니다. 반면 이처럼 열악한 상황에서도 이겨보겠다는 집념과 열정이 지금의 스포츠 강국을 만들어낸 힘입니다. 향후 선수들을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도입으로 스포츠 강국을 넘어선 스포츠 선진국으로의 발돋움이 기대되며 저 역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유승민의 첫 번째 홀로서기, ‘팀유승민 탁구클럽’


탁구, 배드민턴, 테니스로 대표되는 라켓 스포츠는 상대방과 직접 몸을 맞부딪히지 않고도 팽팽함 긴장감을 유지하는 스포츠이다. 또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종목이기에 생활체육으로서 동호인들의 활동이 뛰어나다. 그럼에도 엘리트 스포츠로서 이들 라켓 스포츠는 최근 세계무대에서 좋은 성과를 거둬오지 못했고 비인기 종목으로서 대중적 관심도 부족한 상황이다. 탁구 역시도 과거 유남규, 김택수, 현정화 당시 선수가 활동하던 시기와 비교하면 그 인기는 현저히 낮아졌으며, 유승민 선수위원의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 이후 주목할 만한 국제무대의 성과와 스타플레이어의 등장이 부족하다. IOC 선수위원이자 대한민국 스포츠 외교관으로 불철주야 바쁜 일상 속에서도 유승민 선수위원이 본인의 이름을 내건 ‘팀유승민 탁구클럽’을 오픈한 이유이다. 

 

Q. 지난 3월 1일 '팀유승민 탁구클럽‘ 운영을 시작했으나 일각에서는 IOC 선수위원이라는 인지도를 통해 수익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합니다.


- 사실 IOC 선수위원은 급여가 없는 무보수 명예직입니다. 또한 대한체육회 이사를 맡고 있지만 이 역시도 무보수이기에 제가 수익을 내서 생활해야 합니다. 제가 수익의 일부를 공유해 탁구발전기금, 유소년 육성기금을 조성한다면 이것만큼 의미 있는 수익사업이 있을까요?  

 

Q. 이곳은 우리가 흔히 알던 탁구장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입니다. 이곳 탁구클럽의 장점 및 차별화는 어떤 부분이며 이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 이제는 생활체육 동호인도 국가대표가 누리는 시스템을 제공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탁구장은 탁구만 치고 간다는 인식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탁구장에서 탁구도 치고 차도 한 잔 마시며 다른 회원들과 교류하는 복합 스포츠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또한 현역 시절의 제 경험과 헬스케어 전문 기업의 노하우가 더해져 국가대표들이 받을 수 있는 부상관리나 건강관리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더욱이 이곳은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이 공존하는 곳이며, 저희 클럽도 탁구협회 선수 등록이 가능하기에 유망주 발굴을 통해 대회 출전도 가능합니다.


Q. 최근 스타 선수들이 은퇴 후 엘리트 체육이 아닌 생활 체육에 주목하고 있으며, 통합 체육회 출범 이후 생활체육이 점차 활성화 되리라 예상됩니다.


- 저 역시도 이러한 일련의 모습을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엘리트 체육과 생활체육의 통합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것이며 선진국형 모델로 가는 길입니다. 아직은 행정적 시행착오와 의견충돌이 있겠지만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현역 시절 가지고 계셨던 탁구 철학은 무엇이며 어떤 자세로 탁구에 임했을까요?


- 탁구가 신사적인 운동이지만 작은 공 하나를 놓고 상대와 겨루는 격렬한 운동입니다. 탁구라는 종목은 본인이 좋아하지 않으면 정말 도전하기 힘든 종목이기에 저는 탁구를 즐기려 했고 상대 선수를 꼭 이기겠다는 집념으로 임했습니다.

 

Q. 본인에게 탁구란 어떤 의미였으며 어떤 선수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합니다.


- 팬들에게 탁구 선수 유승민은 시원한 사이다와 같은 청량감을 선사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탁구는 제 인생의 전부였습니다. 인생에서 그 무엇보다 탁구에 애정을 쏟았고 탁구 역시도 저에게 무한히 많은 것을 선물했습니다. 이제는 제가 수익 사업을 통해 탁구계에 환원하는 것이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탁구가 아니었다면 탁구클럽을 어떻게 운영하고 어떻게 IOC 선수위원이 됐을까요? 이제는 본격적으로 탁구로 받은 사랑 탁구로 돌려주겠습니다.

 

유승민 선수위원은 최근의 국정농단 사태 맞물려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의구심을 갖는 국민들에게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스포츠인의 한 사람으로 현 상황이 유감스럽고 아직은 준비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앞으로 전 세계 스포츠팬의 관심은 평창으로 쏠릴 것이며 평창 올림픽은 어떻게든 성공적으로 개최될 것으로 확신했다. 대한민국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개최되는 올림픽을 기점으로 한 단계 발전하고 변화한 대한민국이 되길 모두가 기대하고 있다. 유승민 선수위원은 “우리는 세계 4대 스포츠 행사를 모두 개최한 스포츠 강국입니다.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앞으로도 스포츠 강국의 면모를 이어가기 위해 정부, 기업, 국민이 하나로 뭉쳐 평창 동계 올림픽에 관심을 가지고 성공적 개최를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합니다. 저 역시도 IOC 선수위원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그 누구보다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마지막으로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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