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한국 작가 최초 NBCC 어워즈 수상
[이슈메이커] 한국 작가 최초 NBCC 어워즈 수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5.14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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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시집 ‘날개 환상통’ 미국 소개 뒤 주목
“아시아 여자에 시상, 놀랍고 기뻐”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한국 작가 최초 NBCC 어워즈 수상
 

김혜순 시인이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을 받았다. 1975년 협회상 제정 이래 한국 작가의 첫 수상이다. 시 부문 상이 만들어진 뒤 번역 시집이 이 상을 받은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문학과지성사 트위터
ⓒ문학과지성사 트위터

 

2개 부문 최종 후보 올라 시 부문 수상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는 3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뉴스쿨에서 열린 ‘2023 NBCC 어워즈’에서 시 부문으로 유일하게 번역 시집으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Phantom Pain Wings)을 최종 수상작으로 호명했다. ‘모든 영혼들’(새스키아 해밀턴), ‘무뢰한들의 모임’(로미오 오리오건), ‘안내 데스크’(로빈 쉬프), ‘미세 증거’(샤리프 새너헌) 네 작품과 경쟁했다. 김 시인과 로미오 오리오건(나이지리아)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 미국 시인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최돈미 시인이 영어로 옮긴 ‘날개 환상통’에 대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는 “놀랍도록 독창적이고 대담하게, 전쟁과 독재의 여파, 가부장제 사회의 억압, 아버지의 죽음과 같은 삶의 고통, 이를 극복하는 의식을 대안적 상상의 세계로 반영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이날 시상식에 불참한 김혜순 시인은 출판사 문학과지성사를 통해 “전혀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 NBCC에 시 부문이 생겨나고 번역본이 수상한 게 최초라고 한다. 아시아 여자에게 상을 준 것이 놀랍고 기쁘다”며 “훌륭한 번역으로 오래 함께해온 최돈미 씨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혜순 시인의 13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은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출간된 뒤 현지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아 왔다. ⓒ문학과지성사
김혜순 시인의 13번째 시집 ‘날개 환상통’은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출간된 뒤 현지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아 왔다. ⓒ문학과지성사

  ‘날개 환상통’은 김 시인의 13번째 시집이다. 등단 40주년인 2019년 문학과지성사에서 펴냈다. 지난해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미국에서 출간된 뒤 현지 평단으로부터 호평받아 왔다. 문단계에서는 김 시인의 시 세계가 세계문학 시장에서 언어적 편견 없이 시의 현재성을 인정받고 있는 결과라고 평가한다. 문학평론가인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시인에 대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해외에 소개되고 상을 많이 받은 시인이자, 한국 문학의 동시대성을 획득한 작가”라며 “여성들의 몸에서 터져나오는 발화가 세계적 보편성을 갖고 세계 독자들의 호응을 받는다는 지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구 문화계 일찌감치 주목
김혜순 시인은 197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에 입선한 뒤 1979년 문학과지성(계간)을 통해 시단에 나왔다. 그간 ‘또 다른 별에서’(1981), ‘아버지가 세운 허수아비’(1985), ‘우리들의 음화’(1990), ‘불쌍한 사랑 기계’(1997), ‘한잔의 붉은 거울’(2004), ‘피어라 돼지’(2016), ‘죽음의 자서전’(2016),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 등의 시집을 냈다. 1989년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임용돼 2021년까지 강단에 섰고, 김수영문학상, 미당문학상, 대산문학상,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 스웨덴 시카다상, 삼성호암상 예술상 등 국내외에서 수많은 상을 받았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날개 환상통’을 영어 번역해 출간한 출판사 편집자 제프리 양이 김 시인의 수상 소감을 대신 읽고 있다. ⓒNBCC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상식에서 ‘날개 환상통’을 영어 번역해 출간한 출판사 편집자 제프리 양이 김 시인의 수상 소감을 대신 읽고 있다. ⓒNBCC 유튜브 채널 화면 갈무리

 

  서구 문화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시를 주목해 왔다. 이번 수상에 앞서 지난 연말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최고의 시집 5권’에 번역 시집으론 유일하게 포함됐고, 앞서 같은 해 7월엔 하버드대 도서관이 T. S. 엘리엇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결성한 ‘T. S. 엘리엇 메모리얼 리더’의 초청 낭독회 대상으로도 선정된 바 있다.

  영국은 더 일찌감치 그를 주목했다. 10년 전 런던 사우스뱅크센터가 선정한 세계의 ‘위대한 사랑시 50편’에 그의 작품 ‘구멍(A Hole)’이 포함됐다. 앞서 런던올림픽 때는 영국 문단이 김 시인을 초청해 낭독회를 열었고 이를 계기로 시집 ‘돼지라서 괜찮아’가 영국의 저명한 시 전문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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