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_ Cover Story] 격투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이끄는 혁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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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보승 기자
  • 승인 2024.05.02 09: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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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년 차 맞아 아시아 ‘1위’로의 도약 도모
‘검정’ 박평화 대표가 꿈꾸는 미래는?

[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격투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 이끄는 혁명가
 

종합격투기는 ‘인생의 축소판’으로 비유되곤 한다. 오랜 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려 케이지 위에 오르면 승패가 결정되기 전까지는 홀로 견뎌야 하는 게 인생과 닮아 있어서다. 노력 없이 결과가 얻어지지 않는 것도, 생각했던 것처럼만 진행되지 않는 점도 우리 삶과 맞닿아 있다. 가혹할 정도로 냉정하고 고독한 세계인 셈이다.

 

ⓒ블랙컴뱃
ⓒ블랙컴뱃

 

블랙컴뱃 성공의 비밀, ‘스토리텔링’
인생이 그러하고, 또 모든 스포츠 종목이 그렇듯 ‘경쟁’은 기본 속성이다. 그렇지만 상대방과 싸워 이기는 것만이 존재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눈에 보이는 투쟁의 무대 뒤편에는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사연들이 모이고 부딪힌 결과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는 진한 감동과 여운을 느끼게 된다.

  종합격투기(MMA) 단체 블랙컴뱃(Black Combat)의 성장과 성공에는 이러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서사’가 배경이 되었다. 선수들의 인간적 면모를 깊이 조명하며 관객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좁혀주고, 대결의 명분을 위한 스토리텔링도 촘촘히 구성했다. 팬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은 폭발적 반응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세계관을 이끄는 박평화(검정) 대표의 지난 몇 년의 행보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극적이다. 유튜브 채널 무채색 필름(현 블랙컴뱃)을 통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복싱 금메달리스트 신종훈 선수와 대결을 펼쳐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후 프로 파이터 간의 오디션을 진행해 콘텐츠로 만들더니 2022년 공식 단체를 출범시키고 불과 2년 만에 10번의 넘버링 대회를 개최했다. 어느새 국내 MMA 단체 중 ‘1위’라는 타이틀도 얻게 되며 국내 격투기 산업의 부흥을 가장 독보적으로 이끌고 있는 주역이 되었다. 종합격투기라는 작은 인생 속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박 대표의 철학과 비전은 무엇일까? 그 해답을 얻고자 부천 송내에 위치한 블랙컴뱃 본관을 찾았다.

 

본격적인 종합격투기 단체로 전환 후 블랙컴뱃은 열 번의 넘버링 대회를 개최하는 등 짧은 시간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블랙컴뱃
본격적인 종합격투기 단체로 전환 후 블랙컴뱃은 열 번의 넘버링 대회를 개최하는 등 짧은 시간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블랙컴뱃

 

종합격투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린 시절을 대부도라는 섬마을에서 보냈는데 작은 지역이라 입학부터 졸업까지 한 반에서 같은 친구들과 어울렸던 걸로 기억이 난다. 그러다 보니 남자 학우들 사이에서 다툼도 잦았고 힘이 세면 계급이 생기는 분위기였다. 당연히 싸움이나 운동에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의 학교 환경과는 조금 다른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있다(웃음). 격투기에 본격적으로 입문하게 된 건 미국 유학 생활이 기점이었다. 마땅히 할 일이 없어 영화나 영상을 많이 봤는데, 그러던 중 우연히 UFC를 접하게 됐다.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종목의 특성에 매료되어 직접 지인들과 기술을 따라 하며 배우기 시작했고, 현지에서 이벤트 매치를 운영해보기도 했다. 본격적으로 격투기에 흠뻑 빠지게 된 것이다”

취미 활동을 넘어 산업의 플레이어로 진입한 과정은 어떠했는지?
  “군 복무를 위해 한국에 돌아왔고 전역 후 미국으로 다시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다만 다시 유학길에 오르더라도 기왕 격투기를 좋아하게 된 이상 국내에서 기반이라도 한번 다져보자는 결심이 섰다. 그렇게 시작한 게 유튜브 채널 운영이었다. 스마트폰 하나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직업이지 않나. 당시 국내에 격투 채널이 본격적으로 등장하지 않던 시기이기도 했기에 개척자로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촬영 장비를 사고, 직접 편집 기술을 배우면서 콘텐츠를 만들어갔다”

 

일본 MMA 단체 ‘딥(DEEP)’과 지난해 두 차례 국가 대항전을 펼쳐 모두 승리한 블랙컴뱃은 올해 중국 무림풍과의 한·중전을 앞두고 있다. ⓒ블랙컴뱃
일본 MMA 단체 ‘딥(DEEP)’과 지난해 두 차례 국가 대항전을 펼쳐 모두 승리한 블랙컴뱃은 올해 중국 무림풍과의 한·중전을 앞두고 있다. ⓒ블랙컴뱃

 

그러던 중 화제 몰이에 성공한 콘텐츠가 있었는데
  “그렇다. 한 격투기 채널이 우리 채널에 대한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일이 있었다. 명확한 증거가 있어 이를 모두 해명했고, 공방 과정에서 MMA 규칙으로 정식 경기를 펼쳐 묵은 감정을 씻어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상대가 경기를 펼치지 않기로 하자 우리는 격투기 팬들의 관심이 쏠린 김에 좀 더 큰 이벤트를 열어 업계에 활력소를 불어넣자고 판단했다. 저와 대결할 상대를 모집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아시안게임 복싱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신종훈 선수와 정도한, 소재호 선수와의 토너먼트를 계기로 블랙컴뱃 첫 넘버링 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대회가 끝난 뒤, ‘이상을 현실로, 현실을 이상으로’라는 삶의 슬로건을 앞으로 이뤄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것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나?
  “조금씩 구축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본격적인 종합격투기 단체로 전환 후 짧은 시간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열 번의 넘버링 대회를 열었고 국내 종합격투기 최초로 이를 전국 CGV 상영관에서 동시 송출했다. 팬덤도 커져 초기 대회 대비 유료 관객도 크게 늘었다. 가장 최근 개최한 열 번째 넘버링 이벤트 ‘서울의 밤’ 대회는 온라인 예매 시작 당일 1층 VIP 및 VVIP석 모든 표가 매진되어 역대 최단 시간 1층 객석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속 성장이 가능하면서도 바람직한 수익구조 형성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과 고민을 이어가고자 한다”

 

블랙컴뱃의 성장과 성공에는 선수들의 인간적 면모를 깊이 조명해 팬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서사’가 큰 몫을 차지했다. ⓒ블랙컴뱃
블랙컴뱃의 성장과 성공에는 선수들의 인간적 면모를 깊이 조명해 팬들이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서사’가 큰 몫을 차지했다. ⓒ블랙컴뱃

 

블랙컴뱃이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으로 보는지?
  “기존 격투기 단체와의 차별화에 나섰던 점이다. 경기 규칙의 혁신부터 선수 중심의 운영과 지원, 그리고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 기존의 인기 있는 산업과 맞서기 위한 리그 구조까지 짜임새 있게 형성하고자 했다. 아마추어 리그인 ‘비긴즈’와 상위 리그인 ‘챔피언스리그’, 그리고 다음 상위 단계인 ‘라이즈’, 최상위 대회인 ‘넘버링’ 구조를 만들어, 현재 승강제 개념까지 구축한 세계 최초의 MMA 프로 리그전으로 운영하고 있다. 팀 단위의 경쟁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시즌이 거듭될수록 프로스포츠로서 전통과 역사가 서서히 쌓일 거라 확신한다. 여기에 더해 우리가 흥행할 수 있었던 본질은 ‘서사’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 캐릭터를 부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갈등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경기의 명분을 쌓고 팬들은 몰입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 라인이 완성된다. 각본에 의해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WWE에 진짜 싸움을 펼쳐 승패를 가리는 UFC의 방식이 더해진 것이다”

지난해 한·일전을 계기로 국제적인 명성도 얻고 있다
  “김동현, 정찬성, 최두호 등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을 배출한 일본의 명망 있는 MMA 단체 ‘딥(DEEP)’과 지난해 두 차례 국가 대항전을 펼쳤다. 작년 2월 수원에서,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대결에서 모두 승리했다. 올해는 한·중전을 앞두고 있다. 중국 MMA 단체 무림풍과 오는 7월 부산에서, 11월 중국 허난성에서 경기가 펼쳐진다. 중국 중원에 깃발을 꽂아 명실상부한 아시아 정상의 단체로 우뚝 서고자 한다”

 

박평화 대표는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1위 단체로 성장해 UFC와의 양강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블랙컴뱃
박평화 대표는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1위 단체로 성장해 UFC와의 양강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블랙컴뱃

 

지금의 세계관을 보다 넓히기 위한 고민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작금 콘텐츠 산업의 핵심 화두는 ‘지식재산권(IP)’이라 본다. 잘 짜인 스토리를 바탕으로 캐릭터와 세계관을 형성하고, 이를 원천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하면 폭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서다. 이처럼 우리 기업(주식회사 이데아파라곤)은 격투 브랜드 블랙컴뱃을 통해 만들어진 IP를 바탕으로 플랫폼의 경계를 넘나들며 영역을 넓히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Use, OSMU)’ 전략을 쓰고자 한다. 현재 ‘헤게모니 블랙(Hegemony Black)’ 브랜드로 패션 사업을 전개 중이고 향후 게임이나 웹툰, 음악과 영화 등 다양한 문화로 우리 세계관을 확장하고 싶다”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부흥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 거라 보는지?
  “저는 인간의 삶은 투쟁의 연속이고, 그 투쟁을 가장 실체화한 스포츠가 격투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흔히 말하듯 ‘인생의 축소판’이자 감동이 담긴 종목이라고 본다. 이 드라마 같은 이야기 속에서 무언가 교훈을 얻고 인생의 동기부여를 얻는다고 생각하기에 팬들이 우리에게 성원을 보내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격투기가 단순한 관람에 그치지 않고 생활체육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부천과 대전에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종목의 관심을 더욱 키워 또 다른 스타가 탄생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 국내 종합격투기의 저변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국내 1위를 넘어 아시아 1위 단체로의 성장이 눈앞의 가장 큰 목표이다. 그 후로는 UFC와의 양강 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다. 블랙컴뱃만이 가진 경쟁력과 차별성을 바탕으로 북미 시장을 공략해나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지난 2년은 이 비전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이를 토대로 투자자나 광고·후원사를 적극적으로 모셔 기업으로서 우리의 가치도 키워나가려 한다. 앞으로 무한히 성장할 블랙컴뱃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며, 이를 실현하고자 부단히 노력 중인 우리 팀원들에게 이 자리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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