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키는 문화예술 기반 건축가
건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키는 문화예술 기반 건축가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7.02.22 15: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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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건축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지키는 문화예술 기반 건축가

동네를 만들어가는 특색 있는 작은 건축에 주목하다


 

 

 


도시와 공간, 그리고 환경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분야는 바로 ‘건축’이다. 건축가는 건축에 대한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설계에 대한 ‘지휘자’로서 어느 직업보다도 사회적인 책임과 역할이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씨티알폼건축스튜디오의 오상훈 소장은 풍부한 해외 경험을 바탕으로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은 건축가로서 주목받고 있다.



문화예술과 건축이 만나다


(주)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의 공동 창립자이자 현재 고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오상훈 소장은 문화예술 영역에 특히 관심이 많은 건축가로 정평이 나 있다.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에서는 다양한 문화예술 관련 프로젝트가 자유롭게 생산되고 분배되고 있다. 씨티알문화지형연구소는 오 소장이 현재 소장을 맡고 있는 씨티알폼건축스튜디오를 비롯해 독립 음악레이블인 씨티알싸운드, 출판사인 씨티알프린트 등이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를 활발히 벌이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들과 교류하기 위한 ‘제비다방’이라는 문화공간을 함께 운영 중이다. 오상훈 소장은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의 고문으로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문화예술 창작자들과 함께 기획하고 영감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은 각 배경이 서로 다른 창작자들로 이루어진 씨티알 구성원들을 위한 창작플랫폼으로서 활발히 기능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오상훈 소장이 건축가로서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영국 런던에 위치한 AA스쿨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경험이 컸다. 그는 약 10년 간 영국에서 생활하며 자하하디드 건축(Zaha Hadid Architects), HOK, Adjaye Associates, FOA 등 폭 넓은 건축 실무를 경험한 바 있다. AA스쿨에서 건축이라는 학문이 가지고 있는 범위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경험하게 됐고, 이는 현재의 건축 활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후문이다. 문화예술인들이 밀집해 활동하고 있는 서울 홍익대 인근을 근간으로 하는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과 함께 작업하며 독립레이블, 독립출판물, 인디밴드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는 이러한 ‘다양성’을 인정하며 지키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건축과 도시계획은 물론이고 영상과 설치미술, 가구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구조물을 설계하고 있는 오상훈 소장은, 앞서 언급했듯 건축의 ‘다양성’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그는 특히 건축의 사적인 영역과 공공의 영역의 경계를 허물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건축 프로젝트들에 역량을 쏟아왔다. 건축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오상훈 소장은 사용자의 건축에 대한 개입 가능성을 충분히 열어두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가변적·유기적 사용이 용이한 공간디자인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 소장은 이에 따라 준공 후 실제 사용상의 가변성, 재료의 물성, 사용자의 동선 등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15년 완공된 용문타운하우스를 비롯해 내년 초 완공될 논현동 다가구 주택, 서교동 근린생활시설 모두 이러한 특수성을 띄고 있다. 오 소장은 이들 건축물들을 설계할 때 불특정 다수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개방된 공공시설이 되기도 했다가 건축주만이 사용하는 개인적인 공간이 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활한 건축프로젝트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건축주와의 신뢰관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건축주가 외부요인들에 흔들리지 않고 건축가를 온전히 믿고 맡겨준다면, 건축가는 그만큼의 완성도 높은 건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교수로서 창의력 기반의 디자인 능력 갖춘 후학 키워낼 것     


씨티알폼건축스튜디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Parametric 디자인’ 프로세스를 적용해 설계활동을 하고 있다. ‘Parametric’란 여러 개의 독립적 변수를 사용한 공식에 의해 정의되는 직선, 곡선, 표면 등의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을 뜻한다. 오상훈 소장은 이에 대해 단순히 디자인 옵션을 여러 개로 만드는 것보다 공간계획의 가능한 범위를 훨씬 줄여주기 때문에 건축주의 요구에 적합한 최선의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무엇을’, ‘왜’, ‘어떻게’, ‘누구를 위한’ 이라는 건축과정을 명확히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건축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오상훈 소장은 국내 건축시장에 대한 견해도 전했다. 그는 “대형 건축사업들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건축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말이 많지만, 오히려 소규모로 운영되는 아뜰리에 설계 사무실은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오 소장은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어 하는 개인 건축주들의 건축을 보는 눈이 높아졌기 때문에, 동네와 마을을 만들어가는 특색 있는 작은 건축들이 더욱 많아지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문화지형연구소씨티알폼이 운영하는 ‘제비다방’은 이러한 건축의 역할에 충실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공간이다. 서울 6호선 상수역 인근에 위치한 ‘제비다방’은 오상훈 소장이 직접 설계한 작품으로 시인 이상이 다양한 예술가들과 소통하던 그 옛날의 ‘제비다방’처럼 문화공간으로서 지역에 신선한 에너지를 제공하고 있다. 제비다방은 죽어 있던 지하 공간을 살리기 위해 과감히 1층 중앙에 구멍을 뚫는 등 다양한 건축적 실험을 한 공간으로서 수많은 문화공연이 열리며 예술창작자들과 젊은이들로부터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한편 단국대학교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오상훈 소장은, 최근 모교에서 건축학과 교수에 임용되며 후학양성에도 뛰어들게 됐다. 교수로서 그는 “학교에서 배우고 실험하는 아카데믹한 분야와 실제 건축설계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건축 프로젝트와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고 이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건축교육에서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건축학과 학생들을 취업시장의 단순 ‘고용인’으로 키워내는 것이 아닌 관찰력과 표현력, 재해석 능력 등 창의력 기반의 디자인 능력을 배양하도록 하는 것이 건축교육의 핵심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교수로서 학생들을 교육하는 한편 건축가로서 건축전시 및 신축설계,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발히 건축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오상훈 소장. 영국에서의 실무경험과 문화예술영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네 건축’ 모델을 제시할 그의 앞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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