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위증 잡아내다
청문회 위증 잡아내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02.07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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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청문회 위증 잡아내다


민주주의 실현 향한 국민들의 굳은 의지 반영

 


지난해 12월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를 위한 국조특위 2차 청문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렸다. 그곳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초반에 최순실에 대해 모른다고 주장했지만, 이내 최순실과 만난 적 있던 사실을 시인했다. 또한, 2차 청문회에서 증인 참석을 거부하고 행적을 감췄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실장은 12월 23일 돌연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해당 두 사건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은 다름 아닌 주식갤러리라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였다.




김기춘 위증과 우병우 잡은 주식갤러리
 

2016년 12월 7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국정조사’를 위한 국조특위 2차 청문회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그곳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여러 의원들로부터 ‘최순실과의 관계’에 대해 집중적으로 질문을 받았지만, 최순실에 대해 모른다고 일관했다. 그러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 전 실장과 최순실의 인연을 입증할 만한 영상을 공개했고, 이에 김 전 실장은 곧바로 ‘죄송하다. 저도 나이 들어서…’라고 변명했다. 박영선 의원에게 해당 동영상을 보낸 이는 주식갤러리(이하 주갤)의 한 회원으로 밝혀졌다.
 

  주갤 회원들은 김기춘의 위증뿐만 아니라 2차 청문회 불참에 이어 행적까지 묘연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실장이 다시 대중들 앞에 나타나게 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이 전에 주갤 회원들은 행방불명된 우병우의 인상착의를 토대로 수배 전단지를 제작해 인터넷에 유포했고, 이는 빠르게 전파됐다. 또한,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이 현상금 펀딩 계좌를 개설·공개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12월 23일, 국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우병우는 그간의 행적에 대해 해명하며 종적을 감추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각계 전문가들은 외부적인 압박을 견디지 못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평했다.
 

  이후 5차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우병우는 2차 청문회 때 김 전 비서실장이 그러했듯이 최순실에 대해 모른다며 최순실과의 관계를 부정했다. 이에 주갤은 ‘예전에 최순실이 강남 압구정동 초이 유치원에서 부원장으로 재직할 때 우병우 아들이 그곳의 원생이었다’는 내용과 이를 뒷받침할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했고, 이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병우를 추궁할 때 적극 활용했다. 물론, 우병우는 자신의 아들은 다른 유치원을 다녔다며 해당 증거에 대해 거세게 반박했다.
 

  이처럼 주갤 회원들은 청문회에서 위증한 증인들의 문제점을 지적했을 뿐만 아니라 청문회의 논지를 흐린 국회위원에 대한 비난도 적극적이었다. 국조특위 간사라는 신분에도 불구하고 청문회에서 논지에 벗어난 질문으로 국민들에게 질타를 받은 이완영 새누리당 위원이 대표적이다. 특히, 주갤 회원이 과거 이완영 의원과 이경재 최순실 개인 변호사가 함께 술자리를 나눈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완영 의원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이처럼 주갤 회원이 이번 청문회에서 큰 일들을 해내자 항간에서는 주갤이 주식만 빼고 다 잘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의 한 관계자는 주갤 회원뿐만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의원 사무실이나 SNS로 청문회와 관련된 사실을 제보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관계자는 “국민 여러분이 청문회 생방송을 보고, 그와 관련된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저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내주신 내용도 청문회에 대한 견해부터 제보까지 다양합니다. 이 점이 이번 청문회가 과거 청문회보다 국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이유라고 여겨집니다”라고 설명했다

 

 

일방통행에서 쌍방형 변화한 청문회 

청문회를 시청하고 그와 관련된 피드백이 많다는 건 그만큼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특히, 박근혜 퇴진을 요구한 촛불집회가 열린 지 한 달여 만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사실만 하더라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이 관심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탄핵 소추안이 발의된 후에도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은 지속됐고, 이 관심이 청문회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그래서 기존 청문회와 달리 이번 청문회는 많은 차이점을 갖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과거 국민들은 청문회를 지켜만 보는 ‘관중’에 가까웠다면, 이번 청문회에선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청문회에 참여하고 있다. 증인들을 압박할 증거자료를 수집해 전달하거나 청문회 관련 국회위원들에게 응원이나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는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주식갤러리 회원들이 ‘명탐정’으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온 국민의 관심사가 청문회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론, 기존 수사당국의 미흡한 수사에 화가 난 이들이 직접 나섰다고도 볼 수 있다. 정치는 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국민에 의해 비롯된다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잘 알려준 사례가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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