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수준에 오른 대한민국의 ‘성악’을 말하다
세계 수준에 오른 대한민국의 ‘성악’을 말하다
  • 장윤재 기자
  • 승인 2017.02.06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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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장윤재 기자]


세계 수준에 오른 대한민국의 ‘성악’을 말하다

 

 

신이 주신 목소리로 한국 성악계의 길에 빛을 밝히는 선두주자


 

 

 


근래 한국 성악인의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국내에 서양음악이 들어오고 학교 교육에 자리 잡은 시간은 불과 100년 남짓이지만, 현재 국내 성악의 수준은 세계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 세계 유수의 성악 콩쿠르는 한국의 성악가들이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The Times’에서는 클래식 음악계에 ‘한국성악이 금메달감’이라고 보도 되었다. 이에 한국 성악계의 인재양성과 발전에 이바지고 있는 ‘한국 성악가협회’의 이영화 회장을 만나보았다.  



‘한국 성악가협회’ 한 줄기 빛으로 피어나다

‘한국 성악가협회(이하 협회)’는 2008년 한국 오페라 6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존재의 필요성이 본격적으로 부각되었다. 성악가들의 권익 보호, 화합, 후학양성, 사회봉사, 이 네가지에 중점을 두고, 협회설립 준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그러나 성악계 내부의 과도한 경쟁과 현실적인 문제로 ‘성악가협회의 존재 필요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국내 각 지역에 한국 성악가협회 지부를 두는 등, 800여 명의 성악가들의 참여와 서명을 받아 설립하게 되었다. 이영화 이사장은, 당시 협회 설립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선배 성악가분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 성악가들의 자질은 눈에 띄게 높아졌지만,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무대에 설 기회를  얻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협회는 이들의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 실력 있는 성악가들이 연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4대 (초대 이사장 테너 안형일, 2대 이사장 바리톤 조창연, 3대 이사장 바리톤 김관동, 4대 이사장 테너 이영화)로 대를 이어오면서 성악계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협회는 성악 인재들을 발굴하는 일을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그의 일환으로, 국립오페라단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성악콩쿠르와, 협회 단독으로 개최하는 국제 성악 콩쿠르를 개최하고 있다. 국립오페라단과 공동으로 개최하는 콩쿠르의 위상은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협회가 단독으로 개최하는 국제 성악 콩쿠르에는 외국인 성악가들도 매 대회마다 입상하고 있다. 이영화 이사장은 국제성악콩쿠르의 미래 비전을 강조하면서, 올해 콩쿠르에서도 외국인 성악가를 심사위원으로 초빙하였으며, 앞으로 더욱 공정하고 격조 높은 콩쿠르가 될 것이라며 강한 포부를 밝혔다. 
 

  국내의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문화, 예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영화이사장은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과 문화 활동이 증가할 것이며, 다양한 공연단체가 생길 것입니다. 또 앞으로 성악가에 대한 일자리 전망 수준도 현재보다 높아질 것입니다”라고 예상했다. 반면 이 이사장은 공연장 현황을 바라보는 심경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듯하다. 클래식 전용 음악홀이 아닌 다목적인 홀이 대부분이라 클래식 음악의 섬세한 음과 소리를 전달하기에는 부족하다며, “좋은 홀은 절대로 크기가 큰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생생한 목소리로 창조되는 아름다운 소리의 세계가 고스란히 전달되고 느껴질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클래식 전용 음악홀이 국내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마이크를 사용하는 뮤지컬이나, 대중음악, 대규모 공공행사까지 다 같은 다목적 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는 참 아쉽습니다”라는 말에서 절실함이 전해졌다. 덧붙여 그는 학벌이나 콩쿠르 수상 경력 등 일명 ‘스펙’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인재 창출 분위기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토로하면서, 후배 성악가들에게 “콩쿠르는 여러 발전과정 중 극히 일부일 뿐, 자연스러움을 위한 성찰과 부단한 수양을 통해 자기 본연의 소리를 깨달아야합니다”라는 진심어린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소리로 행복과 희망을 노래하다

이영화 이사장은 성악가가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성악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이사장은 대부분 사람들이 성악 혹은 성악가 하면 떠오르는 고정관념은 ‘어려운 것, 화려한 무대, 접근하기 어려운 것, 값이 비싼’ 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고정관념을 허물기 위해 오리지널 음악회 이외에 ‘찾아가는 음악회’를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그는 병원, 요양시설, 한 부모가족, 다문화가정, 학교, 종교시설 등 많은 곳을 방문하여 진행하고 있는 활동을 통해 성악에 관심이 있고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협회의 지역 지부를 활성화하여 ‘찾아가서 가르쳐 주기’ 프로그램 또한 기획하였고 마침내 실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말하자면 음악으로 덕을 쌓는 셈이지요. 성악가들의 노래 소리가 누군가의 행복이 되고 희망이 되는 것이니, 보람 있는 일입니다. 어려운 활동이고 대우나 조건은 형편없이 열악함에도 불구하고, 뜻을 함께 해 주는 성악가분들께 감사드립니다”라며 동료 성악가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밖에 협회는 국내 성악가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건강 검진을 위한 의료시설을 비롯하여 다양한 업체들과의 후원 MOU도 체결했다. 이영화 이사장은 임기를 마치고 다시 일반 회원의 입장이 되더라도 ‘나’ 그리고 ‘함께’를 생각하는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성악계의 발전을 위한 큰 테두리 안에서 협조를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 성악발전에 완성도를 높인 ‘이영화’ 이사장  

이영화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테너, 성악가, 지휘자이자 음대 교수이다. 이 이사장은 단국대학교 성악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성악과 석사과정을 수료한 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 아카데미 및 로마 A.I.D.M 아카데미아 디플로마, 아카데미아 로마나 델레 아르테 최고전문가 과정 디플로마를 취득함과 동시에, 폐스카라 시립 고등음악원 오페라 지휘과 디플로마 취득, 렛체 티토 스키파 국립음악원에서 디플로마를 취득했다. 이 이사장은 이렇게 성악과 지휘 두 영역에서 디플로마를 받은 예는 흔치 않다고 덧붙여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다. 어릴 적 이 이사장의 어머니는 성당에서 성가대를 지휘하며 어린아이들에게 ‘노래하는 기쁨’을 가르쳐 주셨다. 늘 “노래는 소리를 꾸며서 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소리로 내는 것”이라고 말씀하셨고, 그는 어머니와 함께 노래하며 음악적인 소양과 기반을 쌓을 수 있었다. 이후 그는 성악 교습을 따로 받지 않고도 음악대학에 진학하였고, 이탈리아 유학까지 갈 수 있었다. 또한, 다양한 국제 콩쿨에서 여러 차례 1위를 차지했는데, 그 때마다 긴장감과 환희가 교차되는 순간을 수없이 경험했다고 말했다. 당시 이 이사장은 전설적인 테너 ‘호세 카레라스 콩쿠르’에서 “최고 테너상”을 받았을 때 카레라스가 “당신의 목소리는 천상의 소리입니다”라며 격려를 해주었을 때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국제콩쿠르 수상 경력을 바탕으로 로마 국립 극장에서 “라트라비아타”의 주인공 알프레도 역으로 전문 오페라 가수로서의 첫 데뷔를 한 후, 전 유럽에서 주역 가수로 활동했다. 이는 그가 얼마나 단단한 실력을 갖춘 성악가인가를 짐작케 하는 사람인지 말해주고 있다. 또 그는 파리의 바스티유극장 오케스트라의 보조지휘자로 참여하여, 전 일정에 걸쳐 ‘지휘자로서 어떻게 음악을 완성시키게 되는가’를 확실하게 경험하고 깨달은 것은 지금도 깊이 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이탈리아와 다른 여러 유럽 국가들의 무대에서 전문 오페라 가수로, 또 전문 지휘자로 생활하였는데, 잘나가는 동양인 오페라 가수라는 명성과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각종 언론매체의 기사와 인터뷰도 이어졌다. 하지만 그런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갑작스럽게 건강이 악화되어 심신은 극도로 지치고 노래는 커녕 말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이사장은 느닷없는 나락에서 자신을 추스르기 어려워져 2005년 초 11년간의 유럽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2000년 1월 그는 국내에서 있었던 밀레니엄 기념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연으로 특별 초청됐는데 귀국하기 전 화려했던 기억들이 떠올라 상대적으로 참담함에 빠지기도 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귀국 후 이영화 이사장의 소식을 접하고 손을 내밀어 준 사람이 그의 모교인 단국대학교의 장충식 이사장이다. 이영화 이사장을 학교 사택에 머물 수 있게 배려해 주고, 그는 그곳에서 심신을 추스리며 공채를 거쳐 서울대학교에서 강의할 수 있었다. 이후 이 이사장은 이듬해 안양대학교 교수가 되었는데, 다시금 장충식 이사장은 그를 단국대학교로 불렀다. 이 이사장은 단국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전공 주임교수와 동시에 한국미래 예술교육연구소 초대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는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성악과 주임교수로도 발탁되었다. 이후 성악가들의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한국성악가협회의 이사장이 되었다. 
 

  이영화 이사장은 그동안 자신이 살아온 벅찬 순간들을 ‘음악으로 이어진 나의 운명’이라 회상하며 엷게 미소가 스쳤다. 그의 예술가의 미소에서 깊은 맛이 느껴졌다. 이 이사장은 ‘성악’이란 ‘자연스러운 자신의 소리와 노랫말로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라고 정의 내렸다. 또 그는 장차 성악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성악은 유학이나 타고난 소리와 발성공부, 무대매너 등도 중요하지만, 음악과 자신의 본질을 향한 끊임없는 수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끝으로“성악가인 것이 참 행복합니다”라는 말을 남긴 한국성악가협회 이영화 이사장. 그가 닦아놓은 성악계의 길을 걷게 될 대한민국의 차세대 성악가들의 미래가 세계의 정상까지 뻗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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