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교육을 위해 엄마가 설립한 어린이집
연습과 훈련을 통해 자연스레 경험하는 교육 중시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에서는 희노애락 등 다양한 감정들을 의인화해 주인공인 12세 소녀의 모든 행동에 가이드를 제시한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불리는 이 영화는 슬픔을 쫓아내고 행복만 추구해선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늘 긍정적인 감정들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여러 감정들의 경험을 하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하는 사랑나무어린이집 이주연 원장을 만났다.
자연스러운 체험 놀이가 중심이 되는 교육과정
이주연 원장은 자녀를 교육하기 위해 초등학교 특수교사 10년의 생활에 마침표를 찍고 어린이집을 설립했다. 이 원장은 아이를 맡기기 위해 유아교육기관에 상담을 하러 다닐 때를 회상하며 아이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 보다는 부모에 대한 질문만 거듭하는 기존의 어린이집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한다. 그는 “유아교육기관은 엄마를 설득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그 기관과 함께 성장할 아이에 대해 궁금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엄마가 직접 내 아이를 교육하기 위해 설립한 사랑나무어린이집은 부모들이 그간 해오던 유아 교육 방법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같지만 잘 키운다는 기준이 남에게 보여 지기 위함이 되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이 생각하는 올바른 부모와 교사의 역할은 아이들 각자의 개성에 맞게 성장시켜주는 것이다. 그래서 이주연 원장은 반복된 연습과 훈련이 중요한 영유아기에 억지로 짜여진 프로그램이 아닌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성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약자의 편에 있던 특수교사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배려와 공감에 대한 교육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안전과 예절에 대한 교육에 대해 특히 엄격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어린이집 원장 5년차가 된 이주연 원장은 영유아기 때 가장 필요한 교육으로 인성교육과 감정교육을 꼽았다. 그는 숫자세기, 한글 깨우치기와 같은 인지교육 보다는 소통과 관계를 통해 형성하는 교육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어린이집은 표준 교육 과정을 가지고 교육을 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 커리큘럼은 정해진 기본 틀 안에서 어떤 내용을 넣느냐에 따라 어린이집의 특성이 좌우된다. 구청에서 설치한 숲체험장이 뒤뜰에 있는 사랑나무어린이집은 자연에서 친화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숲놀이를 중시하고 있다. 이 원장은 아이들이 자연에서 흙을 가지고 삽으로 땅을 파며 땀을 흘리는 경험이, 또 수확을 얻어 성취감을 느껴본 경험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요즘 유아기의 아이들은 성장 발달 조건은 뛰어나지만 제한적인 공간 탓에 경쟁만 심화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그는 어린이집에서 교육을 하는 것보다 넓은 공간에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며 성장하는 것을 강조한다. 이주연 원장은 “저희는 놀고 넘어지고 싸우면서 배운다고 학부모님들께 늘 말씀드립니다. 아이들은 이러한 감정들을 자연스레 경험하며 더 성장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감정만 가르치고 경험하게 함이 꼭 좋은 교육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슬픔, 미안함과 같은 감정들을 느낄 때 소통과 공감을 배울 수 있는 것이라고 제언했다.
보육 교사의 역할에 대한 사명감과 소명 의식을 가져야
이주연 원장은 아이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형성해주는 영유아기의 교사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린이집 보육 교사에 대한 낮은 사회적인 처우나 인식을 회복하기 위해 보육 교사 스스로 역할에 대한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맞춤형 보육 정책 실현에 있어 보건복지부 간담회에 참여할 정도로 아이들의 교육에 열정이 있는 이 원장은 보육 교사에 대해 많은 제도적 수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부터 정부는 교사 수급에만 초점을 맞춰 충분한 자격 심사 없이 보육 교사 자격증을 무분별하게 발급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이 원장은 “충분한 심사 과정 없이 자격을 주었다면 교사들에 대한 보수교육이 정기적으로 실행되어야합니다”하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적극적으로 학부모들과 보육 교사들에게 이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데 앞장 서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 원장은 정부의 지원으로 부터 보육 교사에 대한 처우와 인식의 개선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이주연 원장은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아이들에게 ‘대장’이 되지 말고 ‘선생’이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고 한다. 그는 “대장은 자기가 정한 규칙을 꼭 지켜야 하지만 선생님은 아이들이 따라오지 못할 때 이유를 고민하고 연구해야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사랑나무어린이집 교사들은 보육과정과 다양한 경험이 구성이 있는 프로그램 안에서 아이들에게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성장하는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고민한다. 이 원장은 두 아이의 엄마로서 바쁜 부모들을 대신해 내 아이들의 성장을 기억해주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유치원 교사가 장래희망인 아이들이 없지만 그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교사들이 더 노력해야한다고 말한 이주연 원장.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교육 기관을 세우는 것이 최종목표인 이 원장이 아이들을 위해 가는 그 길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