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
고용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
  • 손보승 기자
  • 승인 2017.02.03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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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고용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부각

 

기술 혁신과 고용 불안정 시선 속 엇갈린 전망​

 

▲ⓒPC Revue 홈페이지

 

 

모바일 산업의 발달로 인해 기업들은 다양한 O2O 플랫폼들을 출시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시간제 도우미를 구하거나 대리기사를 호출하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이와 같은 주문형 서비스인 ‘온디맨드(On-Demand) 경제’가 빠르게 확산됨에 따라 최근 임시직을 섭외해 일을 맡기는 ‘긱 이코노미(Gig Economy)’가 새로운 고용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온디맨드 경제 발전과 함께 급부상

긱 이코노미는 1920년대 미국 재즈공연장 주변에서 연주자를 필요에 따라 섭외해 단기 공연을 진행했던 ‘긱(gig)’에서 유래한 용어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사회에 재즈가 대중화되며 공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음에도 연주자를 상시 고용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현장에서 연주팀을 일회성으로 고용했던 것이다. 사전적으로도 ‘gig’에는 ‘공연’이란 뜻과 함께 ‘임시로 하는 일’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긱 이코노미를 처음으로 언급한 곳은 맥킨지 보고서다. 보고서는 긱 이코노미를 ‘새로운 디지털 장터에서 거래되는 기간제 근로’라고 정의했다. 세계적인 경제 불황으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긱 이코노미는 점차 화두가 되기 시작한다. 이후 모바일 산업의 발달로 일자리를 필요에 따라 주문해서 고용하는 흐름이 자리잡았다. 그 결과 임시직과 단기 계약직이 늘어나며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온디맨드 경제가 창출하는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고용의 질이 저하된다는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실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완전 고용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상당 부분 개선됐음에도 임금 상승 신호가 약해 놀랐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문 인력 참여 서비스로 진화 거듭

긱 이코노미는 즉각적인 고용이 가능하고, 인건비 부담이 적다는 장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사노동이나 식료품 배달, 옷 세탁, 포장 및 배송, 음식 배달서비스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중심으로 긱 이코노미가 급격히 확산되는 중이다. 그 중심에는 공유경제 기업인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를 꼽을 수 있다. 우버는 불법 택시 운영이라는 논란 속에서도 지속적인 서비스 지역 확장으로 현재 80여개국 470여개 도시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에어비앤비 역시 2008년 이후 9년간 약 6,000만 명 이상이 서비스를 이용해 기존 업계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국내 역시 긱 이코노미 산업 규모가 점차 커지는 흐름이다. 카카오가 제공하는 대리운전기사 서비스 ‘카카오 드라이버’는 서비스 오픈 이후 기존 대리운전 업체와의 각종 소송전에 휘말리는 진통을 겪고 있지만, 점차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외에 단시간 내에 물건을 배송해주는 굿스플로의 ‘배송지키미’, 홈케어 시장을 겨냥한 ‘와홈’, 가사도우미 서비스인 ‘곧감’과 같이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한 컨설팅 업체의 대표는 “긱 이코노미가 인재를 채용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기업은 능력있는 노동자들을 필요에 맞춰 수급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전망된다”고 말했다. 


알고리즘 노동자를 바라보는 우려의 시선

이러한 온디맨드 서비스를 통해 고용되는 노동자에 대해 ‘오라일리 미디어’ 팀 오라일리 최고경영자는 ‘알고리즘 노동자’라고 일컬었다. 이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일반적인 노동환경과 다른 만큼 고용안정성이 보장되는지가 문제라는 것이다. 고용보험, 최저임금과 같은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며, 네트워크 효과에 의해 몇 개의 조직이 대부분의 부를 독차지하는 경제로 갈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정식 피고용인으로 인정을 해 달라며 소송을 제기한 우버 운전사들의 사례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로버트 라이시 UC버클리대 정책대학원 경제학 교수는 긱 이코노미를 ‘찌꺼기를 나누는 경제’라고 강하게 비판한 적이 있으며, 취업 시장에 뛰어든 젊은 계층에서도 ‘비정규직 채용이 합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우려와 한계 속에서도 긱 이코노미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맥킨지 보고서는 2025년에 이르면 그 부가가치가 약 2조 7,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는데, 이는 전 세계 GDP의 2% 가량에 해당하는 수치다. 결국 혁신과 노동자 보호라는 대립 구도 속에 양자가 모두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는다. 공유경제 모델을 지키면서 일자리 정책과 임금 정책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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