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 정치인의 위치와 비교해 보는 대한민국 정치의 젠더의식
인도 여성 정치인의 위치와 비교해 보는 대한민국 정치의 젠더의식
  • 박진명 기자
  • 승인 2017.02.02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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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 정치인의 위치와 비교해 보는 대한민국 정치의 젠더의식
[이슈메이커=박진명 기자]

 



인도 여성정치인의 위치와 비교해 보는 대한민국 정치의 젠더의식

국내 유력 정치인이나 미디어의 젠더의식은 여전히 뒤쳐져

 



‘젠더감수성(Gender Sensibility)’이란 성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하는 차별이나 폭력을 행하지 않는 정도를 의미한다. 작년 2016년 5월 젠더감수성의 갈등이 극에 달한 ‘강남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역사가 다시 쓰여 졌다고 평가받는 촛불집회에서도 젠더감수성 부족 논란은 여전했다. 21세기, 만인이 평등한 민주 공화국인 대한민국은 ‘남성 혐오’, 혹은 ‘여성 혐오’라는 혼란의 시대를 겪고 있다. 



‘철의 여인’ 인도 여성 정치인 자야람 자얄랄리타의 사망


작년 2016년 12월 5일 밤 인도의 여배우 출신이자 인도판 ‘철의 여인’으로 불린 자야람 자얄랄리타가 사망했다. 인도 타밀나두 주지사였던 자야람은 지역구 사람들에게 신으로 추앙받았다. 그의 사망소식이 전파를 탄 후 타밀나두 주는 그의 지지자들의 소요 사태에 대비해 사흘 간 휴교령을 내리고 경찰 6천여 명을 배치했다. 그는 타밀나두 주의 지지자들로부터 ‘암마(Amma,엄마)라고 불리며 전례 없는 인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 대표되어 왔다. 자야람은 16살에 배우로 데뷔해 150여 편의 영화에 출연했으며 타밀나두 주에서 최초로 치마를 입고 출연을 해 화제를 모았다. 여성의 권리를 대변하기 위해 그는 남성 중심적 사회인 인도에서 옷이 찢기는 등 남성 정치인들의 온갖 공격에도 꿋꿋이 자신의 소신을 지켰다. 자야람은 여성이 안전하게 참석할 수 있는 환경이 될 때까지 절대 돌아오지 않겠다며 정치인으로서 자신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힘썼다. 1991년 그의 카리스마는 그의 당이 의뢰 234석 중 225석을 차지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 후 그는 타밀나두의 최초의 여성 총리로 자리매김 했으며 5선까지 성공했다. 


정치적 성공과 함께 자야람은 부패 스캔들에 휩싸였다. 그는 총리로 취임한 뒤 5년 만에 재산이 20배가 되었다는 혐의로 1996년 기소되었다. 기소된 뒤 18년만인 2014년 유죄 판결을 받은 그는 징역 4년과 벌금 10억루피(약 170억원)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1년만인 2015년 다시 고등법원은 증거 부족을 이유를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이러한 부패 논란에도 자야람을 향한 맹렬한 지지는 계속 되었다. 인구의 80% 이상 믿고 있는 힌두교의 철학은 인도사회를 대표적 가부장제 사회로 만들었고 오늘날까지 인도 여성의 지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인 자야람이 정치인으로서 맹목적 지지를 받은 데는 포퓰리즘 정책 없이 복지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이라고 인도 언론들은 평가한다. 인도의 일간지인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자야람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배경에는 배우 시절의 인기뿐만 아니라 대담한 복지 정책을 선도했기 때문이다. 복지국가와 거리가 먼 인도에서 자야람은 언제나 약자들 편에 서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에서는 여성이 곧 약자이기 때문에 늘 약자의 편에 섰던 자야람은 여성을 위한 복지 정책뿐만 아니라 대안 에너지와 빗물 저장 기법 관련 정책을 시행했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컴퓨터 교육과 의료보험도 제공했다. 



 

 

 

모든 사회 문제를 ‘여성 문제’로 돌리는 한국 정책의 프레임

2014년 11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 “아이 많이 낳는 순서대로 여성 비례 공천을 줘야 한다”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정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저출산 시대의 책임을 여성 개인의 양심 문제로 보고 있다는 암담한 현실을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작년 3월 김종인 전 더불어 민주당 대표는 “지식을 전제로 한 직업의 경우 오히려 남성이 차별받는 시대가 오지 않았나. 여성이 너무 조급하다”라는 발언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여성 정치인의 젠더의식도 예외는 아니다. 김을동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기간에 “여성이 너무 똑똑한 척을 하면 밉상을 산다”라며 “약간 모자란 듯한 표정을 지으면 좋다”라고 말해 구설수에 올랐다. 낮은 젠더의식은 지난 2016년 12월 행정자치부에서 만든 ‘대한민국 출산지도’에서도 볼 수 있다. 행자부는 ‘대한민국 출산지도’를 통해 자치 단체별 가임기 여성의 수를 공개해 논란이 일파만파 커졌다. 이는 여성을 도구화해 자궁으로 치환하는 남성 중심적 시각이라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처럼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들의 젠더의식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볼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정치인들은 진보와 보수, 여성과 남성을 막론하고 젠더감수성의 정치에 대해 무지하다. 그리고 젠더의식에 대한 문제점들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수면위로 그 민낯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해 강남역 살인 사건 이후 여성들은 주체적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문화예술계에서는 유명 인사들로부터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했다는 폭로가 줄을 이었고 ‘여성혐오적’ 가사를 쓰는 가수들은 뭇매를 맞았다. 국민들은 젠더의식을 높이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치인들은 인도의 자야람 자얄랄리타’처럼 정치적으로 평등한 입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에 대한 답을 내놓을 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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