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FA 100억 시대, 해마다 높아지는 FA 선수들의 몸값
국내 프로야구 FA 100억 시대, 해마다 높아지는 FA 선수들의 몸값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7.02.02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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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해마다 높아지는 FA 선수들의 몸값

FA 등급제와 에이전트 제도 도입의 목소리 높아져

 


 

FA(Free Agent)는 말 그대로 자유계약을 의미한다. 이는 해당 선수가 일정 기간 소속팀에서 활동하는 등 자격 요건을 채우면 이후 어떠한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을 맺고 이적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1976년 메이저리그의 더이브 맥넬리와 앤디 메서스미스가 1974년 처음 구단에 자유 계약 신분을 요구했으며 2년에 걸친 법정공박 끝에 미국에서도 1976년 처음 이 제도가 도입됐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1999년 처음 FA 제도가 마련된 됐으며 2016년 시즌 후 삼성라이온즈에서 기아타이거즈로 팀을 옮긴 최형우가 사상 최초로 FA 100억 시대의 문을 열었다.  



FA 제도 도입과 이후 17년간의 변화

한화 이글스의 레전드 투수인 송진우와 해태 타이거즈의 왕조 시대를 이끌었던 투수 이강철은 지금까지도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해온 투수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 이런 두 선수가 1999년 시즌 후 대한민국 야구사에 또 다른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송진우는 당시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와 계약기간 3년에 총액 7억 원에 FA 계약을 맺으며 KBO 역사상 1호 FA 선수로 기록됐기 때문이다. 며칠 후 해태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긴 이강철 역시 3년 계약에 총액 8억 원에 FA 계약을 맺었고 이는 FA 제도로 팀을 옮긴 첫 번째 사례였다. 두 선수의 계약 이후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본격적인 FA 시대가 시작됐기에 1999년은 한국프로야구사에 기념비적인 해로 기억된다.

 
두 선수의 FA 계약 이전까지 국내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은 소속팀의 승인 없이는 자유 의지로 팀을 옮긴 사례가 전무했다. 당시 구단들은 선수를 소속팀의 재산과도 같은 존재로 봤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구단들은 상대팀의 전력 상승을 우려해 트레이드에 소극적이었으며 간혹 구단에 미운털이 박힌 선수들을 보복성으로 트레이드하거나 방출 이후 타팀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은 있었지만 자신의 의지로 원하는 팀과 입단 조건을 협상해 팀을 옮기는 것은 제도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송진우와 이강철로부터 시작된 국내 FA제도 도입도 어느새 17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당시 두 선수가 받은 총액을 연봉으로 계산하면 2억 원이 넘는다. 2016년 국내 프로야구 선수들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훌쩍 넘는 상황에서 두 선수의 FA 총액은 보잘 것 없어 보이지만 이전까지 KBO에서 연봉 2억 원 이상을 받은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당시로는 파격적인 계약액이었다. 이듬해인 2000년에는 김기태와 홍현우가 4년간 18억 원에 각각 삼성 라이온즈과 LG 트윈스로 이적하며 처음으로 총액 10억을 돌파했다. 2004년 시즌 후에는 심정수가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며 4년 60억 원에 계약을 맺어 FA 역사에 또 다른 한 획을 그었다. 2015년 시즌 후에는 총 21명의 선수가 FA 계약을 체결했고 총액도 766억 원을 넘어섰다. FA 시장의 과열 현상에 현장에서는 물론 팬들까지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때부터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 갈수록 두드러져


FA 시장 가격의 폭등은 2016년 시즌 후 최형우가 100억 시대의 첫 포문을 열며 정점에 이르렀다. 심리적 부담의 마지노선이라는 100억 원이 돌파했고 과열 현상이 이어지며 야구인들의 우려는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06년 WBC 4강 진출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 이후 확고히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프로야구는 이후 질적 양적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하지만 스타 선수들의 해외 진출과 대형 신인의 부재, 그리고 선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야구팬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경기력은 이전보다 나아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FA 선수들의 연봉은 야구계의 악재로 다가올 것이라는 평가가 대다수 야구 관계자의 평가다. 구단 운영비 역시 날이 갈수록 높아져 각 팀들은 인프라 구축이나 선수 육성에 힘을 쏟기 어려운 상황이고 이는 결국 경기력 저하로 이어지며 악순환이 반복됐다. 연 관중 2,400만 명에 육박하는 일본프로야구의 1/3 수준은 국내 시장 규모임에도 이미 FA 선수들의 몸값은 일본을 뛰어넘을 기세다.
 

또한 FA 시장의 광풍은 선수들의 양극화를 초래한다. 대형 계약을 이끄는 선수들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여전히 최저 연봉(2016년 기준 2,700만 원)은 받는 선수들이 전체 선수의 20%가 넘는다. FA 제도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선수들도 소수지만 FA 권리를 행사하고도 자신을 원하는 구단이 없다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유니폼을 벗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는 특히 주전급 선수가 아니거나 30대 중반을 넘은 선수들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평생에 한 번이 될 수도 있는 소중한 자신의 권리를 행사했음에도 자신을 보호받지 못한 상황에 이르며 야구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점차 커지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KBO와 선수협에서는 FA 등급제를 추진 중이며 선수들의 올바른 권리 행사를 위한 에이전트 제도 도입도 준비 중이다. 2017년 정유년 새해 KBO와 구단, 그리고 선수협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으로 불합리한 야구 규약 개정을 통해, 보다 즐겁고 보다 수준 높은 프로야구가 이어져 대한민국 대표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잃지 않길 대다수 야구팬과 야구관계자는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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