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가족 어떻게 달라질까?
미래의 가족 어떻게 달라질까?
  • 김동영 기자
  • 승인 2012.04.27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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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가족형태 ‘포스트 핵가족’의 등장
[이슈메이커=김동영 기자]

MBC 주말특별기획드라마 ‘애정만만세’는 배우들의 열연 속에 최고시청률 26.5%를 달성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이혼부부, 외도를 통해 새롭게 형성된 부부 등 이 시대의 다양한 가족형태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 드라마를 본 시청자들은 ‘막장드라마다’, ‘현실성이 없다’는 이유로 반감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한 가정상담전문가들의 의견을 간략히 정리하면 “글쎄다”라는 의견이다. 가족 구조 변화의 속도를 사회가 따라잡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미래사회에 출현할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이로 인해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포스트 핵가족’의 영향, ‘핵’을 능가하나

외교통상부는 경제협력개발(OECD)이 지난 1월 발간한 ‘The Future of Families to 2030’을 요약·정리한 보고서를 통해 2025년~2030년에는 가족구조의 형태가 대가족은 없어지고 전통적인 가구가 감소하며, 이민증가로 인한 문화의 다양화가 가족 형태에서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미래포럼 독일지부 지펑트미래예측기관이 연구한 ‘미래의 가족’ 보고서는 “미래에는 정부가 가족 단위에 제공하는 사회안전망을 활용하기 위해 아무런 정신적 유대관계가 없는 ‘편리상의 가족’이 등장할 것”이라는 새로운 가족 형태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가족 구조의 형태가 변화하게 되는 원인으로는 부부 역할 변화, 세계 글로벌화, 서비스산업화로 인한 잦은 이주, 첨단기술발전으로 인간 이외의 가족, 인터넷 가상현실의 생활화 등의 변화에서 찾고 있는데 이러한 가족의 다양한 변화들을 ‘포스트 핵가족(post-nuclear family)’라고 한다. ‘포스트 핵가족’ 증가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게 각 나라 정부에선 가족의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월 8일 여성플라자 아트홀 봄에서는 ‘통합진보당과 전국여성연대의 정책협약식’이 있었다. 이날 협약식의 주요 정책 중 ‘다양한 차이 때문에 차별 받지 않도록 법 제도를 마련한다’는 내용으로 “1인 가족, 동성 가족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할 수 있도록 각종 법을 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국회에서도 사실혼 관계, 위탁아동 공동체 등 다양하게 변하는 가족형태를 가족의 범주에 포함시켜 소외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강가정 기본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다.

 

‘결혼’의 가치관 변화로 찾아오는 재혼과 동거

프랑스의 미래학자 ‘파비엔 구-보디망’(Fabienne Goux-Baudiment)은 “앞으로 60년 안에 인간의 평균 수명이 80세에서 120세로 늘어나면서 가족제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는 한평생 살면서 한 번 결혼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앞으로는 두 번 이상 결혼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120년이라는 긴 생애를 배우자 없이 혼자 살아가기에는 홀로 남겨진 세월이 너무 길기 때문이다. 이러한 미래사회의 결혼패턴은 가치관과 가족제도를 송두리째 바꿔 놓을 놀라운 변화이다. 지난 해, 영국 <데일리 메일>의 사라 해리스는 ‘결혼이 2040년에 소멸될 것’이라는 글을 실어서 화제가 되었다. 학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커플들이 현재도 결혼을 거부하며 시간의 차이를 두고 몇 명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갖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요즘 방영되는 TV드라마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는 남녀 간의 동거를 다룬 내용이다. 최근 대다수의 해외 가정은 2-3년간의 동거생활을 경험한 후 결혼을 하거나 지속적인 동거, 자녀양육을 하고 있다. 사라 해리스는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빈곤층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를 하며, 특히 청년실업, 청년층의 빈곤은 가속화현상이 일어나면서 결혼이 소멸하게 될 것”이라는 극단적인 예측도 했다. 반면, 장신대 임성빈 교수(문화선교연구원장)는 “혼전 동거를 정당화한다거나 결혼의 보완수단으로 만들 수는 없다. ‘동거’라는 개인주의적 모험보다는 자녀 양육과 가족들 간의 만남을 매개로 한 ‘결혼’이라는 책임 있는 모험에 현대인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혼왕국 한국, 수많은 재혼가족 양산

산업화가 시작된 후 한국 가족 변동의 지표는 ‘이혼율 증가’와 ‘재혼의 증가’라고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현대의 가족구성원 변동에는 사회 전체에 걸쳐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감소되고 재혼율이 높아지는 ‘서구형 이혼’으로 변하고 있는 이유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06년 발표한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경제적 지위 향상과 함께 당사자 간 합의로만 이혼이 가능한 협의이혼 등 제도적 용이성이 이혼이 증가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으며, 현대에는 전통적인 가정과 가족의 개념이 갈수록 희박해짐에 따라 이혼율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혼인 유형 중 남녀초혼 비율이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재혼의 비율은 전체 혼인의 16.3%를 넘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혼자의 80%가 재혼을 하는 등, 재혼가족도 다양화된 가족유형 중의 하나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재혼가족의 증가에 따르는 제도적 시스템구축의 부재나 올바른 가치관 정립이 되지 못하는 원인 등으로, 재혼가정간의 결합으로 인해 구성원들이 새로운 가정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 등, 여러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재혼 후 자녀가 생겼을 경우 기존에 구성된 가족과 새 자녀 사이에 성이 다르거나, 애매한 관계가 형성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호주제 폐지 등 가족관계와 관련된 법령들을 제정하고 있으며, 나아가 미래에는 가정문제의 다각적인 해결을 위해 정부차원에서 친양자 제도의 안정적 정착운동과 가족상담 지원도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가정 심리학계 한 전문가는 “재혼가족의 문제에 대해서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재혼가족관계의 복잡성에 초점을 두어 재혼가족을 새로운 가족유형의 하나로 인정함에 따라 가족의 건강한 발달과 적응을 강조하는 예방적서비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가족역할 축소

핵가족화로 가족의 구성원이 줄어들고 무자녀 가정이 늘면서 선진국에서는 젊은 층의 저출산 문제도 지금보다 더욱 심각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료산업의 발전은 전 세계적인 고령화와 함께 노산이 더욱 늘어나게 되며, 이러한 변화들로 부모들이 고령화 될 것으로 보인다. (사)유엔미래포럼 박영숙 대표는 “저 출산, 피임개발, 영아 사망률 감소, 남녀 간 아동양육 역할의 변화, 그리고 자식 1명 낳기가 보편화되면서 한 아이가 점점 더 소중한 가치로 남아, 교육문제나 주거문제 등에서 모든 것이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가족구성원의 역할이나 영향력이 점점 더 줄어들어 부모의 말을 듣지 않고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자녀가 늘어나면서, 개개인에게서 가족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미래의 가정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박영숙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부모와 자녀들 간의 형제애가 줄어들어 자녀들 사이에 의견 차이가 심해지는데, 이는 가정의 역할 중 조절기능이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말과 같다”고 주장했다.

 

‘실버의 바람’ 가족구조까지 변화시켜

이와는 반대로 ‘노인들의 처우향상’과 관련된 운동들이 전개된다. 《나이 들어 가는 세상》이라는 저서를 쓴 제러미 시브룩(Jeremy Seabrook)은 “현대의 에너지, 소비, 낭비 등은 청소년 위주의 문화적 특징인데 이는 노인 문화와는 맞지 않다”며, “사람들이 노인을 향한 다양한 인류애적 배려와 몸짓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 진정한 배려는 그리 많지 않다”고 피력했다. 노인들의 인권문제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노인들의 처우를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들이 끊임없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 인권청은 1965년 연방법으로 나이차별 철폐법을 정하여 실행하고 있고, 작년 영국 BBC 방송은 영국이 65살이 되면 강제로 퇴직해야 하는 정년퇴직 규정을 완전히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미래에는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노인과 관련된 실버산업들이 현재보다 더 활성화 된다. 이처럼 실버산업의 영향으로 자녀에게 부양 받기를 거부하고 부부끼리 독립적인 삶을 일궈가는 노부부가족을 지칭하는 ‘통크족’이 늘어난다. 통크족은 ‘Two Only No kid’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신조어다. 대전에 살고 있는 박 씨(68세)는 “보호시설에 들어가기를 거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열심히 일한 결과가 고작 노인보호시설에서 생을 마감하는 인생이라니 삶의 의미가 없다. 그룹주택이나, 편안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는 전원주택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민우 경영전략실 연구원은 “경제수준의 향상과 연금제도의 발달을 통해서 자식들과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아들, 며느리와 서로의 삶에 대해 간섭하지도, 간섭받지도 않는 관계를 유지한다”고 통크족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처럼 노인들의 수요에 맞춰 정부는 노후 일자리창출 사업을 전개하고, 직업에 대해서 나이차별 철폐법이 실행되어 노인들의 권리회복 운동이 활성화 될 것이다. 또한 대규모의 노인 주택단지가 들어서면서 이와 관련된 산업이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월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족의 진리

경제협력개발(OECD)이 발간한 ‘The Future of Families to 2030’ 보고서는 먼저 한부모 가구나 동거부부, 그리고 재구성된 가족 수의 증가는 사회적으로 빈곤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한 한부모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계속되는 고령화는 사회빈곤층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증가시킬 것이며, 무자녀 가구, 이혼율, 재혼율, 의붓가족의 증가는 가족관계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 보고서는 가족 관련 결정요인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부정적인 부분만 찾아오는 것은 아니라며 긍정적인 부분도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론적으로 많은 OECD 회원국이 향후 20년간 현재의 보편적 사회보장 수준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미리 개혁의 근거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사회가 다변화, 다원화 되면서 미래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우리사회는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무엇인가 ‘문제 있는 가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사단법인 한국한부모가정사랑회 황은숙 박사는 “가족의 외형적인 구조만으로 가정을 구분 짓는 것은 모순이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가족에게 중요한 것은 가족의 외형적인 구조가 아닌 가족원간의 관계의 질이 정상가족과 비정상가족을 구분 짓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떠한 가정이든 가족원이 행복하고 건강한 가정을 이루고 있다면 그 가족이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이란 주장이다. 원재심리상담센터 박영의 소장은 “다양한 가족구조 안에서 서로 신뢰하며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도 변화되는 가족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가족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변화하는 가족에 대한 정책적 지원 및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BC주말 예능 프로그램 ‘세바퀴’의 시작은 ‘가정이 바뀌어야 세상이 바뀐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가족의 중요성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다가올 미래 사회의 다양한 가족형태들은 애써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다양화를 받아들이는 노력과 함께 변화를 따라잡는 제도적 정책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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