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정감 넘치는 동네서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하다
작지만 정감 넘치는 동네서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하다
  • 구혜린 기자
  • 승인 2017.02.02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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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구혜린 기자]


 

작지만 정감 넘치는 동네서점,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하다

차별화된 컨셉으로 주목받는 독특한 형태의 동네서점 성행

 

  

언제부턴가 우리 생활로부터 멀어져 있던 책방들이 다시 골목 어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술 마시는 책방, 연예인이 운영하는 책방, 테마 책방 등 독특한 형태의 동네서점이 등장하며 단순히 책만 파는 공간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각 지자체 별 ‘동네서점 살리기’ 나서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1995년 전국에 5,449개였던 동네서점은 2016년 2,116개로 크게 줄어 동네서점이 위기에 처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도서 정가제 실시 이후 문구 판매점을 제외한 순수 서점 수는 2015년 1,559개로 2013년에 비해 4.1% 줄어들었다. 이에 지역 소상공인의 위기, 풀뿌리 문화공간의 퇴색이란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지자체 차원의 ‘동네서점 살리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서울과 경기, 부산, 인천은 학교 등 공공기관과 시, 군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할 때, 지역 서점을 우선 이용하는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를 만들었다. 수원시의 경우 올 한해 14개 공공도서관의 새 책을 모두 지역 서점에서 구입했다. 인천시는 지난 11월 26일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인천시 지역서점 활성화에 관한 조례 공포안’을 원안 가결했다. 지역서점 활성화 조례는 소상공인이 인천에서 서점을 경영하거나 창업할 경우 컨설팅, 교육, 창업자금 융자지원, 홍보·마케팅 등을 인천시가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지역서점을 활성화하기 위한 문화·교육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할 방침이다. 충북도 동네서점 살리기에 동참했다. 충북도교육청은 지난 11월 29일 청주 성안길 우리문고에서 충북지역 출판·동네서점살리기협의회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 내용에 따라 도교육청은 동네서점 살리기 캠페인을 적극 지원하고, 산하 도서관에 지역출판 작가의 작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또한 출판서점협의회는 지역작가의 서적 목록과 콘텐츠를 제공해 지역사회의 건강한 독서문화 조성에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자체에서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도록 동네서점에서 문화,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내놓으며 각 지역의 작은 책방이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광받고 있다.

 

독특한 형태의 동네서점 성행

동네서점이 단순히 책만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저자와의 대화, 강연, 공연, 전시 등을 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며 독특한 형태의 동네서점이 성행하고 있다. 특히 홍대 주변에 모여 있는 작은 책방들은 차별화된 컨셉으로 색다른 문화를 형성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서교동의 ‘유어마인드’는 일반 서적들과는 성향이 달라 대형서점에서는 만나기 쉽지 않은 독립출판물을 전문으로 제작·판매하는 서점이다. 온라인 서점으로 먼저 운영됐던 유어마인드는 최근 오프라인에 중고 서점을 열고 문화 공간처럼 운영하고 있다. 유어마인드와 마찬가지로 서교동에 위치한 독립서점 ‘땡스북스’는 디자인 전문 서점으로 정평 나있다. ‘홍대 앞’이라는 특성을 고려해서 선별한 각 분야 주목할 만한 책들과, 신뢰할 수 있는 출판사의 엄선된 책들을 갖춘 친근한 컨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국내 일러스트 작가의 단행본과 함께 실제로 작가가 그린 연습장을 볼 수 있도록 비치해 둔 것이 인상적이다.

 
책과 맥주를 함께할 수 있는 서점도 등장했다. 상암동에 위치한 ‘북바이북’은 국내 최초의 ‘술파는’ 서점이다. 크림 생맥주, 더치 맥주는 물론 하우스 와인과 보드카까지 판매하고 있는 북바이북은 평소 읽고 싶던 책을 읽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할 수 있어 1인 혼술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염리동 소금길에 위치한 ‘퇴근길 책 한잔’은 책과 술, 영화, 음악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오후 5시부터 밤 11시까지 운영하는 심야서점이다. 간판이 말해주듯 주 고객층은 직장인들이다. 퇴근 후 술과 함께 책 한권 읽고 싶은 직장인들에겐 안성맞춤이다.

 
이태원 해방촌에 위치한 ‘철든책방’은 연예인 노홍철이 직접 운영하며 주목받고 있다. 서울 중심가에 있지만 시골 읍내 같은 분위기, 개성 강한 아티스트들의 작업을 접하면서 아지트 같은 문화공간을 상상했다는 그는 이태원 해방촌 골목길에서 작고 아담한 서점을 차렸다. 최근에는 책방을 차리기까지 과정을 기록한 같은 이름의 책 ‘철든책방’을 출간하기도 했다. 혼자 운영하는 1인 서점이다 보니 매일 서점을 여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밝힌 그는, 운영시간을 개인 SNS에 미리 공지하고 있다. 노홍철에 앞서 지난 2015년 10월 서울 북촌에 ‘책방 무사’를 연 가수 요조는 기존에 그가 소장해온 중고 책과 기성 출판물, 독립출판물들을 판매하고 있다. 무엇보다 요조 개인의 ‘취향’으로 구성된 서가라는 점에서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서점들과 차별성을 띈다. 이외에도 음악 전문 서점인 '라이너노트', 고양이 전문 서점 ‘슈뢰딩거’, 추리소설 전문 서점 ‘미스터리 유니온’, 시집만 다루는 ‘위트앤시니컬’ 등의 테마서점이 각자의 동네에서 문을 열고 영업 중이다.

 
동네서점의 경쟁력은 대형서점에선 느낄 수 없는 아날로그 감성과 편안함이 꼽힌다. 또한 대형서점과 달리 개성적인 공간 연출이 가능한 부분도 동네서점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다. 동네서점이 단순히 책만 파는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와 함께 하는 문화의 장을 여는 등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만큼, 개성과 색깔을 지닌 동네서점이 대중에게 사랑받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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