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시위
시민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시위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7.01.18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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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시민들의 목소리 대변하는 시위

물대포 부재가 만들어낸 대한민국 시위 풍경

 

2016년 12월 19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둘러싼 4차 집회가 광화문에서 열렸다. 오후 9시, 기자는 그곳을 찾아갔다. 이미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시위 참가자들이 광화문에 모여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가족, 연인, 친구 등과 함께해 이번 시위가 기존의 시위와는 사뭇 다름을 보여줬다. 


 

변화하는 대한민국 시위

대한민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약칭 집시법) 2조 2항에 따르면, ‘시위(示威, Demonstration)’는 시민들이 공동의 목적을 갖고 도로, 광장, 공원 등 일반인들이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는 장소에서 자신들의 위력이나 기세를 보여주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 시위에 참여한 이들은 대개 불특정 소수 혹은 다수에게 자신들의 뜻을 피력하거나 해당 세력을 제압하기 위해 시위에 동참한다.
 

  1년 전, 시위현장에는 고성과 욕설, 폭행이 난무했고, 심지어 물대포까지 동원되기도 했다. 그러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등장한 이번 집회는 시위라기보다는 축제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에 많은 시위 참여자들은 가족, 연인, 친구 등과 함께 시위에 참여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박지현 씨는 “대한민국 시민으로써 제 의사를 밝히기 위해 친구와 함께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대구 와룡고등학교에서 올라온 두 학생은 “교과서에서만 배운 시민의식을 실천하고자 여기까지 올라왔습니다”라고 시위에 참여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유달리 폭력시위가 난무한 한국?

1년 전, 국내 폭력시위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달리 폭력이 난무하다고 시위를 비난한 바 있다. 그러나 시위가 시민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행위기에 필연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위가 등장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마찬가지다. 대혁명 당시 ‘인간 및 시민의 권리 선언(준말 인권선언서)’를 낭독한 프랑스만하더라도 시위가 매우 잦은 편이다. 지난해 11월 14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프랑스 대표로 출연한 오헬리엉 루베르는 프랑스에서 시위가 매우 자주 일어나는 편이라며, 최근에는 잦은 시위로 경찰 시위가 등장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프랑스 대통령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친기업적인 노동법 개정안을 발표했고, 이에 프랑스 전역에서 노동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다. 프랑스 내무부는 해당 시위에 12만 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했고, 외신들은 프랑스 일부 도시는 과격한 시위로 변질돼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 직후 이에 반대하는 시위가 한창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다소 과격한 시위가 전개됐다.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어리어 시민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자신들의 의사를 강경하게 밝혔는데, 그 과정에서 코카콜라병은 화염병으로 돌변해 광고판에 처박혔고, 쓰레기통을 불타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반대 시위에 앞서 그보다 더 과격한 시위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흑인 총격 살해 사건’으로 인한 대규모의 항의 집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 집회로 경찰관 4명이 살해, 7명이 중태에 빠졌으며, 시위 참가자 중 일부도 경찰이 쏜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평화적인 시위문화 조성

한국의 시위 역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평화적으로 혹은 강경하게 자신들의 입장을 피력했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시위는 기존 시위와 분위기부터가 달랐다. 특히, 경찰과 첨예하게 대립하던 기존의 시위 모습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이 같은 시위 풍경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시위에 참여한 고 백남기 씨가 경찰의 물대포를 맞아 중태에 빠진 사건을 계기로 경찰 쪽에서 물대포를 사용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과거 종로경찰서는 백남기 투쟁본부 집회를 대비해 종로소방서에 소화전 사용 협조를 요청했지만, 종로소방서로부터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로 문의하라고 안내를 받았고, 소방재난본부에서는 종로경찰서의 요청을 거절했다. 참고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서울시 산하기관이다. 또한, 평화적인 시위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강구해 온 시민들과 관계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이와 같은 시위 풍경이 탄생할 수 있었다. 물론 외신에서 보도한 평화시위의 ‘평화’에 너무 집중하여 정작 중요한 시위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고려대 사회학과 김진명 교수는 “시위라고 해서 반드시 무겁고 진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번 집회가 축제 분위기로 진행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참여를 불려올 수 있었다고 봅니다. 시위에 담긴 뜻을 피력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이나 널리 전파하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시위’는 진지하고 과격한 이미지를 연상케 했다. 그러나 이번 평화 시위로 시위에 대한 인식이 변화했고, 이 덕분에 많은 사람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할 수 있었다. 물론, 평화 시위가 이어질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관련 기관들의 협조와 시위 참여자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전례 없는 평화 시위를 시작으로 시위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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