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비 무상지원
보육비 무상지원
  • 임성희 기자
  • 승인 2012.04.2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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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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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쟁점
보육비 무상지원 마냥 좋은 건 아니다
끊임없는 형평성 논란, 엄마들은 우왕좌왕

만0~2세 영유아 보육료 전 계층 지원과 ‘만5세 누리과정’ 신설 유아 학비와 보육료 지원 등 영유아 복지정책과 관련 찬반양론이 대립하며 전국 어린이집 집단 휴업 등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언뜻 들어서는 획기적이고 좋을 것 같은 보육정책이지만 실상 그 안을 까뒤집어보면 부실하기 짝이 없다. 선거를 앞둔 선심선 공약이라는 이야기까지 나돌 정도니 장기적인 관점보다는 단기적으로 인기를 끌어보려는 정치인들의 속셈이 엿보이는 이번 무상보육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형평성 논란에 긴급 확대,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모습
지난 1월 2일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 국정 연설에서 보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연설에서 “부모들의 실질적인 양육부담을 덜기 위해 태어나서부터 다섯 살까지 어린이에 대한 보육지원을 확대하겠다. 보육에 대한 투자는 복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이자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유아 보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발언이었다. 대통령의 신년 국정연설에서 보육강화 발언이 나온 직후 정부는 만0~2세 유아를 둔 부모들에게도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어린이집의 보육료와 유치원의 유아학비를 지원키로 했다.
만0~2세 유아의 보육료 지원은 국회가 지난해 12월 31일 본회의에서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신설된 것이다. 지원 단가는 0세는 월39만4000원, 1세는 34만7000원, 2세는 28만6000원으로 정해졌다. 정부가 5세아 누리과정 보육료를 부모 전체에게로 확대 지원키로 한데 대해 0~2세 영유아 부모들이 반발하자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긴급 편성한 것이다. 어린이집을 다니지 않는 만 0~2세 유아에게 지급하는 양육수당도 차상위계층까지만 지급하던 것을 3월부터는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전 계층으로 확대했다. 이 부분은 원래 빠져있었다. 보육기관에 보내지도 않고 차상위계층도 아닌 부모에게는 아무 지원이 없는 결과가 발생하게 되자 여기에 해당하는 부모들이 복지부 게시판을 항의 글로 도배했고, 이에 정부가 지난 1월 중순 급히 양육수당 지원을 전 계층으로 확대키로 한 것이다. 

 

정작 어린이집 지원이 필요한 3~4세는 배제
이에 따라 올 3월부터 만 2세 이하는 어린이집 이용 시 국가가 전액 부담하여 무상보육이 실시되고 있다. 보편적 복지의 일환으로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것은 환영할 만하지만 이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영유아보육료지원사업이 ‘만 2세 이하’ 영유아들이 ‘어린이 집을 이용할 경우’로 국한해 지원된다는 점이다. 즉 집에서 가정양육을 하는 경우에는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이런 차별의 문제는 2011년까지도 여전히 있었으며(소득 하위 70%의 가정 영유아를 어린이집에 보낼 경우 보육비 지원), 가정양육을 하는 경우 지원을 하지 않아 가정양육을 하는 부모들의 비판이 많았는데, 2012년 예산으로 이 차별을 시정하지 않고 오히려 확대해 시행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정부는 만5세(누리과정)의 보편적 무상보육(유치원, 어린이집) 시행을 시급한 3~4세 무상보육으로 확대하겠다고 하였으나, 연말 예산 처리과정에서 3~4세 무상보육 확대는 빠지고, 엉뚱하게 실효성이 의심되는 0~2세 무상보육 확대시행으로 처리된 것이다. 반면 만3~4세는 종전과 같이 소득 하위 70%에 한하여 제한적으로(자동차 보유여부, 전세금 등 따져) 계속 시행된다. 기대와 달리 소득 하위 70%라고 하지만 실제 혜택을 받는 가구는 크지 않아, 정작 지원이 필요한 3~4세 영유아 가정의 자기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2년 0~2세 영유아 무상보육 지원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모든 0~2세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 실제 0~2세 영유아들은 할머니나 육아돌보미 혹은 육아휴직을 통해 엄마가 집에서 가정양육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어린이집은 만 3세부터 이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현재 어린이집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며 더욱이 만3세 이하의 어린이를 받아주는 곳도 흔치 않아, 지원을 받기위해 0~2세 모든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겨야 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은 어불성설이다. 한 전문가는 “3~4세는 보육시설 이용이 가장 많은 시기다. 외자녀가 많다 보니 아이들의 사회성과 놀이를 위해서 많은 가정에서 비싼 비용을 치르더라도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육료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정은 매달 30만 원 이상을 보육료로 지출해야 한다. 병원비와 여타 육아에 대한 비용은 갈수록 높아져 노동계급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니 출산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육료 지원은 어린이집 이용 여부, 연령과 소득 등에 관계없이 차별 없이 제공돼야 한다. 더불어 사회 전반적인 복지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 0~2세는 영유아 발달과정에 있어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OECD에서도 가정양육을 권고하고 있고, 많은 나라에서 가정 양육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서울YMCA는 이에 대해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경우에 한해 국가가 무상지원을 하고 집에서 키우는 시설 미이용자들에 대해 차별하는 정책이 그대로 시행되어서는 안 된다”며 “현재 부모와 아이의 입장에서,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 이용이 절실한 시기는 만 3세부터이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지원이 가장 필요한 만 3~4세 보육에 대한 혜택이 소홀하다는 것은 국회와 정부의 영유아 보육과 교육에 대한 현실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다”며 “영유아 보육과 교육에 대한 국가 지원은 영유아들의 성장과정과 부모들의 욕구에 맞게 적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도나도 보내자, 어린이집 폭주, 전업주부도 어린이집 보내려고 안달
만 0~2세 영유아의 보육료를 모든 가구에 지원하게 되자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주부 뿐 아니라 전업주부들까지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분주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시설과 운영내용이 좋다고 소문난 어린이집에는 지원이 쇄도하고 있지만 몇 년씩 대기해야 할 형편이 됐다. 전국적으로 대기자가 37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더구나 보육기관들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만 0세 영아들은 돌보기가 몇 배 힘들어 받기를 꺼려하고 있어 유아들이 취원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이런 와중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녀야 보육료 지원금을 주는 방식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형편이 어려운 부모는 정부 지원금 외에 차액을 납부하는 게 어려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며 어린이집에 보낼 형편이 돼도 요즘은 1명의 자녀만 두는 가정이 많아 아이를 낳으면 여성들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육아에 전념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만 0~2세 아이는 너무 어리기 때문에 어린이집에 맡기고 돈을 벌기보다는 직장을 휴직하거나 퇴직하고 아이를 직접 돌보는 엄마들로서는 억울하다는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열악한 재정과 부족한 준비기간으로 시작부터 삐걱
‘만5세 누리과정’은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5월2일 도입을 표명한 이후 유아교육계와 보육계 대표자들이 참여한 TF팀에서 준비해 왔다. 전국순회 공청회, 교육과정심의회·교육과학기술부·복지부 관계자 전문가 의견수렴과 합의·조정 과정을 거쳐 완성했다. 그러나 누리과정도 대통령의 발언에서부터 시작돼 올 3월 시행까지 너무 긴박하게 진행돼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상황이다. 12월이 돼서야 교재개발이 마무리됐으니 2개월 남짓 준비기간을 거쳐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현장에 적용되는 것이다.
한 복지 관계자는 “교재를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유아들을 가르칠 교사의 확보와 교사들에게 교육과정을 전달하는 연수 과정이다. 불과 2~3개월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너무 촉박했다”고 지적했다. 누리과정을 영유아 교육의 현장에서 잘 적용되도록 하기 위해선 행정부처 담당자, 원장, 교사 등에 대한 충분한 연수가 필요한데 이 부분이 생략축소 돼 혼선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교사의 수급과 자질 문제, 급여체계, 관리시스템 등 관련 업무가 철저하게 준비되지 않고 시작하게 되면 앞으로 영유아 교육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에서 실시하는 보육과정과 어린이집에서 실시하는 유아보육 과정을 통합시킨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4일 이재오 의원실과 한국유아교육인협회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 여주대 이미정 교수는 “유아학계와 보육학계의 입장이 다른데 누리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유·보통 교육이 진행돼 서로가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만3~4세 아동들에게도 누리교육을 실시한다는 계획도 사실상 급조된 측면이 많다.
만5세 누리교육, 만0~2세 보육비 전 계층 확대가 발표되자 가장 돈이 많이 드는 3~4세 아동의 부모들이 “우리는 뭐냐”고 반발이 터져 나왔다. 선거를 코앞에 둔 정부는 지난 1월 18일 5개 부처 합동회의를 열어 “내년부터 3~4세 아동에게도 누리교육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유아 교육계에선 과연 정부가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지, 필요한 예산은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다. 당초 정부는 2013년도에 만 4세 아동, 2014년도에 만 3세 아동에 대한 누리과정 도입을 계획했었는데 만 3세의 경우 시행을 1년 앞당긴 것이다. 한편 정부가 만 0~2세 유아에 대한 보육료 지원을 전 계층으로 확대한 데 대해 서울시를 제외하고 재정상태가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들의 불만도 크다. 만 0~2세 유아 무상보육은 국회의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갑작스레 정해진 것이어서 지자체들은 대비할 겨를이 없었다. 보통 200억~500억 원대의 추가 재정부담을 안게 된 전국 6대 광역시장들은 지난 1월 17일 대전시청에서 모임을 갖고 만 0~2세 영유아 보육료 국비 부담을 현재의 40~50%에서 80~90%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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