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이웃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다
[단독 인터뷰]이웃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다
  • 구혜린 기자
  • 승인 2016.12.05 1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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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구혜린 기자]




이웃을 사랑하는 뜨거운 마음으로 나눔을 실천하다

마음은 하나님께, 손길은 이웃에게


 


매년 12월이 다가오면 거리를 가득 메우는 소리가 있다. 구세군의 종소리다. 어린 아이의 고사리 손부터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주름진 손까지 각양각색의 손으로 자선냄비에 온정을 넣는 모습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훈훈해진다. 구세군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12월을 맞이하여 김필수 구세군 사령관을 만나 ‘이웃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소외된 이웃에게 사랑을 전달하는 구세군

 

 


구세군은 1865년 영국 감리교 목사 윌리엄 부스(William booth)가 창설한 개신교 교파다. 당시 영국 교회는 막강한 권력과 부유한 재정을 바탕으로 가난한 사람들과 근로자들을 배척하며 출입을 금하기도 했다. 이에 윌리엄 부스 모든 계층의 사람들에게 차별 없이,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교회를 만들고자 런던의 슬럼가에서 구세군을 창립했다. 초기의 구세군은 영적인 사역과 함께 어려운 이웃에게 음식을 나눠주고, 쉴 곳을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복지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이후 실직자들을 위한 일자리 문제에 뛰어들며 영국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구조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다. 특히, 1947년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SOC)에서 특별협의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획득하며 국제 NGO로 자리 잡았다.

한국 구세군은 1907년 윌리엄 부스가 40일간 일본 순회선교 중, 조선 유학생들이 조선에도 구세군을 세워 줄 것을 요청한 계기로 1908년 10월, 로버트 호가드(Robert Hoggard) 사관과 그의 부인 애니 존스((Annie Johns) 사관이 한국 땅을 밟으며 시작됐다. ‘복음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군대’라는 구세군의 정체성에 따라 한국 구세군은 개척 초기부터 빈민을 위한 사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1918년 빈민들의 긴급구호를 목적으로 ‘급식소’ 및 ‘장작배급소’를 시작했으며, 부모를 잃고 떠돌아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세운 구세군 후생학원(고아원)은 현재 서울, 군산, 대구, 대전 등에 운영되고 있다. 특히, 1920년대 후반 일제의 수탈로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자 한국 구세군은 이미 미국에서 실시하고 있었던 ‘자선냄비 모금운동’을 도입하며 빈민들을 도왔다. 이때부터 시작한 구세군 자선냄비는 매년 12월마다 실시되며 지금은 불우한 이웃을 돕는 모금의 대명사가 됐다. 구세군은 자선냄비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다양한 사회복지 사업을 펼치고 있다. 노인복지, 아동복지, 노숙인 자활, 에이즈 치료, 알코올 중독 치료, 다문화 가정 지원 등 사회복지 전 분야를 아우르며 전국 150여 개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4년 자선냄비 모금액이 100억 원을 돌파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자선기관으로 성장한 한국 구세군은 올해로 108주년을 맞이하며 ‘세상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웃과 함께’라는 타이틀 아래 사회 소외계층을 위해 다양한 지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한국 구세군이 전파하고자 하는 ‘이웃사랑’의 정신을 더욱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김필수 구세군 사령관을 만나봤다.

 

  

Q. 올해 6월 구세군 사령관으로 새롭게 취임되셨습니다. 취임 소감 부탁드립니다.

- 이전까지 구세군 사관학교(현 구세군 사관 대학원대)에서 교육과 목회에 힘쓰다가 구세군의 모든 사업을 책임지고 결정하는 자리에 오르다 보니 마음이 굉장히 무겁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저에게 해낼 수 있다는 용기를 주시고 올바른 답을 찾을 수 있는 지혜를 주셨습니다. 또한, 구세군 식구들을 비롯한 소중한 인연들의 지지와 도움이 있기에 두려움을 버리고 성실한 자세로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최선을 다해 감당하려고 합니다.


Q. 사령관님께서는 1985년 구세군 사관으로 임관해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교육과 목회에 전념하셨습니다. 사령관님께서 구세군에 첫 발을 내딘 계기는 무엇입니까?

 

- 중학교 때 우연히 친구를 따라 영등포 구세군 교회에 다녔습니다. 그 곳에서 신앙생활을 하다가 담임 사관님께 구세군 사관이 되라는 권유를 받고 이 땅에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고자 하는 목표를 가지고 구세군 사관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첫 발령지는 서울 봉천 영문이었습니다. 이후 안양 영문에서 8년 동안 목회 활동을 하다가, 구세군 사관학교로 다시 돌아와 교수와 부교장을 거쳐 지난 6월 사령관 자리에 올랐습니다. 담임 사관으로서 교인들과 함께 기도하며 기쁨과 슬픔을 나누는 일, 사관학교 교수로서 열정으로 가득 찬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저에게 큰 행복이었습니다.

 

Q. 지난해 자선냄비 모금액이 약 118억 원을 달성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올해 목표액과 달성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작년에는 많은 분들의 따뜻한 손길로 거리모금으로 약 40억 원이 모였으며, 기업모금은 약 60억 원, 기타모금 8억 원 등 약 118억이 모였습니다. 올해 목표액은 130억 원입니다. 특히 올해는 ‘찾아가는 자선냄비’ 캠페인을 실시해 서울지역 내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학원 등 아동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어린이가 직접 ‘꼬마 기부천사’가 되어 자선냄비 기부에 동참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거리에 디지털 부스를 설치해 기부하는 인증샷을 SNS에 바로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해 젊은 층과 소통에 앞장설 것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세대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기부문화를 만들어 주위에 어려운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Q. 자선냄비 모금액의 사용처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자선냄비 모금액은 보통 어디에 쓰이나요?

 

- 매년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선냄비 모금액은 구세군 본부에 사업제안서를 제출해 승인 받은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에 배부됩니다. 배부 이후 해당 단체에서 사용한 영수증을 받아 철저한 모니터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기업모금의 경우, 기부의 목적이 뚜렷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기업에서 먼저 기부의 의사와 목적을 밝히면 그들을 대신해 구세군이 대신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구세군 자선냄비 모금액의 사용내역은 매년 언론이나 구세군 자선냄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등 투명성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매년 자선냄비에 참여하시면서 많은 기부자들은 만나셨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이 있을까요?

 

- 지난 2011년부터 매년 명동에서 1억 원을 기부하는 분이 있었습니다. ‘신월동 주민’이라는 이름으로 ‘어려운 노인 분들에게 꼭 써달라’는 메모와 함께 거액이 든 봉투를 자선냄비에 넣은 후 홀연히 사라져 신분을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작년에 그 분의 신분을 파악하게 되어 찾아가 감사의 인사를 전달하고 기부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타일가게를 운영하는 평범한 소시민인 그 분은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셔서 효도를 못해드렸다는 죄책감에 이 땅에 모든 어머니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월동 주민’ 외에도 각자의 사연을 담아 자선냄비에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얼굴 없는 기부천사들이 많습니다. 갓난아이를 먼저 떠나보내며 백일반지를 보낸 어머니, 돌아가신 할머니를 생각하며 헌혈증을 기부한 대학생, 빈병과 폐지를 팔아 모은 돈을 기부한 어르신 등 가슴 찡한 사연들을 들으며 이 소중한 마음들이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수 있도록 봉사자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남은 재임기간동안 사령관님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 구세군은 현재 ‘빵’과 ‘복음’으로 대표되는 사회복지와 영혼구원 사업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순히 먹이고 재워주는 형태가 아닌 차별화되고 전문적인 사회복지가 필요한 때입니다. 앞으로 구세군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사회복지와 구세군만이 할 수 있는 복지 사업을 선택해 질 높은 복지 사업을 펼치려 합니다. 또한, 현재 구세군의 가장 큰 고민인 학생, 청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이 교회를 이탈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주일학교, 학생회, 청년회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며 젊은 세대들이 하나님을 향한 믿음 아래 이 땅에서 신명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기독교가 자기 정체성을 잃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이때, 구세군은 늘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이웃사랑’의 가치를 전달했다.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상하고, 찢기고, 고통 받는 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돌보는 것이 구세군의 사명이라고 밝힌 김필수 사령관은 앞으로 세상을 선하게 만드는 일에 발 벗고 나서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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