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에 대한 두려움 겪는 젊은 세대 증가, 콜포비아
통화에 대한 두려움 겪는 젊은 세대 증가, 콜포비아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6.12.05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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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통화에 대한 두려움 겪는 젊은 세대 증가

메시지 사용 증가로 이모티콘 산업도 급성장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전화기의 발명과 등장에는 진한 인간애가 숨어있다. 처음으로 전화를 발명한 벨의 어머니는 청각장애인이었다. 어머니와 비슷한 처지인 청각장애인의 대화의 문을 열어주고자 했던 벨은 보청기 연구에 매진하다 탄생한 것이 전화기다. 이후 전화는 인류의 대표적 소통 수단이 됐으나 최근 전화 통화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이를 기피하는 이들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들은 심지어 통화에 대한 두려움 현상까지 토로한다. 



통화의 어려움이 업무의 부담으로 이어져


서울에 거주중인 20대 직장인 여성 최 모씨는 낯선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가 두렵기만 하다. 특히 인터넷 쇼핑을 좋아하는 그의 집에는 하루가 멀다고 택배기사의 방문이 이어지지만 회사 생활로 부재중인 경우가 많다. 택배기사들은 최씨에게 배송 물건을 어디에 둘 것인지 묻고자 통화를 원했지만 그는 요지부동이다. 30초도 걸리지 않을 통화지만 문자로만 답을 건네 시간이 지체된 택배 기사들은 그에게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최씨는 여전히 통화보다 문자가 편하다. 낯선이와의 통화에 대한 두려움은 받는 것 뿐 아니라 본인이 전화는 걸게 되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회사 생활에서 그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리서치 업무를 담당하는 최씨는 본인이 할 이야기와 상대방의 답변에 대한 예상을 대본처럼 미리 작성해놓지만 전화기를 드는 순간부터 식은땀이 나며 두려움이 몰려온다. 최씨는 “지인들과의 통화는 아무렇지 않은데 모르는 사람과의 통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고쳐보고자 다양한 방법을 마련해도 쉽게 개선되지 않았고, 특히 회사 업무에서도 전화 통화가 주를 이루다 보니 콜포비아 현상은 업무 성과 저하로까지 이어져 심각하게 이직을 고민 중입니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일상에서 음성 통화를 이용하지 않거나 두려움을 겪는 '콜 포비아(Call Phobia)'족이 늘어나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은 어려서부터 스마트 폰에 익숙했던 10~20대가 상대방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화보다 모바일 메신저에 통해 나눠왔기에 이들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콜포비아는 회사 생활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입사한 신입사원 중에서도 ‘전화벨’에 두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 전문 사이트에서 국내 상반기 신입사원 325명을 대상으로 직장 생활 중 가장 두려운 순간을 조사한 결과 39%에 이르는 답변자가 전화 통화에서 가장 두려움을 느낀다고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직장인을 대상으로 전화 잘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학원까지 생겨났다. 또한 스피치 학원에서도 전화 기술을 가르치며 전화 매너 뿐 아니라 전화를 겁내지 않는 법까지 알려주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이 심화되는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모바일의 발달로 클릭 한번이면 원하는 물건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보니 과거와 달리 일상생활에서 통화를 하지 않아도 불편을 겪지 않아 콜포비아가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통화에 두려움을 느끼는 콜포비아족은 잠깐의 통화도 어려움을 토로하며 문자로 대신한다.


이모티콘 하나면 소통 가능


콜포비아족 뿐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바일 메신저는 필수다. 관련 산업의 발달은 뜻하지 않은 새로운 산업의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백마디 말보다 이모티콘 하나면 소통이 가능한 시대이다 보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은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모바일 메신저 등에서 사용되는 그림문자인 이모티콘 관련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다. 이모티콘은 감정(emotion)과 조각그림(icon)의 합성어로, 자신의 감정을 담은 작은 그림을 뜻한다. 요즘 이모티콘은 패션 같은 기능을 한다. 새로 나온 옷을 골라 사입듯 신상 이모티콘을 찾고, 자신의 개성을 잘 드러내 줄 만한 것을 사들인다. 이모티콘은 차가운 디지털 공간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고, 풍부한 감정 표현을 돕는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일종의 놀이, 가벼운 농담 기능을 하면서 '재미'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이모티콘를 팔아 1분에 1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스타가 있는가 하면 판매하는 상품이나 메뉴를 형상화한 이모티콘을 마케팅에 활용하는 기업도 있다. 채팅앱은 물론 이메일에서도 이모지 사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애플은 최근 선보인 맥북프로 신제품에 이모지를 직접 입력할 수 있는 키보드를 장착하기도 했다. 시장조사업체 e마케터는 전 세계적으로 하루 사용되는 이모티콘이 6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모바일 마케팅업체 앱보이는 미국의 이모티콘 사용 빈도가 올해 들어 월평균 20% 정도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인이 하루 평균 96개의 이모티콘을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보조적인 의사소통 도구였던 이모티콘이 마케팅 수단이자 수익원으로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에는 할리우드 스타 ‘킴 카다시안’의 역할이 컸다. 그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이모티콘 애플리케이션 ‘키모지(Kimoju)’는 출시하자마자 애플 앱스토어 엔터테인먼트 부문에서 다운로드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라인으로 양분화된 모바일 메신저 기업들이 이모티콘를 캐릭터 산업과 결합하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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