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대통령 ‘비선 실세’ 논란
대한민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대통령 ‘비선 실세’ 논란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12.05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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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대한민국을 충격과 분노에 빠뜨린 대통령 ‘비선 실세’ 논란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 명명백백한 진실규명 요구 목소리 커져

 


이른바 ‘비선 실세’라고 불리는 최순실 씨의 국정개입 농단 사건으로 현재 대한민국 전역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봉건시대에도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국민들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벌어진 사실에 허탈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와 박근혜 대통령은 그간 비선 실세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부인해왔지만 사실로 밝혀지며 대한민국의 최고 이슈로 떠올랐다.



대통령의 비선 실세 논란, A부터 Z까지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를 통해 지난 10월 25일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았다”며 비선 실세의 존재를 처음으로 시인하고 고개를 숙였다. 비선 실세에 대한 의혹 제기부터 결국 거짓으로 확인되고 있는 청와대와 박 대통령의 해명 등 지금까지 드러난 비선 실세 국정 개입 사건의 전모를 정리하고자 한다. 

 
비선 실세 의혹이 처음 수면위로 떠오른 시기는 지난 2014년 11월 한 신문사가 청와대 내부 문건을 입수한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문건은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 측근(정윤회)동향’이란 청와대 내부 문건으로, 이 문건에 등장하는 정윤회 씨는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자 박 대통령의 의원 시절 보좌관이다.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박관천 경정이 작성한(2014년 1월) 이 문건의 핵심 내용은 아무런 공식 직함이 없는 정윤회씨가 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른바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정호성, 안봉근)등 청와대 내외부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접촉하면서 국정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정치권은 비선 실세의 국정 개입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져간 이유 중 하나로 박근혜 정부의 거듭된 인사 실패를 꼽는다. 성추행 논란을 일으킨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부터 고액 수임료 수수 문제로 물러난 안대희 전 총리 후보, “일본 식민지배는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망언 파문에 이르기까지 ‘수첩 인사’, ‘밀봉 인사’로 대변되는 박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로 인해 대통령이 따로 상의하는 ‘비선 실세’가 있지 않냐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던 것이다. 

 
정윤회 국정 개입 의혹은 뜬소문이라고 대통령이 일축했지만 정윤회 씨가 국정에 개입했다는 구체적인 사례 및 박 대통령이 직접 관여했다는 보도(2014년 12월 3일 한겨레)는 계속 이어져왔다. 박 대통령이 정윤회씨 딸인 정유라와 연관된 승마 협회의 조사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의 국·과장을 ‘나쁜 사람’으로 찍어 직접 교체 지시를 했다는 내용이다.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2014년 12월 5일 조선일보) 통해 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해주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됐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청와대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는 농담까지 친정인 새누리당 지도부에 건넬 정도로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청와대 비선 실세 의혹은 지난 7월 언론 보도로 다시 불을 지폈다. 

 
지난 7월 26일 TV조선은 “미르재단이 설립 두 달 만에 대기업에서 5백억원 가까운 돈을 모았는데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모금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고, 이어 두 달 뒤에는 한겨레가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실세가 최순실씨라는 점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연이어 야당의 문제 제기도 이어지면서 비선 실세 의혹을 하나씩 밝혀지기 시작했다.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월 21일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를 통해 액세서리를 구매했고 헬스 트레이너도 추천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언급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부인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도 다음날인 9월 22일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미르와 K재단과 관련해 “비상시국에 난무하는 비방과 확인되지 않은 폭로성 발언들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고 혼란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삼성이 최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독일에 승마장을 구입했다는 특혜 의혹 보도가 경향신문으로부터 나오고 지난 10월에는 들어서는 최순실 씨의 친딸인 정유라 씨의 이대 입학과 학사 과정에서의 특혜 의혹이 연일 보도되면서 비선 실세 의혹이 급격히 확산되기 시작했다. 정씨 입학을 앞두고 없던 승마 특기전형이 생기고 서류 마감 뒤에 딴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입시 평가에 반영됐으며, 정씨를 위해 이대 측이 학칙까지 바꾸고 소급적용해 정씨가 제적을 피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최순실 씨가 독일 현지에 비덱이란 법인을 만들고, 비인기 종목 유망주 지원 사업이란 명목으로 80억 원을 추가로 국내 기업에 요구했다는 폭로까지 전해지면서 국민들은 분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이 같은 꼬리를 무는 의혹 제기에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20일 수석비서관회에서 최 씨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은 채 “누구든 재단과 관련해 자금 유용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며 의혹이 의혹을 낳고 불신이 커져 가는 상황에 마음이 무겁고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순실 씨를 둘러싸고 결국 연설문 수정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러한 계속되는 의혹 제기 속에 박 대통령은 지난 10월 24일 스스로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라며 회피해왔던 개헌 추진 카드를 꺼내들어 논란을 잠재우고자 했다 그러나 바로 당일 최순실 씨의 PC를 입수해 파일을 분석해보니 청와대 연설문을 사전에 받고 직접 고친 정황이 있다는 보도가 크게 터지면서 의혹이 사실로 번져갔다. JTBC는 ‘통일 대박론’을 깜짝 발표했던 드레스덴 선언 역시 최순실 씨가 사전에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월 25일 ‘최순실’ 이란 이름을 처음으로 거론하며 대국민 사과를 하기에 이른다. 그러나 “최순실 씨의 도움을 받았다.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준 인연이 있다”라는 내용의 사과문은 그간의 의혹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여론이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진정성 없는 녹화 방송 사과에 거짓 해명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최씨의 도움이 연설문 고치는 정도에 그쳤고 청와대 보좌진이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했지만, 최씨가 인사 개입 등 국정 전반에 관여한 정황과 새로운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시국선언과 긴급 체포된 최순실, 의혹은 현재진행형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0월 30일 이번 사건에 대한 후속조치로 이원종 비서실장, 우병우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김재원 정무수석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을 교체하는 청와대 개편인사를 단행했다. 비서실장과 수석 5명, 박 대통령과 18년 호흡을 맞춰온 3인방을 바꾸는 대규모 개편으로,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의혹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분노에 휩싸인 민심은 더욱 타오르는 모습이다.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분노해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확산되며 노동계, 종교계는 물론이고 일반시민들까지 빠르게 가세했다. 세월호유가족과 시민활동가의 모임인 ‘4·16연대’는 지난 11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초유의 국가비상사태는 ‘박근혜 게이트’라며, 세월호 진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마다 왜 위법·위헌적 진상규명 은폐 시도가 국가 차원으로 감행됐는지 비로소 알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정농단 책임자 처벌,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을 주장하는 역사학계 50여 단체와 학회도 시국선언을 이어갔다. 진실 규명과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이다. 또한 2030 청년들의 모임 ‘청년하다’는 지난달 말까지 총 76개 대학이 시국선언 참가 명단에 올라 조만간 100곳을 돌파할 것으로 자체 판단했다. 앞서 건국대, 경희대, 동덕여대, 부산대, 한양대 학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진 이화여대에서는 지난 10월 26일 시국선언이 시작됐다. 시국선언에 참여한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하지 않은 몇 마디 사과와 주요 인사를 사퇴시키는 꼬리 자르기로는 이 사태를 수습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꼭두각시 대통령은 비선 실세 논란에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등 12개 언론단체들도 이에 동참해 전날 ‘언론단체 비상시국 기자회견문’을 전하며 “박근혜 대통령이 사퇴할 때까지 시민사회, 국민과 함께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시민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도 가세했으며 한국청소년연대, 민중총궐기 투쟁본부에서도 시국선언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정부의 비선 실세 의혹을 받아온 최순실 씨는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귀국한 뒤 검찰에 긴급 체포됐다. 긴급체포될 때 적용된 혐의는 우선 업무상 횡령과 배임이다. 최 씨가 국정 전반에 걸쳐 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업에 압력을 행사해 기금을 모금한 만큼 검찰 조사 과정에서 혐의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최 씨에 대한 검찰 수사 방향은 크게 3가지로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과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 최 씨 개인 비리 등이다. 검찰은 이 중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과 최 씨 개인 비리 부분에 대해선 수사에 속도를 낼 방침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연루된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은 시간을 두고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최순실 씨에 대한 조사를 통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배경 및 자금 유용과 관련,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재단은 하루 만에 설립 허가를 받는 등 만들어질 때부터 정부의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최 씨는 대기업들로부터 800억 원대 자금을 모았는데 이 과정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함께 기업에 대가를 약속했다면 제3자뇌물수수(공범) 혐의가 적용된다. 최 씨는 두 재단의 자금을 본인이 만든 비덱스포츠와 더블루K 등으로 빼돌리려 한 혐의(횡령)도 받고 있다. 

 
두 재단 의혹 수사에 더해 최 씨는 독일에 14개의 법인을 세운 후 호텔과 말 등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져 외화 밀반출 부분에 대한 수사도 받을 예정이다. 일각에선 비덱스포츠가 최 씨의 자금세탁 통로라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비덱스포츠를 중심으로 한 의혹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날 경우 최 씨는 탈세 및 외국환 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게 된다. 

 
검찰은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 유출 의혹과 관련해선 그가 사용한 것으로 알려진 태블릿PC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부터 진행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0월 25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연설문과 관련해 최 씨의 도움을 받았다고 인정했지만, 검찰은 현직 대통령이 연루된 만큼 최 씨와 청와대 관계자들을 추가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청와대 문건 유출과 관련해선 최 씨에게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은 매번 최저치를 경신하며 10월 마지막주 현재 박근혜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은 전주 대비 2.9%p 하락한 25.8%를 기록해 바로미터 조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관련 전문가들은 “각종 의혹에 휩싸인 박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그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성역 없는 엄정한 수사를 통해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이 모든 해법의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순실 비선 실세 국정농단’ 사건이 어떠한 마침표를 찍을지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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