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공동대표, 우리말 지킴이로 대중과 소통
[단독 인터뷰]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공동대표, 우리말 지킴이로 대중과 소통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6.12.05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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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Power Interview]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공동대표

 
 

우리말 지킴이로 대중과 소통

역사와 한글을 접목한 방송 진행 꿈꿔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


최근 무분별한 외래어와 외계어 사용의 자성과 한글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한 필요성이 각지에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도심의 대다수 간판은 외래어의 몫이 됐으며 한글 간판은 네잎클로버 찾기만큼 어려운 상황이다. 일상생활과 SNS에서도 한글 파괴 현상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행정기관 역시 올바른 한글 사용과는 거리가 멀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앙부처 보도 자료를 분석한 결과 50% 이상의 자료에서 잘못된 한글 사용이 드러났으며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높아졌다. 이처럼 한글의 입지가 확연히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디지털문화 시대와 글로벌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한글만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내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한글의 우수성은 과학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또한 한글은 우리나라와 북한, 그리고 해외동포 등 약 8천여만 명이 사용하는 세계 13위권의 주요 문자다. 국제무대에서 10대 실용언어로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구상에 자기 문자를 갖고 있는 민족은 20개에 불과할 만큼 한글은 우리의 자랑이다. 이 같은 한글을 더욱더 빛내고 가치 있게 사용하기 위해 정부에서도 지난 2014년 한글날을 법정공휴일로 재지정했지만 현실을 반영하고 한글의 우수성과 자긍심을 높일 있는 방안 마련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재환이 전하는 우리말 이야기

1979년 처음 방송과 인연을 맺고 오랜 시간 미디어를 통해 대중에게 건강한 웃음을 제공해왔던 한글문화연대 정재환 공동대표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 들어가 박사학위까지 따냈다. 원조 꽃미남 개그맨이자 방송인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던 그는 이때부터 공부하는 방송인으로도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그런 그가 우리말의 우수성을 알리고 교육하는 한글 알리미가 되었다. 이제는 방송인 타이틀보다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이자 한국어 학교 교장이라는 타이틀이 더욱 어울리는 정재환 대표를 만나 그가 전하는 우리말 이야기를 이슈메이커가 함께 해보았다.

   

Q. 여전히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지만 방송인으로서 대표님의 모습을 자주 접하지 못한 시청자들은 대표님의 근황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 예전처럼 방송 출연을 활발히 하지 않아서인지 길에서 우연히 만나는 분들도 요즘 어떻게 지내냐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방송 활동은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이전보다 더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경기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며 한글문화연대 한국어 학교 교장직도 맡고 있습니다. 방송 활동은 YTN ‘재미있는 낱말풀이’와 대구 KBS 라디오‘시사 라이브 7’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내년 봄 출간을 목표로 저술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일본 답사도 자주 다녀옵니다. 이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산재해 있는 역사적 문제들, 특히 근현대사를 초점으로 이야기를 전달하고자합니다. 역사를 바르게 아는 것이 중요함으로 이 책을 통해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양국의 역사로 바로잡고자 합니다.  

 

Q. 대중의 기억 속에 원조 꽃미남 개그맨 겸 방송인으로 남아있습니다. 현재도 꽃중년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특별한 관리법이라도 있으신지요.


- 과분하게도 예전부터 외모에 대한 칭찬을 많이 받았고 남다른 비법이 있냐는 이야기도 자주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할 비법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도 특별한 관리를 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을 자주 만나 좋은 활동을 이어가다보니 이러한 부분이 얼굴에서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Q. 방송 활동 시절 대중에서 건강한 웃음을 제공하며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대표님께서 방송과 인연을 맺은 계기는 무엇이며,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은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 1979년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를 통해 방송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 유성찬이라는 친구와 ‘동시상영’이라는 개그듀엣으로 방송에 데뷔했고 1983년에는 MBC 특채 개그맨이 됐습니다.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으로는 제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키고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청춘행진곡’, 진행자로서 능력을 인정받았던 ‘퍼즐특급’ 등도 기억에 남지만 ‘토요일 7시 웃으면 좋아요’라는 프로그램 속 콩트인 ‘꿈의 대화’가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회사원이 퇴근길에 소주잔을 기울이며 삶의 애환을 풀어놓는 내용인데 당시 사회상을 반영하는 메시지도 담고 있으며 개그맨으로서 제 마지막 방송이었기에 여전히 애착이 큽니다.

 

Q. 과거와는 달리 개그 프로그램이 점차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참된 웃음이란 무엇입니까?


- 방송활동 시절 코미디와 연기 공부 심도 있게 하는 과정에서 찰리채플린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비애를 포함하지 않은 코미디는 진정한 코미디가 아니다’였습니다. 웃으면 행복하고 그렇기에 웃음은 인간에게 꼭 필요합니다. 그럼에도 코미디는 삶에 애환과 페이소스을 품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진정으로 사람들의 가슴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최근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사회 풍자를 찾기가 힘든데 이는 코미디언들이 반성해야할 부분입니다. 직접적인 비판이 힘들 때 웃음을 통한 사회 풍자 및 비판은 개그맨들이 가져야할 시대적 소명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Q. 활발한 방송활동 중 홀연히 만학도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이후 석사와 박사를 연이어 취득하며 공부하는 방송인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렇듯 화려한 방송인의 삶을 잠시 멀리하고 늦은 나이에 공부에 매진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 소위 잘나가는 방송인이 방송을 줄이고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은 많은 이에게 궁금증을 자아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방송 활동 중에도 공부 자체에 뜻이 있었습니다. 자기계발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늦은 나이지만 공부를 이어간다면 조금 더 훌륭한 진행자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됐습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제가 쌓아왔던 경험과 지식을 잘 버무려 역사와 한글이라는 콘텐츠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중과 긍정적 소통을 이루는 것이 저의 목표이자 꿈입니다.

 

Q. 지금은 자타공인 한글 알리미로 좋은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한글 전파의 뜻을 두셨던 이유가 궁금합니다.


- 방송활동 중에도 한글 운동에 앞장서고 우리말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주제넘지만 책도 썼습니다. 그렇기에 전공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국문학과로 진학할 것인지 사학과로 진학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모든 분야에는 역사가 있기에 국어의 역사를 공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전까지 관련 분야가 어려운 길이었기에 공부한 분도 적어 제가 연구할 수 있는 길이 있었습니다. 특히 제가 논문을 쓸 당시에도 자료가 부족하다 보니 일본 학자들의 연구 성과에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히려 일본 학자들이 우리말에 관심이 많았었습니다. 이를 참고하고 도움 받으며 제 나름대로의 알려지지 않았던 자료를 찾아가며 연구해서 논문을 작성했습니다. 

 

Q. 현재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로 재직 중입니다. 이곳에서의 활동이 낯선 독자들에게 한글문화연대란 어떤 곳이며, 이곳에서 이뤄온 성과들과 최근의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1997년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어 공용화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적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세계적으로 영어를 많이들 사용하고 경제적 실리가 있다고 해도 우리말을 바꾸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특히 언어는 한 민족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정신이 녹아있으며 이는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인데 이를 어떻게 버릴 수 있냐는 취재에서 당시 한글문화연대가 만들어지게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기본적으로 한글의 우수성과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있으며 한글날 공휴일 선정에도 많은 힘을 보탰습니다. 청소년기 학생들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우리말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대학생 기자단’과 ‘우리말 가꾸미’ 활동도 진행 중입니다. 특히 제가 교장으로 있는 한국어 학교도 한글문화연대 산하기관으로 다문화가정의 이주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글에 대한 역사를 공부시키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문화를 만들고자 합니다.

 

Q. 대표님이 생각하는 우리말의 장점은 무엇이며, 대표님과 한글문화연대가 지향하는 한글 전파와 교육의 방향성은 무엇입니까?


- 한글을 그 어떤 언어보다 과학적이고 편리하며 훌륭한 언어입니다. 다른 지역에서 한글을 사용하고 싶다고 하면 반가운 이야기고 이런 경우가 생긴다면 우리가 최선을 다해 해당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저는 한글의 무한한 전파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제국주의 시대에도 식민지 경영에서 가장 먼저 언어를 주입 시켰으며 이는 인류의 역사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따라서 외국 사람들이 한글을 배우고 싶다면 어떻게 도움을 주고 협력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열심히 가르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언어도 하나의 생명체처럼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발전한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최근 우리말 파괴 현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궁금합니다.


- 언어도 변화를 겪습니다. 그럼에도 언어가 자연적으로 소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언어에 반영된다고 봅니다. 따라서 언어를 지키기 위해서는 올바른 언어 정책과 운동이 필요하고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최근 우리말 정책에서 우려되는 부분은 기본이 흔들린다는 겁니다. 기본이 흔들리면 나머지도 흔들리게 됩니다. 올바른 언어 사용과 맞춤법이 조금은 힘들고 불편할지라도 서로가 편리하게 사용하고자 함이니 기본이 흔들리는 부분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인생에서 뜻을 두고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며, 향후 인생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 공부는 죽을 때까지 계속 해야 한다고 공자가 말한바 있습니다. 인류의 스승인 공자 자신 역시도 74살의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공부를 게을리 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저 역시도 이와 같은 공자의 가르침에 100분의 1만이라도 닮고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지금도 대단한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를 지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가끔 저에게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묻곤 합니다. 20대에는 방송에 데뷔하고 스타가 되겠다는 가시적인 목표가 있었는데 지금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대답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현재 대학 강단에서 강의를 하고 있으니 제자들이 사회에 나와서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데 힘이 되는 인재가 됐으면 합니다. 한글 운동도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면 2% 부족한 삶이 됩니다. 그렇기에 내가 앞으로 하는 일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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