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 잘되는 꼴 못 보는 ‘취시오패스’
다른 사람 잘되는 꼴 못 보는 ‘취시오패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11.07 2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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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다른 사람 잘되는 꼴 못 보는 ‘취시오패스’

평범한 취업 준비생, 취시오패스로 돌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취업난에 허덕이는 대한민국 청년들.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해도 쥐구멍만 한 취업 관문 앞에서 좌절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주변에서 누군가의 취직 소식이 들려오면 더욱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최근 취업 준비생을 두 번 죽이는 이들이 등장했다. 다른 사람의 취직을 방해하는 ‘취시오패스’가 그 장본인이다.

 
 
 

취시오패스 = 취업+소시오패스  

최근, 모 기업에 입사한 B씨. 1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거친 그는 취업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취업 준비생 커뮤니티에 조언을 구했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인신공격은 물론이고, 모 기업의 기업문화가 썩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B 씨는 고민 끝에 모 기업에 입사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지금, 그는 자신의 입사 선택을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자신이 원했던 직장을 구했기 때문이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처럼 타인의 취업을 시기하는 취시오패스. 여기서 취시오패스란 ‘취업’과 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일컫는 ‘소시오패스’를 합친 단어로, 다른 지원자들의 글에 악성 댓글을 달아 취업 준비을 방해하거나 일부러 잘못된 취업 관련 정보를 퍼트리는 이들을 뜻한다. 즉, 모 기업에 취업한 B씨가 당했던 인심공격과 잘못된 기업 정보가 모두 취시오패스 소행인 것이다.
 

  취업난으로 청년실업이 증가함에 따라 취시오패스 역시 증가했고, 다른 취업 준비생들의 취업을 방해하는 방법도 가벼운 훈수부터 심각한 인심공격까지 매우 다양해지는 추세다. 또한, 직접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취업을 방해하는 취시오패스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과도한 자기 자랑을 늘어놓는 지능적인 취시오패스도 있다. 소위 ‘잘난 체’ 하는 이들은 자신의 과도한 자기자랑을 통해 취업 준비생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취업 준비생인 박 모양은 “같은 취업 준비생으로써 취시오패스의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취업 준비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이들의 행동이 용서할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취업 준비생인 양 모군은 “저 같은 경우 타인의 부모님을 험담하는 취시오패스도 봤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취시오패스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취업 준비생뿐만 아니라 기업에도 큰 타격

취시오패스로 취업 준비생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신입생을 뽑는 기업 역시 덩달아 피해를 입었다. 자신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기업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를 퍼트리는 것은 물론이고, 같이 지원한 지원자에 대해 안 좋은 이야기를 퍼트려 신입 채용에 큰 혼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들에게 취시오패스의 잘못된 행동은 직격탄이라고 할 수 있다. 늘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경우 취시오패스의 농간 한 번에 신입 채용에 들어간 시간과 비용을 모두 잃을 수도 때문이다.
 

  이 같은 취시오패스의 행포를 막고자 기업 인사팀이 직접 나서기도 했다. 한 대기업 인사팀장은 “경쟁자를 줄이려고 회사에 대해 안 좋은 소문을 올리는 취시오패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며 “지원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공식 채용 사이트에서 1대1 질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가 만들어낸 취시오패스

다같은 취업 준비생이었던 이들이 취시오패스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여러 사회적 요인이 취시오패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취업난이 장기화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고 전했다. 즉,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소외감, 타인에 대한 선망과 부러움 등이 한 데 엉켜 탄생하게 된 것이 바로 취시오패스인 것이다. 때문에 취업난이 계속될수록 취시오패스는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결국, 실질적인 취업 대책과 더불어 경쟁을 조장하는 사회에서 벗어나야지만 이들의 증가를 막을 수 있는 셈이다. 
 

  모 대학교 인문대학 교수는 “국내 증가하는 취업난도 문제지만, 어떤 분야를 전공했는지에 따라 취업률이 다른 점 역시 문제입니다. 인문·예체능계열 전공 학생이 이공계열 전공 학생보다 취업률이 낮습니다.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취업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대한민국 청년 모두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취직문제’. 청년실업의 장기화는 취시오패스를 등장하게 한 원인이 됐고, 현재 취업 시장에서 활개 치는 취시오패스로 인해 취업 준비생과 기업 모두가 피해는 보는 상황이다. 평범한 취업 준비생이었던 이들이 취시오패스로 돌변하게 된 배경에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는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들의 잘못을 덮기 어려울 것이다. 결국, 청년 취업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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