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 슈퍼마리오 게임으로 닌텐도 신화를 건설하다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 슈퍼마리오 게임으로 닌텐도 신화를 건설하다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11.01 2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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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슈퍼마리오’ 게임으로 닌텐도 신화를 건설하다 

재미에 집중해 대중게임의 기본 문법을 제시한 게임 개발자 



 

▲ⓒNintendo

 

 


지난 1985년 등장한 ‘슈퍼마리오’ 시리즈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게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모두가 사랑하는’ 게임이다. 벌써 30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게임의 주인공인 ‘마리오’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게임의 신’이라 불리는 닌텐도의 전무이사인 미야모토 시게루는 ‘슈퍼마리오’의 성공 이후에도 여전히 현역 게임 개발자로 활동하며 게임개발자들의 우상이 되고 있다.




슈퍼마리오 시리즈로 게임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다


벌써 올해로 만 63세가 된 미야모토 시게루는 1977년 일본 닌텐도에 입사한 이후 닌텐도의 상징적인 존재가 됐다. 미야모토는 글로벌 게임산업의 거대한 축을 이룬 닌텐도의 화려한 역사와 함께 호흡해오고 있다. 그는 ‘슈퍼마리오’ 시리즈를 비롯해 ‘동키콩’, ‘젤다의 전설’, ‘피크민’ 등 수많은 작품을 개발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게임업계는 전세계 게임사에서 대중화된 게임의 개념이 생긴 것을 슈퍼마리오의 등장 이후부터로 정의하고 있다. 더 나아가 ‘동키콩’과 ‘슈퍼마리오’, ‘젤다의 전설’ 시리즈를 만들어 내고 ‘닌텐도 신화’를 작성한 미야모토 시게루로부터 대중화 게임이 시작됐다고 게임 평론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놀라운 창의력과 아이디어로 게임을 새롭게 발견하고, 게임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인물로 통한다. 그는 게임을 산업으로 당당하게 인정받게 했고, 게임을 예술의 영역으로 승화시킨 게임의 상징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게임의 신’이라는 수식어가 언제나 따라붙는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게임을 만들었지만 사실 그것은 세상을 창조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라고 말한 ‘스타크래프트’의 기획자인 빌 로퍼의 설명이 꾸준히 회자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야모토 시게루의 손에서 탄생한 ‘슈퍼마리오’는 이처럼 세계 게임사에서 대중적 게임의 기준이 된 게임이다. ‘슈퍼마리오’는 캐릭터가 점프하는 즐거움을 제대로 구현해낸 게임으로서  미야모토 시게루가 게임 속에서 직접 움직여보고 싶은 캐릭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그 순간 게임사의 새 페이지가 쓰여지게 됐다. 미야모토는 게임 속에서 마리오가 점프할 때 플레이어도 같이 느낄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 즉 점프하는 즐거움을 구현해내면 틀림없이 성공이 보장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고, 이 믿음은 성공으로 이어졌다.

 
특히 미야모토는 ‘슈퍼마리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검은 색 일색이었던 게임 배경에 파란 하늘을 넣었고, 이동하면서 배경이 바뀔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세계 최초의 횡스크롤 액션 게임인 ‘슈퍼마리오’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네 가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고 점프로 이루어진 이 게임은, 간단해 보이지만 질리지 않고 여러 번 할 수 있는 재미를 최정상으로 끌어올리는 결정판이었다. 게임 평론가들은 게임에서의 배경음악의 사용도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대학 시절 밴드에 가입해 기타를 쳐면서 열정적인 생활을 보냈던 미야모토 시게루는 비디오 게임도 시각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듣는 재미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콘도 코지라는 전문 작곡가에게 배경음악을 맡겼다. 마리오 형제가 점프를 할 때마다 나오는 소리와 경쾌한 배경음악은 전세계 게이머의 귀를 사로잡았다. 급기야 닌텐도는 슈퍼마리오의 배경음악을 음반으로까지 판매하였다. 슈퍼마리오의 배경음악은 도쿄 음악단이 연주하고, 자메이카의 레게 가수 샤인 헤드가 랩으로 부를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닌텐도의 살아있는 역사이자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  


마리오는 미야모토의 손에서 ‘슈퍼마리오’ 시리즈 보다 먼저 탄생했다. 미야모토 시게루가 만든 게임인 동키콩에서 처음 등장한 마리오는 당시 미국 진출 기회를 노리던 닌텐도가 미국인에게 친숙한 뽀빠이 캐릭터 판권을 사려 했으나 실패하자 미야모토 시게루가 대신 직접 캐릭터를 디자인하기로 결정하면서 탄생했다. 미야모토는 뽀빠이 대신 ‘마리오’를, 올리브 대신 ‘레디’를, 브루투스 대신 ‘동키콩’의 그림을 그리고, ‘동키콩이 나무통을 던진다‘, ’마리오가 점프를 해서 그 그 나무통을 피한다‘는 새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여기서 성난 고릴라가 던지는 장애물을 피해 악전고투하는 무명의 주인공이 바로 마리오였던 것이다.

 
마리오를 마리오라고 부르게 된 이야기도 전해진다. 처음에는 어느 누구도 게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캐릭터가 될 이 주인공에게 이름을 지어줄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실제 유럽판에서는 ‘점프맨’이란 이름을 사용했다. 그러다 당시 닌텐도 미국 지사장이 주인공 캐릭터 이름을 지어야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점프맨이 마리오가 됐다고 전해지고 있다. 닌텐도는 마리오 캐릭터의 모델이 실존인물의 이름을 따왔다고 전하고 있다. 닌텐도 미국 지사가 있던 빌딩의 이탈리아계 주인의 이름이 마리오 시갈(Mario Segale)이었는데, 어느날 마리오가 임대료를 받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왔을 때 직원들이 동키콩을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무실로 들어온 통통한 체형의 마리오를 본 직원들은 망설임 없이 캐릭터에 마리오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고, 미야모토 시게루도 잘 어울린다고 동의했다. 닌텐도의 마스코트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1977년 가나자와 미술공예대학을 졸업한 미야모토는 어릴 때부터 완구에 흥미를 느끼고 있었기에 당시 완구회사인 닌텐도에 관심을 가졌다. 공업디자이너로서 닌텐도에 입사하게 된 그는, 우연한 기회에 게임을 개발할 기회를 맞게 됐다. 닌텐도에서 미야모토가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게임 디자인, 캐릭터 디자인, 도트찍기 등 대부분을 혼자서 담당한 이 게임은 대성공을 거두고 오히려 기판이 모자랄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됐다. 게임의 메인 캐릭터는 닌텐도의 마스코트 캐릭터가 되었기 때문에 당시 인기를 짐작할만하다. 그 후 미야모토는 닌텐도의 중심적 개발자가 되어, 신설된 정보개발부 4팀의 팀장에 취임하게 됐는데, 지금도 그 부서는 닌텐도의 게임 개발에서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오는 미키마우스보다 더 유명한 캐릭터로 등극하면서 전세계에 마니아들을 양산해 냈다. ‘슈퍼마리오’는 지난 1985년 첫 발매된 이후 무려 1,000만장이 넘게 판매되었다. 전체 시리즈는 휴대용과 가정용 합계 2억 6,000만개가 넘게 팔리며 컴퓨터 역사상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기네스북에 등재됐다. 마리오는 레이싱, RPG, 퍼즐, 스포츠, 격투 등 닌텐도에서 개발하는 200여 종의 게임에 주연 또는 조연으로 등장했다. 캐릭터 상품의 판매만도 10조 원 대를 기록했고, 영화로도 제작되어 게임 캐릭터 최초로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되었을 정도로 사회적 현상을 불러일으키는 등 대히트를 거두었다.

 
완구를 만드는 회사로 출발한 닌텐도는 ‘슈퍼마리오’를 앞세워 장난감과 트럼프에 이어 1980년대 가정용 게임기인 패미콤을 통한 ‘슈퍼마리오’로 비디오 게임업계를 평정했다. 닌텐도 신화는 이후로도 꾸준히 이어졌는데, 2004년 휴대폰 게임기인 닌텐도DS 시리즈와 동작인식 게임기 Wii로 전세계 게임업계를 쥐락펴락했다.

  개발한 게임들이 연이어 성공을 거두게 되자 미야모토는 1998년 AIAS 전당(AIAS Hall of Fame, 미국의 게임업계 공로자에게 주어지는 상)에 처음으로 올랐다. 그리고 2005년 3월에는 할리우드 명성의 길을 따라 샌프란시스코 메트레온 센터에 만들어진 “게임의 길(Walk of Game)”에서 처음으로 별(star)을 받는 성과를 거뒀다.

 

‘재미’있는 게임으로 전 세계 가정에 문화를 보급하다 


슈퍼마리오의 성공 이후 미야모토의 손에서 또 다시 탄생하게 된 ‘젤다의 전설’은 게임이라기보다 '예술작품'으로 불리는 걸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게임은 동화 같은 스토리, 모험, 그리고 액션이라는 요소를 한데 묶어보자는 미야모토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는데, 게임으로 즐길 수 있는 가장 흥미진진한 요소를 한 번에 담아내려는 미야모토 시게루의 감각이 담겨 있다. 

 
1986년, 액션 어드벤처 장르의 귀감이 되는 ‘젤다의 전설’이 탄생하면서 미야모토는 새로운 게임 신화를 이어나갔다. ‘젤다의 전설’의 메인 캐릭터는 ‘마리오’ 대신 뾰족한 귀에 초록색 재킷과 고깔모자, 그리고 가죽 부츠를 신은 아담한 외형이다. 마치 피터팬을 연상시키는 듯한 이 캐릭터는 검과 방패를 손에 쥐고 있는데, 소년 용사의 전형적인 모습을 자아내는데, 이 캐릭터가 바로 ‘젤다의 전설’을 진정한 을 전설로 이끈 주인공인 ‘링크’다.

 
미야모토는 ‘링크’를 완성된 이후 세부적인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힘을 쏟았다. 우선 필드를 넓게 구현하고 여러 던전을 만든 뒤, 이를 뛰어다니게 함으로써 모험의 기반을 쌓았다. 던전을 지키는 몬스터를 배치해 액션을 구현했고, 여기에 스토리와 퍼즐 개념도 도입했다. 스토리는 다시 '퀘스트' 개념을 통해 플레이의 목적의식과 연결시켰고, 퍼즐은 부메랑이나 플룻 등 각종 아이템을 활용해 푸는 재미로 방향을 잡았다. 기존 ‘슈퍼마리오’ 시리즈 와는 달리 더 많은 플레이 시간을 요구하는 만큼, 게임업계 최초로 ‘저장’이라는 개념까지 확립했다. 복잡해 보이지만, 이 게임은 패미컴 패드의 십자키와 A, B 두 버튼만으로 모든 조작이 가능했다.

 
게임업계는 ‘슈퍼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이 두 게임이 가진 의미는 매우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슈퍼마리오 브라더스’는 횡스크롤 액션으로, ‘젤다의 전설’은 액션 어드벤처로 당시 수많은 게임 개발자에게 '게임 문법'에 대한 매우 큰 영감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상업성과 작품성 모두 잡아낸 것도 진귀한 기록이다. 두 게임은 앞서 언급했듯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기록했음은 물론, 각종 게임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았다. 특히 닌텐도64용으로 출시된 ‘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는 일본의 권위 있는 게임잡지 ‘패미통’으로부터 역사상 최초 만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상징성에 있다. 두 게임의 어마어마한 성공으로 닌텐도는 글로벌 게임사로 자리매김했으며, ‘슈퍼마리오’와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닌텐도의 상징적인 마스코트가 됐다. 전 세계 가정에는 '게임'으로 웃을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고, 이로 인해 483억 달러 규모(글로벌, 2011년 기준)의 비디오게임 시장이 형성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인생에 헛된 것은 없다. 모든 경험은 하나의 양식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즐겁지 않으면, 그 게임을 하는 사람도 즐거울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이처럼 미야모토 시게루 게임의 핵심은 바로 ‘재미’에 있다. 게임기를 샀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슈퍼마리오’를 하고 싶어서 게임기를 사게 만드는 힘이 미야모토에게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시절 그렇게 많이 즐겼던 ‘슈퍼마리오’ 가 30년이 넘게 지난 지금 플레이해도 여전히 즐거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지금도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면서 후배 개발자들에게 그의 철학을 전파하는 것도 잊지 않고 있다. ‘게임의 신’ 미야모토 시게루가 새로운 ‘닌텐도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주목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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