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11.0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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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 20대 국회 첫 국정감사

매년 등장했던 국감스타 부재, 무엇을 위한 국감이었나?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4일까지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진행됐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사드배치, 경주지진, 조선·해운 구조조정, 총파업, 물류대란 등 현안을 어떻게 풀지에 대해 대중의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20대 국정감사의 첫 단추는 역대 최악으로 평가되며 대중에게 큰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불안했던 국정감사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야당이 김재수 농림부 장관의 해임 요구서를 채택하자 새누리당은 국회 전 일정을 보이콧했다. 국정감사(이하 국감)는 일주일간 무력해질 수밖에 없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는 단식까지 거행했다. 국정감사NGO모니터단에 의하면, 국감 1주차에만 98개 피감기관에 대한 감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137개 피감기관은 야당 중심의 반쪽 국감으로 치러졌다. 결국, 국회 정무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원회는 당초 예정된 날짜보다 일정을 늘려 국감을 진행하기로 했다.
 

20대 국회가 거대 야당 구조로 펼쳐지면서 이번 국감에서 야당의 역할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야당은 다가오는 대선을 의식한 듯 청와대 공세에만 집중했다. 야당은 미르·K스포츠재단 등 권력형 비리에만 골몰했고, 민생, 정책 이슈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특히 야당은 권력형비리의 핵심인물로 최순실 씨와 차은택 감독 등을 지목하며 증인 채택을 시도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에 막혀 줄줄이 무산됐다. 
 

이번 국감이 ‘개그’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있다. 국감을 진행하면서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국회의원이 있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과 한선교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은재 의원은 지난 10월 6일, 국감에서 조희언 서울시 교육감에게 “MS사의 마이크로오피스 프로그램을 왜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구매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조 교육감은 “그럼 MS 프로그램을 MS 말고 어디서 사란 말이냐”라고 답했다. 이 말은 가수 김흥국과 방송인 조세호의 유행어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와 패러디 돼 대중의 비웃음을 샀다. 일부 네티즌은 “개그 프로그램보다 국감이 웃기다”고 말할 정도였다. 이 의원은 뒤늦게 기자회견을 열고 “마치 제가 MS와 한컴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 같은데 사실 저는 미국에서 83년부터 컴퓨터를 쓰기 시작했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대중의 비웃음을 산 뒤였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은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10월 13일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에게 “왜 웃느냐. 내가 그렇게 좋아?”라는 발언했다. 유은혜 의원은 현장에서 바로 불쾌감을 표현했고, 한선교 의원은 “(유 의원의) 대학 선배로서 좋아하느냐 물어본 것이다. 다르게 느꼈다면 유감”이라고 사과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여성의원들은 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하고 나서면서 문제는 더욱 불거졌다. 

 

허위 의혹제기와 위증, 국감에 상처를 남기다

국감에서 제기된 허위 의혹 제기도 이번 국감이 역대 최악의 국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일조했다. 지난 9월 29일, 더불어민주당의 어기구 의원은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청, 특허청 국감을 앞두고 “최동규 특허청장의 아들이 LIG 넥스원에 특채됐다”며 취업 청탁 의혹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 주장은 채 5시간도 지나지 않아 정정됐다. 최 청장의 아들과 동명이인을 두고 착각했던 것이다. 어 의원 측은 “특허청장 자녀 대기업 취업청탁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과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위증’과 관련해 논란이 됐다. 새누리당은 10월 14일, 국정감사에서 박 서울시장이 소방·치안 당국의 시위 현장 급수 문제와 관련해 허위 증언을 했다면서 ‘위증’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 국토교통위 간사인 이우현 의원은 “국감에서 소방과 경찰이 시위에서 급수 사용을 다 사전 협의했는데도 박 시장은 ‘불법으로 사전 협의도 없이 했다’고 허위로 국감에서 진술했다”고 고발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도 서울 광화문과 서울시청은 많은 외국 관광객이 오는 자리인데, 부끄러울 정도로 시위 현장이 돼 버렸다”면서 “수도의 명소를 그렇게 만든 시장은 각성해야 하고 탄핵은 박 시장이 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 시민단체인 바른사회시민회의가 국감 자료 및 해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피감기관에서 사리와 다르거나 과장된 자료가 배포됐다고 반박자료를 내고 지적한 경우가 70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번 국감에서는 ‘국감 스타’가 부재했다. 해마다 탄탄한 자료와 날카로운 질의로 정부 행태를 지적한 국감스타가 눈에 띠었지만, 올해는 전무했다. 국민의 기대를 안고 20대 국회가 시작됐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지금까지 법안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사상 최악의 식물국회’라 불렸던 19대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대 국회에 대해 국민의 기대감이 크다. 이번 국감의 첫 단추는 잘못 끼워졌지만, 이를 계기로 국회가 국민의 기대에 호응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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