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그를 재조명하다
정봉주, 그를 재조명하다
  • 심가현 기자
  • 승인 2012.03.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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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꼼수, BBK사건, 비키니 시위 등 논란 지속돼
[이슈메이커=심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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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수감]

 

[이슈메이커] 대한민국 정치인으로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BBK의혹에 대해 진상규명을 하다가 명예훼손 등으로 결국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낙선의 고배를 마셨던 정봉주 전 의원. 그런 그가 ‘나는 꼼수다’의 열풍을 통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BBK사건을 파헤쳐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징역 1년형을 선고받고 그 와중에서도 ‘달려라 정봉주’라는 책을 발간해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다. 또한 수감 후에도 외부에서는 정봉주를 석방하라는 ‘비키니 시위’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등 옥중에서도 그는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나꼼수(나는 꼼수다)열풍으로 정봉주 재조명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는 MBC에서 방영되는 ‘나는 가수다’에서 이름을 따 만들었고 딴지일보에서 제작하는 팟캐스트 방송프로그램이다. 2011년 4월에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국내 유일 가카 헌정방송’을 표방하는데 여기서 ‘가카’란 각하를 소리나는대로 부른 것이며 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고 있다. 지상파 못지않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나꼼수는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 17대 전 국회의원 정봉주, 시사평론가 김용민, 「시사IN」 주진우 기자가 만들어가는 나꼼수는 신랄한 시사 풍자의 수준을 넘어 매회 굵직한 정치적 이슈를 주제로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뒷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폭로하는 형태로 젊은 세대들 사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정치계의 어두운 면을 신랄하게 다루며 그동안 쉬쉬했던 내용들을 속 시원하게 밝혀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해 2011년에는 뉴욕타임즈 해외판인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헤드라인에서 통치자의 풍자를 통해 젊은이들의 분노 창구 역할을 하는 토크쇼로 나꼼수를 보도했고 카타르의 알자지라가 대한민국의 정치 상황을 분석하는 대표프로그램으로 보도를 통해 주목 받기도 하는 등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방송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나꼼수의 인기에 힘입어 정봉주 전 의원도 재조명되고 있다. 나꼼수의 ‘깔때기(모든 이야기의 주제가 결국 자기 자랑으로 끝나는 화법을 뜻하는 은어)’, 자칭 ‘치매남(치명적인 매력의 남자)’으로 통하는 그는 ‘정봉주와미래권력들’이라는 팬클럽을 형성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팬들의 반응이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도 그는 “정치인도 아이돌 스타만큼 대중에게 널리 사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치인은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인만큼 어느 누구보다 존경을 받아야 한다”며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에게도 칭찬과 박수를 보내주는 사회를 만들어 사람들이 정치에 조금이라도 더 관심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꼼수 열풍과 함께 그가 낸 책도 연일 베스트 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현 정권의 사학법 문제와 BBK의 진실공방 등을 분석하고, 나꼼수의 뒷이야기, 자신의 사적인 이야기를 책으로 엮은 <달려라 정봉주>는 지난해 12월 26일 공직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그가 수감되면서 독자들에게 책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는 “<달려라 정봉주>가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올랐고, 무엇보다 특강료가 세졌다”며 새삼 자신의 인기를 실감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BBK사건 판도라 상자 열리나

정봉주 전 의원의 삶은 어느 누구보다도 파란만장하다. 할 말은 꼭 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성격으로 항상 논란의 중심에 서 왔고, 그 덕분에 평탄한 삶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에 연루되어 감옥살이를 했고, 이후 서울시의원 후보에 출마하기 위해 사업자금으로 모아둔 자금을 몽땅 선거자금으로 끌어썼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의 열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결혼 후 전국에 80개의 프랜차이즈점을 둔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대어학원 대표이사로 성공해 사업가로 정치에 대한 꿈을 잊은 듯 했지만 그의 안에 있는 정치에 대한 야망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 국회의원 출마를 결심해 제17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러나 그는 현 정권에 대한 불만과 당시의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BBK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대책단의 공동단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평탄하지 못한 길을 걷기 시작했다. BBK는 유명한 투자자문회사였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은씨와 처남 故 김재정씨가 대주주로 있던 다스에서 190억원을 비롯해 삼성생명, 코스닥 등록기업 심텍 등에서도 투자를 유치했다.

그러나 이후 BBK는 투자자에게 위·변조된 펀드운용 보고서를 전달한 혐의가 드러나고 이 대통령의 처남 김 씨가 BBK 회사자금을 LKe뱅크에 투자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2001년 4월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등록이 취소당하는 중징계를 받았다. 김 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설립된 'MAF'펀드를 이용해 주가조작을 했고 이 대통령이 대표로 있던 LKe뱅크는 이 MAF펀드의 주주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토대로 이 대통령이 김경준 대표의 주가조작 과정에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주장했다. 이에 그는 김경준 BBK 대표가 횡령혐의로 수사를 받자 당시 이 후보 명의로 작성된 주식거래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이라며 “BBK는 이명박 후보의 소유”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2007년 11월부터 대선 직전까지 BBK 김경준 대표의 변호인이 사임한 것은 이명박 후보가 구속될 수 있기 때문이며 이명박 후보가 김경준 대표와 위장결별하고 주가조작에 가담하고 BBK에 대한 검찰 수사과정에서 증거를 고의 누락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많은 논란이 불거졌다. 이밖에도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의 실소유주이며 김경준 대표와 공모, 주가조작 및 횡령 범행에 가담했다”는 주장을 펴왔다. 그러나 2007년 미국에서 한국 수사당국에 인계돼 국내 입국한 김경준 대표는 “이 대통령이 BBK의 실제 소유주”라고 주장했고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이면계약서를 검찰에 주장했다. 이 대통령도 “BBK 주식은 한 주도 가졌던 적이 없다”며 BBK와의 관련성을 거듭 부인해왔다. 이러한 주장에 검찰은 수사결과를 발표하며 “이명박 후보는 BBK경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주가조작 및 횡령 범죄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결론짓고 2008년 2월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해 특정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공직선거법위반)로 그를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그는 ‘검찰의 공소권 남용’,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사정의 존재’ 등 주장을 펼쳤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대부분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결국 그는 당시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 조작 연루와 관련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1, 2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2011년 12월 26일 수감됐다. 그는 형 집행에 앞서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앞에서 지지자들과 집회 형식의 송별회를 진행했다. 이날 송별회에는 지지자 2000~3000명이 운집해 검찰청사 앞 도로를 가득 메웠다. 그는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이번 수감으로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고 내가 구속돼 BBK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국민들에게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비키니 시위, 정봉주 법 등 석방요구 이어져

지난 1월 20일 정봉주 전 위원의 석방요구를 위해 한 네티즌이 비키니를 입고 가슴에 ‘가슴이 터지도록 나와라 정봉주’라는 문구를 써서 인증샷을 찍어 ‘나와라 정봉주 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이어 21일엔 나는 꼼수다의 멤버인 김용민 시사평론가가 “정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부끄럽게도 성욕 감퇴제를 복용하고 있다”며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길 바란다”고 독려해 더욱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여성들의 ‘비키니 시위’가 SNS와 인터넷 공간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즐겁게 시위하자에 도취돼 선을 넘었다’, ‘정봉주를 위한 가슴시위 저도 참 불편했다’며 비키니 시위에 대한 불쾌감을 나타냈고 일부 다른 네티즌들은 ‘별것도 아닌 것 같고 말도 많다. 아름답고 좋은 주장이다’, ‘신선하고 좋던데 이 정도도 받아들이지 못할 만큼 우리는 딱딱하게 살고 있나?’라며 이번 시위가 신선하다는 입장을 표명해 네티즌 사이에서도 뜨거운 공방이 벌어졌다. 이러한 비키니 가슴시위사건에 대해 공지영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마초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여성의 성징을 드러내는 석방 운동을 개인적으로 반대하며 그것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꼼수’와는 분명히 의견을 달리 한다”며 “그러나 ‘나꼼수’에 대한 지지에는 변함없어 이번 시위와 관련된 사과를 기다린다”는 글을 올렸다.

정 전 위원을 둘러싼 ‘정봉주법’ 또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봉주법’은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을 석방시키고 유사한 추가 처벌을 막겠다며 민주통합당이 추진 중인 법 개정을 통칭하는 것으로 정 전 위원이 BBK사건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죄) 혐의로 수감됐는데, 그 근거 조항을 고치고 소급 적용하자는 게 ‘정봉주법’의 핵심이다. 민주통합당은 공직선거법 뿐 아니라 형법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 개정까지 추진 중에 있다. 또한 박영선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허위사실 공표의 구성요건을 대폭 강화했고 ‘허위임을 알고도 후보자를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요건을 추가했다. 박 의원은 “헌법이 규정하는 선거의 공정성,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하려고 한다”며 ‘정봉주법’의 취지를 밝히며 법이 통과되는 즉시 정 전 의원이 석방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듯 수감 중에도 계속해서 그를 향한 뜨거운 논란이 계속되며 회자되고 있는 정봉주 전의원, 앞으로의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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