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정신질환의 재활 위한 다학제적 연구 실현
중증정신질환의 재활 위한 다학제적 연구 실현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10.1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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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중증정신질환의 재활 위한 다학제적 연구 실현

 


환자 중심 연구로 최적화된 치료 시스템 마련에 몰두

 

 


 

최근 강력 범죄 발생과 정신질환을 관련짓는 기사가 급증함에 따라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관심이 커졌다. 이로 인해 정신질환에 대한 범주와 병증이 대중 사이에서 소개되며, 국내에 정신질환을 다루는 연구와 치료법도 함께 조명 받고 있다. 과거 ‘정신분열병’으로 알려졌던 ‘조현병(schizophrenia)’은 가장 보편적인 중증정신질환으로서, 환자를 위한 서비스의 수요는 매년 증가해왔다. 환자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오늘날 조현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학사 및 석사
미국 네브래스카 주립대학 심리학과 임상심리 전공 박사
미국 뉴욕 로체스터 대학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인턴쉽
미국 뉴욕 콜럼비아 대학병원 정신과 임상심리 펠로우
미국 예일대학병원 정신과 연구 과학자 (Research Scientist)

현)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부교수
현) 고려대학교 KU마음건강연구소 소장
현) 한국임상심리학회 정책및제도 이사
현) 한국인지행동치료학회 총무이사

 

 

조현병 원인 규명의 새로운 장을 열다

중증정신질환을 다루는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중증정신질환에 대한 조기 발견이 강조되며, 국내외 관련 분야의 종사자들은 개개인에 맞는 치료 전략 수립에 주력해왔다. 최근 국내에서는 타인의 얼굴 표정에 주의를 기울이는 방식인 ‘시선 추적 기술’로 조현병의 증상에 기저하는 기제를 밝히려는 연구가 주목을 끌었다. 이 연구를 주관한 고려대학교 심리학과 최기홍 교수와 장선경 석사과정생은 시선 추적 기술을 활용해 정서 자극에 대한 주의력 할당 패턴을 관찰한 내용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들은 실험 후반으로 갈수록 상대의 부정적인 얼굴 표정이 제시됐을 때, 이를 피하려고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최 교수는 조현병 환자들이 타인의 얼굴 표정에는 즉각 주의를 기울였으나 이를 대하기보다 회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하며, 이는 조현병이 있는 사람들이 겪는 우울 증상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최 교수와 장 석사과정생이 속한 연구팀이 발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심리학 분야의 권위지로 꼽히는 미국 심리학회 학술지인 ‘이상심리학 저널(Journal of Abnormal Psychology)’ 온라인 판에 실렸다. 
 

  최 교수의 ‘중증정신질환 연구팀(Severe Mental Illness Lab for Excellent Care, SMILE)’은 석사과정, 박사과정 및 석/박사 통합과정 중인 학생들로 구성된 젊은 연구팀이다. 최 교수는 학생들의 관심 분야를 선정해 프로젝트로 발전시켜나가는 형식을 채택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연구팀 내에서 자신의 개인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각 연구 프로젝트는 모두 교내외 연구비로 지원된다. 최 교수는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연구를 세 가지 주제로 나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심리치료 효과 연구’와 ‘정신질환의 위험군 선별 검사도구 개발 연구’, ‘정신병리 기제를 밝히는 실험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같은 연구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최 교수는 정신과 의사, 뇌 과학 연구자, 사회복지사 등의 연구자들과 다학제 연구팀을 구성하고 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팀에서는 현재 중증정신질환을 위한 사회인지 재활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검증, 성인 및 노인 우울증 행동 활성화 효과 검증, 노인 기억과 우울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심리치료 기법 개발 등을 진행해 최적의 치료 체계를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최 교수는 “대중에게 정신건강 서비스의 필요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대중에게 과학적으로 검증된 안전하고 효과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향후 진행된 연구 결과는 첨단 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해 미래 심리 서비스 개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시야를 제공하는 다학제적인 연구  

최기홍 교수는 중증정신질환에 대해 병리 연구를 진행해오며, 심리사회적인 서비스 개발 및 효과 여부를 연구하는 데 주력해왔다. 자신의 연구가 아날로그적인 사고를 필요로 한다는 최 교수는 사람과 사람이 만나 발생하는 화학 작용에 주안점을 뒀다. 그는 이 같은 경험과 사고를 바탕에 둔 연구가 디지털화된 기술만으로는 완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최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상호작용하면서, 그들의 특성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또한, 최 교수는 인간, 대인관계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향후 첨단 기술과 연계될 때, 그 기술이 우리의 삶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해보기도 했다. 
 

  이는 학부 시절부터 중증정신질환 정신재활 기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며, 이 분야 연구에 관심을 가졌던 최 교수였기에 중증정신질환을 지닌 사람들을 위한 정신재활 서비스 효과성 검증, 정신병리의 기제를 밝히는 연구의 깊이를 더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 교수는 한 명의 환자를 두고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다학제적인 치료 및 연구를 본보기로 삼았다. 그는 다학제적인 연구에 초기에 많은 비용이 지원돼야 하지만, 이를 통해 재발률이 낮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 주안점을 뒀다. 때문에 최 교수는 공동 연구의 기반을 닦는 과정에서 다학제 팀을 구성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이후 그는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정신과 의사, 인지심리학자, 정신건강 사회복지사, 정신건강 간호사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구성할 수 있었다. 
 

  최기홍 교수는 “현재의 팀을 기반으로 연구를 할 수 있게 돼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저희 학교에 마련된 과학적인 심리학 연구 기반도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향후 저와 같은 길을 걷는 후배들을 지원하는 체계적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환자 중심의 치료 시스템 개발이 목표

임상심리학은 심리치료, 심리평가, 자문 등으로 구성된 임상실제와 연구가 통합된 학문이다. 이 분야에 대해 최기홍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환자 및 내담자를 만나 연구의 영감을 얻고, 연구로 인해 얻은 결과를 치료 서비스에 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통합적인 생물/심리/사회적 접근으로 환자 및 내담자에게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환자 중심의 연구를 시행해 가겠다는 최 교수는 환자를 이해하는 마음이 유지돼야 하며, 한 개인에게 최선의 치료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신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자로서 그는 연구실 내의 학생들이 가진 잠재력에 경탄을 표했다. 이에 최 교수는 그들의 독립적인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학문적/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학생들과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때에 맞는 조언과 충고를 전하며, 그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향후 중증정신질환이 있는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치료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힌 최 교수는 신진 연구자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최 교수는 연구를 통해 단발적인 성과가 아닌 사람을 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연구 생태계가 보여주기 식의 성과가 아닌 현실적인 성과로 연구자 스스로가 성장하는 기회를 보장했으면 합니다. 또한, 연구자에 대한 투명성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해당 연구자를 향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는 좋은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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