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흐름 속 한국의 농업을 조명하다
변화의 흐름 속 한국의 농업을 조명하다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10.05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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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변화의 흐름 속 한국의 농업을 조명하다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맞춰 국가적인 대응책 필요


 

 

 


한국은 전통적으로 농업국가로서 발전해왔다. 특히 8·15광복 이후에는 농업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농업정책이 입안 수행되어 왔다. 근래에 들어서는1995년부터 세계무역기구(WTO)의 출범을 계기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한 한국농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농어촌특별세를 신설하여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맞은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한국의 농업을 재조명했다. 



 

한국 식탁문화의 변화


최근 한 도자기 업체가 공개한 밥공기 크기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940년대 680㎖에서 1960, 70년대 560㎖로 조금씩 줄어들었고,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390㎖로 급격하게 작아졌는데 2000년대 들어서는 290㎖로 더 작아졌다고 한다. 현재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밥공기의 크기는 1940년대와 비교하면 4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밥 먹는 횟수가 줄어들고, 밥 먹는 양도 줄어들다 보니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62.9㎏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올해는 60㎏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양곡소비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가구 부문)은 62.9㎏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의 65.1㎏에 견줘 2.2㎏(3.4%) 감소한 것이다. 30년 전인 1985년의 128.1㎏에 비해서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서구적 식생활과 간편식이 확대되고 있는데다 1인·맞벌이가구 증가 등의 요인으로 우리쌀 소비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매년 쌀 소비가 감소하면 수급 불균형에 따른 재고 부담은 물론 쌀값 하락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쌀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식량안보와 국민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추세로 전체 농업소득의 40%에 달하는 쌀 소득이 감소한다면 농업과 농촌의 기반이 붕괴될 수도 있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개인의 건강은 물론 국가의 안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한 셈이다.

 
한편 IT시대가 도래하면서 각 지자체 마다 첨단 공법을 이용한 농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중 핵심적인 방법 중 하나는 드론을 이용한 농사이다. 최근 전북도의 경우 도정 3대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인 ‘삼락농정’을 위해 농업용 드론의 실용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처럼 각 지자체들은 농업용 드론 보급 활성화를 위해 보조금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조종교육 전문교육과정도 개설하는 등 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농업용 드론 가격은 4000만원 안팎으로 무인헬기(2억원)에 비해 4분의 1에 불과한 데다 기체가 작고 이동 능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재배면적이 좁거나 지형이 고르지 않은 산악권에서 효율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FTA 이후 한국농업의 변화


우리나라 최초 자유무역협정(FTA·Free Trade Agreement)인 한-칠레 FTA가 지난 2004년 발효됐다. 발효 이후 지난 10년 동안 정부는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46개국과 FTA를 체결, 경제영토를 넓혔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무역량은 양적, 질적으로 큰 성장을 이뤘지만 그 이면에는 농촌의 아픔이 도사리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를 방문하거나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를 보면 과일을 비롯한 외국농산물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동안 FTA 체결과 시장개방은 농업 생산과 소비방식을 바꿔 우리 식탁을 변화시켜 왔다. 특히 쌀 소비는 감소하고, 육류·채소류·과실류의 소비와 수입이 증가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4년 농산물 수입액’은 94년(54억 달러)의 4.6배 수준인 249억 달러에 육박하고 25년에는 317억 달러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입 농산물의 급증으로 일부 국산 농산물은 공급 과잉이 일어나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계 경기의 둔화로 우리나라 수출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농식품 수출액은 1971년 1억 달러에서 2015년 61억 달러로 크게 성장했으며,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2015년 5조 6천억 달러, 2018년은 6조 3천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후 세계 식량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며, 중화권·아세안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열풍과 우리 농식품의 프리미엄 이미지 등은 농식품 수출 확대의 새로운 기회요인이 되고 있다.

 
더욱이 WTO/DDA 등 다자간 무역확대 및 FTA 체결 증대 등으로 농업과 전후방산업이 글로벌 경쟁체제로 진입하면서 우리의 경제영토는 확대되고 고품질, 친환경 식품, 첨단농업 분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일본·미국·EU 등 전통적 수출 시장과 더불어 중국, 아세안, 할랄시장 등 거대 신규 시장도 늘어나고 있다. 식품산업은 세계시장 규모가 약 5조 달러에 달하는 거대산업으로 세계 주요국은 식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부가가치 창출, 고용확대 및 수출산업화 등을 추구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농업정책의 대상이 생산 위주에서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모든 단계를 포함하는 식품체계(Food System)로 변화하고 있다. 이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와 시장의 흐름을 고려한 농업·첨단기술·식품산업의 융복합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는 경기미와 경기농산물을 이용해 전통주 17종, 쌀 빵과 떡 5종, 음료 등 기타 11종을 개발해 산업화하고 있다. 이중 산양산삼 전통주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등에 수출했으며, 올해 4월에는 미국 총판을 통해 LA, 시카고 지역에 40톤을 수출했고 쌀 식혜는 중국·베트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또한 세계시장을 파고드는 화훼육종기술과 첨단농업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로 장미 54품종, 국화 36품종, 선인장과 다육식물 140품종을 개발해 국산품종 보급률을 각각 28%, 29%, 100%까지 확대시켜 왔으며, 장미는 해외에 품종을 수출해 현재까지 341만 주를 19개국에 판매해 로열티를 받고 있다. 미래 인류의 식량난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 받고 있는 스마트팜과 관련된 기술개발에서는 LED 광원 개발, 자동화 기계 개발 등 원천특허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민간기업체와 공동으로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사막국가로의 관련기술과 인프라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역전략품목인 장미, 국화, 선인장, 인삼, 쌀 등은 대학, 산업체, 농가 등과 클러스터를 구축해 연구·생산·가공·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상호협력하며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다. 전략품목의 클러스터는 수출산업의 집적화를 이루고, 타산업과의 네트워크 체계를 확립해 경기 전략품목의 글로벌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내 농산물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의 위험요인을 세계 농식품 시장의 기회요인으로 활용해 농식품 수출을 확대 할 수 있는 새로운 수요 창출이 절실하다. 

 
한편 우려처럼 대표적인 농업지역인 강원지역의 경우, FTA 이후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다. 우려했던 대로 지난 10년 동안 강원농업은 큰 변화를 겪었다. 농업인들도 거센 파고에 휩쓸리며 위기를 맞고 있다. 이 기간 강원지역 농가는 2004년 7만 5,154가구에서 2013년 7만1,203가구로 3,951가구(6%)가 줄었다. 2007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농가 수는 2010년에 7만 5,000가구대가 무너져 7만2,472가구를 기록했다.

 
농업인 역시 눈에 띄게 줄었다. 2013년 농가인구는 17만 7,227명으로 2004년(21만 6413명) 기준 80% 수준으로 떨어졌다. 농가인구는 한 해 평균 4,000명씩 줄었다. 경지면적(논밭)도 2004년 11만 7,752㏊에서 2013년 11만 378㏊로 7,300㏊가 사라졌다.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인 경지면적은 2011년(10만 9,496㏊)에 최저점을 찍은 뒤 이듬해부터 다시 11만㏊대를 유지하고 있다. 강원도 FTA팀 관계자는 “농가, 농업인, 경지의 감소는 도내를 포함해 전국에서 일어난 공통 현상으로 FTA가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FTA는 농촌의 양극화도 불러왔다. 논 농사에서 대농(大農)으로 분류되는 경지면적 10㏊ 이상 농가는 2013년 154가구에서 2004년(73가구)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반면, 경지면적 1㏊ 이하의 소농은 2004년 3만 3,356가구에서 2013년 2만 2,827가구로 32%(1만529가구) 가량 줄었다. 같은기간 밭 농사의 경우 경지면적 3㏊ 이상 농가는 3239가구에서 4244가구로 24%(1005가구) 증가했다.

 
그러나 1㏊ 이하 농가는 5만 7,444가구에서 5만 4,191가구로 6%(3,253가구) 감소했다. 농가별 매출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엿볼 수 있다. 2,000만원 이하 매출 농가는 6만 887가구에서 4만 6,001가구로 25%(1만 4,886호) 줄었으나, 1억원 이상 판매 농가는 1008가구에서 1737가구로 42%(729가구) 늘었다. 전문화·규모화의 척도로 볼 수 있는 농업법인 수는 2004년 417개에서 2012년 944개로 두배 이상 늘었다.

 
이종인 강원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FTA 이후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전반에 걸쳐 규모화된 농가가 급속도로 늘었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규모 농가는 줄었다”며 “지난 10년간 FTA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농가 대부분이 영세농”이라고 분석했다.


 

▲농사에 사용되는 드론

 

 

한국농업의 미래, 6차 산업


최근에는 낙후된 촌락 지역의 발전과 성장을 위하여 6차 산업이 강조되고 있다. 6차 산업이란 1차 산업인 농·임·수산업과 2차 산업인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이 복합된 산업을 말한다.

 
예를 들어 1차 산업인 어업, 2차 산업인 해산물 가공, 3차 산업인 식당을 모두 한 주체가 실현하는 것이 6차 산업에 해당한다. 이 경우 각 산업이 단순하게 결합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종합적으로 융합되어야 가장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농업의 6차 산업화는 농촌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수입 농산물의 개방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같은 촌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롭게 등장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서비스를 결합하여 도시 지역에는 알맞은 가격에 안전하고 신선한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촌락 지역은 일자리 창출과 소득을 증대시켜 결국에는 지역을 활성화시키기 때문이다. 지금의 우리농업은 세계 최고의 품종과 첨단기술로 세계시장에 공격적인 수출전략으로 접근해야 할 시점에 있다. 농업의 6차 산업화에 맞춰 국가적인 대응책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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