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바른음원 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 (록그룹 ‘시나위’ 리더)
[단독 인터뷰] 바른음원 협동조합 신대철 이사장 (록그룹 ‘시나위’ 리더)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10.05 2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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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록은 기타로 연주하는 ‘시’

‘바른음원 협동조합’ 통해 기형적 음원시장을 개선해나갈 것


 

 

 



대한민국 록의 역사, 시나위


대중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록은 그 어떤 음악장르보다 모두를 열광하게 하는 강렬한 음악장르 중 하나이다. 비록 지금은 댄스 위주의 아이돌 그룹들에 밀려 그들의 음악조차 접하는 것이 쉽지 않은 현실이지만, 이전 세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록은 한국 젊은이들의 추억이자 문화였다. 한국에는 록이 1970년대 젊은이들의 문화로 자리 잡았고, 7080음악의 상징으로 이어졌다. 슈퍼스타 조용필 또한 록을 지향했고, 한국 록의 대부로 손꼽히는 대표곡 ‘미인’의 신중현과 ‘물 좀 주소’의 한대수 또한 대표적인 70년대 록커이다. 1980년대 중반 라이브 공연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들국화, 송골매, 산울림,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신해철 음악의 기반 역시 록이었다. 그리고 국내 록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그룹, 시나위가 있다. 

 
1987년에 데뷔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시나위는 리더인 신대철이 고등학교 재학시절에 결성한 밴드가 모태가 된 헤비메탈 밴드이다. 세상에 잘 알려져 있듯 신중현의 아들이기도 한 신대철은 고등학교 때부터 독보적인 기타 실력을 뽐냈고, 지금까지도 김태원, 김도균과 함께 한국의 ‘3대 기타리스트’로 널리 인정받는 음악인이다. 특히 1980년대 중후반 헤비메탈의 전성기 시점과 맞물려 메탈밴드로서 입지를 굳혀나갔고, 시나위가 지금까지 배출해낸 수많은 가수들과 연주인들은 한국의 대중가요계와 록에 소중한 자산이 됐다. 대한민국 1세대 록밴드로 불리는 시나위는 그동안 임재범, 김종서, 서태지 등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걸출한 뮤지션들을 배출하며 한국 대중음악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이처럼 한국의 수많은 뮤지션들의 등용문 역할을 했던 시나위는 지금까지 10여장의 앨범을 발매하며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시나위가 세상에 나온 지 30년이 흐른 지금, 기타리스트 신대철은 기타는 잠시 내려둔 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 음악인 모두를 위한 일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신대철이 최근 맡고 있는 일은 ‘바른음원 협동조합’ 이사장이다. 바른음원 협동조합(이하 바음협)은 음악생산과 유통, 소비라는 음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로 시작됐다. 음악인들이 만든 소중한 음악이 합리적으로 유통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겠다는 포부를 꾸고 있는 그는, 음악 생산자들이 음원수익을 제대로 얻지 못하는 현 상황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시대가 흐르면서 음악시장은 크게 바뀌었고 록보다는 댄스 위주의 아이돌 음악이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음원시장도 CD와 같은 오프라인 음반에서 온라인 디지털 음원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음악가들이 처한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디지털 음원이 등장하며 생겨난 온라인 음악 플랫폼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와 연주자가 음원수익에서 가장 적은 몫을 분배받는 이러한 기형적인 음원시장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져온 가운데, 최근 신대철이 ‘협동조합’이라는 돌파구를 제시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Q. 국내 음원시장의 개선을 위해 지난 2014년 ‘바른음원 협동조합’을 설립하셨는데, 설립취지와 운영방법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바음협은 왜곡된 음원 유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7월 16일, 기존 음원 플랫폼의 대안으로 출범한 음악서비스조합입니다. 음악 창작자의 몫이 비정상적으로 적은 국내 음원시장의 문제를 보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바음협에는 음악생산자와 법인은 물론 설립 취지에 공감하는 일반인도 조합원으로 가입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바음협은 음원과 음반의 유통, 팟캐스트, 음악 크라우드펀딩, 사회봉사활동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입니다. 바음협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음원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음원 수익의 70~80%를 음악 생산자에게 돌려주게 됩니다. 음원 한 곡당 비율을 지불하는 종량제로 운영되기 때문에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없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 제공과 장르별 차트 운영 등 사이트 구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Q. 현재 음원 유통시장은 가수가 음원 수익의 10%도 얻지 못하는 기형적인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많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내 음원시장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정말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부터 이러한 기류가 일어났는데, 디지털이 발달하자 모바일로 음악을 듣기 시작하면서 온라인 음악유통 플랫폼 사업자들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CD등의 오프라인 시장이 음원 플랫폼 시장으로 옮겨감에 따라 음악 생산자들이 설 자리가 점차 줄게 되었고, 결국 대부분의 음악인들은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온라인 음원시장이 워낙 저렴한데다가 불법 다운로드 시장까지 만연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여기에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이 과도한 폭리를 취하면서 정작 생산자들은 별다른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무엇보다 기존 음원 플랫폼 사업자들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음악 생산자들과의 협조를 통해 수익을 함께 나누려는 공생의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때입니다. 

 

Q. 복합문화공간인 ‘플랫폼 창동61’에서는 뮤직디렉터를 맡아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계십니다. ‘플랫폼 창동61’의 역할은 무엇인지, 또 이곳에서 어떤 일들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 ‘플랫폼 창동61’은 음악과 푸드, 패션 분야의 콘텐츠가 한 데 어우러진 트렌디한 복합문화공간입니다. 61개의 대형 컨테이너로 구성된 건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색다른 공연과 푸드, 스타일, 포토 클래스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공간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 지역에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불어넣고자 했고, 저는 이곳에서 뮤직 디렉터를 맡아 기획 초기 단계부터 제가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변의 반응은 상당히 좋은 편입니다.  


 

 

 

Q. 아이돌 위주로 변화한 한국 대중음악계의 현주소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지요?


- 국내 대중음악계가 놓인 현재상황은 분명히 위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돌 위주의 케이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마저 일부 아시아권에 편중되어 있습니다. 아이돌이라는 한 가지 장르에만 편중되다보니 음악계 저변의 뿌리가 튼튼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다양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에서는 케이팝을 따라잡기 위해 중국판 소녀시대, 빅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 년 후에는 차이나팝이 케이팝을 밀어내고 시장을 확보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만약 이러한 일이 닥칠 경우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한국 대중가요계의 저변은 분명한 위기를 맞게 될 겁니다. 또한 음악인들이 생계를 걱정하며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음악의 퀼리티도 자꾸 떨어지게 되어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되다보면 결국 한국에서 중국으로 아시아 음악판도가 옮겨가게 될 것입니다. 다양성을 추구하려는 모두의 노력이 절실합니다.    

 

Q. 음악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은 음악가에게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환경적으로 따졌을 때 좋은 편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음악환경의 저변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절대 다수의 음악인들이 불행하게 살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전에 학교에 강의를 나갔을 때 제자들 중에서 재능이 보이면 빨리 미국이나 영국 등 해외로 나가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전했습니다. 국내 여건 상 재능이 있더라도 기회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100% 자신의 능력을 펼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는 음악인들에게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에서 두각을 나타낸 밴드라도 3년 후에 음악을 하고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기타의 경우, 기타리스트로서 성공하는 것이 그 힘들다는 사법고시나 대기업 입사시험보다 휠씬 어렵습니다. 음악인들을 위한 제대로 된 환경이 조성되지 않아 기회가 별로 주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재능이 없다면 자신의 직업을 찾고 일을 하면서 취미생활로 음악활동을 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후배들에게 헛된 희망을 전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해주고 싶습니다. 

 

Q. 한편 ‘시나위’가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감회와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 저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30주년인데 기념음반을 내야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야 알게 되었습니다. 시나위의 예전 멤버들이 함께 의기투합해 다시 모인다면, 30주년 기념 앨범을 내는 것도 불가능은 아닐 것 같습니다.

 

Q. 30년간 지금까지 변함없이 시나위를 지켜온 신대철의 음악적 지향점 또는 음악철학은 무엇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록은 기타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타와 기타리스트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록은 기타로 연주하는 ‘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타리스트로서 스스로 행복한 음악활동을 하는데 가치를 두고 있습니다. 음악가에게는 두가지의 선택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나를 위해서인지, 관객을 위해서인지로 나뉠 수 있는데, 최근에는 내 스스로 행복해야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기타를 아버지인 신중현 씨로부터 배웠다고 하는데, 아버지는 신대철에게 어떤 의미인지요? 


- 당시에 기타를 메고 연주하는 모습이 굉장히 멋져보였고, 그래서 아버지로부터 기타 레슨을 약 2달 정도 받고 기타리스트가 되었습니다. 아버지는 음악밖에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버지와 함께 연주한 적이 꽤 여러 차례 있는데, 음악에 있어 타협이란 것을 모르는 분입니다. 적당히 넘어가는 것이 없이 철저하게 공연을 준비하시기 때문에 함께 공연을 준비하기에 사실 어려운 부분들도 있습니다. 그런 고집으로 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명작이라고 불리는 음악들을 많이 만드셨던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Q. 한편, 음악 플랫폼 기기에도 관심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최근 제가 직접 튜닝에 참여해 이어폰이 생산됐는데, 이어폰은 귀에 깊숙하게 밀어 넣어 사용하는 기기이기 때문에 청력에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청력은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한 센서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양질의 사운드가 귀에 전달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음악활동을 하면서 청력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관심이 많은 분야였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는 국내 업체가 있다는 말을 전해 듣고 이어폰 튜닝에 함께하게 됐다. 무엇보다 청력기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이어폰을 만드는데 집중했습니다.  

 

Q. 향후 활동계획은 무엇이신지요?


- 지금처럼 협동조합을 통해 음악 플랫폼과 관련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매진할 계획입니다, 또한 요즘 음악이라는 본연의 직업에 소홀한 부분이 있어 앞으로 연주음반을 만들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Q. 끝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음악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지요?


- 음악인으로서 대중들에게 바라는 점은 전혀 없습니다. 다만 저는 저 혼자만을 위해서만 음악을 하지는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혼자만의 길을 가기보다 음악인 모두와 함께 가는 공생의 길을 택한 음악인 신대철. 안개가 가득한 앞날에 대해 걱정만 늘어놓기보다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음악인이란 무엇인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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