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스포츠Ⅱ] 위배된 스포츠 정신
[한국의 스포츠Ⅱ] 위배된 스포츠 정신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10.05 2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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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진 국내 스포츠 계의 현주소

윤리의식의 고취로 스포츠 강국이 아닌 선진국을 희망하다


 

▲ⓒPexels

 

 


국내 스포츠 계가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국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국내 스포츠 선수들의 도박을 비롯한 사생활 관리, 도핑 등의 문제는 국민들이 스포츠에 보낸 성원만큼이나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러한 선수들을 올바로 지적하고 지원해야 할 스포츠 협회는 자본금과 내부 갈등 등으로 인해 비리의 온상지가 돼버렸다. 이 같은 근원적인 문제점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 시급한 때다. 



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유혹의 손짓


지난 시즌 말부터 국내 야구를 뒤흔든 사건의 키워드는 도박이었다. 삼성 라이온즈에 소속된 윤성환, 안지만, 임창용(현 KIA 타이거즈), 오승환(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는 해외 원정 도박 혐의에 연루돼 조사를 받았다. 임창용과 오승환 선수의 경우는 지난 2015년 12월, ‘단순 도박’ 혐의가 적용돼 법원으로부터 벌금 700만 원 약식 명령을 받았다. 이어 KBO는 임창용과 오승환에게 ‘반 시즌 출장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 같은 도박 사건에 이어 NC 다이노스 이태양의 승부 조작 사건이 발생했다. NC는 사과문을 내고 수사 결과에 관계없이 이태양과 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외에도 KT 위즈 포수 장성우는 지난 2월,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 원 선고를 받았고 명예훼손 혐의가 걸려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음주운전, 금지 약물 복용 등 프로 야구의 품위를 훼손하는 범법 행위들이 국내 야구를 어지럽히고 있다. 

 
시즌이 진행되는 가운데 발생하는 이러한 외적인 문제는 리그 흥행에 악영향을 미친다. 개인의 일탈을 넘어 범법행위로 변해가는 이 과정은 프로 의식의 결여와 도덕적 해이가 만들어 낸 문제다. 도핑에 관한 문제도 선수들의 낮아진 프로 의식을 반영한 사례를 보여준다. 박태환 선수는 앞선 두 차례의 올림픽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국내 수영계의 스타다. 세계적 스타였던 그가 명예에 손상을 입게 된 건 도핑 때문이다. 지난 2014년 9월, 박 선수는 국제수영연맹(FINA)이 실시한 도핑테스트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에 그는 18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받으며 약물 복용 선수라는 오명을 입게 됐다. 검찰 조사를 통해 드러난 사실은 박 선수가 근육증가량을 높여주는 네비도를 도핑 적발 이전에도 수차례 투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선수는 이번 리우올림픽에 정정당당한 기록으로 출전했지만 그의 스포츠맨십에 대한 논란은 대중 사이에서 회자됐다. 

 
도핑은 운동선수가 운동 능력을 높이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올림픽을 비롯한 수많은 공식 경기 대회에서 금지된 도핑은 근육량의 증가 및 단백질 분해로 인한 피로 회복 속도의 증가로 선수들의 기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도덕적 해이로 물든 국내 스포츠계는 선수들의 경력과 장래를 파괴하는 결과를 가져와 문제시되고 있다. 

 

국내 스포츠 협회의 끊이지 않는 잡음


각종 스포츠와 관련한 협회와 단체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공금을 무단 사용한 전임 회장 및 상임임원에 각각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권고하고, 관련자인 전 사무국장과 총무팀장 등도 중징계 등의 매우 엄격한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감사인력 9명을 투입해 아마추어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대한체육회는 박상희 전 대한야구협회장의 법인카드 부정사용은 물론 온갖 비위행위를 적발했다. 이에 따라 전 회장 및 상임임원은 물론 전 사무국장과 총무팀장 등 비리 연루 직원에 대한 중징계 처분과 함께 행정조치 8건, 재정상 환수 조치 1건, 기관경고 3건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관리단체로 지정되면 정부의 예산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이사 이상의 임원은 전원 자동 해임 되므로 큰 타격을 입게 된다. 대한체육회는 대한수영연맹과 대한야구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하기로 의결했다. 비리와 내부갈등, 기금고갈 등으로 정상적 조직운영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두 단체는 모든 권리와 자격, 의무를 상실하게 됐다.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해 3월, 이병석 전 회장이 사퇴한 뒤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회장 자리를 놓고 치른 선거전은 아수라장을 연상케 했다. 대한야구협회는 비리의 악순환으로 재정이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새로 신임한 박상희 회장은 협회기금 전용과 업무추진비 과다사용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뒤 최근 불명예 퇴진을 하게 됐다. 한편, 대한수영협회 비리는 타 단체와 비교되기 어려울 만큼 비리가 심했다. 학연과 지연, 사제 등의 관계로 맺어진 국내 수영계는 폐쇄적인 구조의 수영연맹의 영향력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대한수영연맹은 산하 지역연맹과 함께 수영장 시설 공사 관련 상납 비리, 선수 계약금 급여 훈련비 횡령 등 지역과 분야를 막론하고 구조적인 비리가 있었다. 이외에도 횡령과 관련해 대한레슬링협회는 현재 혐의가 포착돼 조사에 착수해고, 대한사격연맹은 지난 2007년, 훈련비에 대한 횡령으로 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기록에 치중한 선수들은 도핑이라는 불법 수단으로 대중을 속인다. ⓒPexels

 

 

무너진 도덕성과 스포츠 정신은 어디에


오늘날 스포츠 현장에서 폭력, 승부 조작, 성폭력, 약물복용, 입시부정, 선수의 학습권 문제, 연구 윤리 문제, 산업 윤리 문제, 조건적 귀화 등 다양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스포츠 윤리교육과 제도적 개선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이처럼 희미해진 스포츠 정신은 국내 사회의 분위기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사회는 과정보다 결과에 집착하며, 실패를 기억하기보다 승리만을 추구해왔다. 물질만능주의가 불러온 윤리의식의 부재는 숭고한 스포츠맨십을 무너뜨렸다. 서울여자대학교 체육학과의 박주한 교수는 “스포츠는 그리스어 아곤과 아레테의 정신입니다. 정정당당하게 경쟁해 자신의 우월성을 증명함과 동시에 도덕성 즉 페어플레이를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실천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에 전이돼 실천하게 때 진정한 스포츠인, 민주시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젠 윤리교육을 통한 개인 윤리와 제도 개선을 통한 사회 윤리의 수준 향상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선수뿐 아니라 협회에서 발생되는 문제들은 선수 개인의 영역에서 사회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스포츠 선수들의 타락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교육적 차원에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박 교수는 아직 다른 집단이나 문화보다는 그 문제나 타락의 정도가 심각하지는 않지만 윤리의식 함양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 차원에서 ‘근로윤리와 공동체윤리’의 확보를 강조하며 집단차원에서는 ‘경영윤리’ 향상 방안을 강구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선수에 대한 평가와 도덕성의 관계


오늘날 스포츠는 선수의 도덕성을 시험하는 하나의 시험대로써 자신의 이미지와 상품적 가치, 연봉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 훌륭한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운동 능력뿐 아니라, 인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스포츠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생활의 일부분이고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하나의 문화로서 존재한다. 스포츠 선수들은 각 경기와 대회에서 활동하는 모습으로 청소년의 롤 모델, 즉 역할 모형이 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선수에게 일반인보다 더 큰 도덕적 책임감을 요구하는 이유가 된다. 스포츠의 가치는 스포츠를 수행하는 사람에 의해서 표현되기 때문에 스포츠는 사회적 축소판으로서 스포츠가 지닌 도덕적 가치를 배울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스포츠 선수의 비윤리적 행동은 스포츠의 가치를 저하시킴과 동시에 스포츠의 존립 자체에 부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 물질만능의 사회적 현상은 스포츠 문화에도 영향을 미쳐 스포츠가 사회적 역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그렇게 때문에 올바른 도덕성은 건전한 스포츠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다. 이에 선수나 지도자는 바람직한 스포츠맨십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도록 윤리 의식을 함양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직업에는 직업윤리가 있듯 프로 선수에게도 직업윤리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체육 단체의 질적 완성을 위해서는 스포츠를 통한 국민 행복을 비전으로 스포츠 강국이 아니라 스포츠 선진국으로 나아가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 국내에는 아직도 대도시의 스포츠 시설 인프라가 부족하고, 학교체육시설 인프라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파스칼과 만델라 대통령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스포츠 계의 종사하는 이들이 윤리적인 의식을 바탕에 두고 대중과 공감하는 방향을 설정했을 때 그들을 향한 응원과 관심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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