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Focus Ⅲ] 만화 강국 왕좌 노리는 한국
[Zoom In Focus Ⅲ] 만화 강국 왕좌 노리는 한국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10.05 1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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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한국 만화, 세계 시장에 도전장 내밀다

웹툰과 캐릭터 산업에 이어 애니메이션 시장도 세계 진출 본격화


 

 

 


한국 만화 시장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시작된 인터넷 기반의 만화, 웹툰이 모바일 기기와 친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어서다. 또한, 한국에서 생산한 캐릭터도 세계에 진출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독점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극장가에서도 한국이 설 자리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적으로 위상 높아진 한국 만화


2016년 초,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앙굴렘 국제만화축제’에서 한국 웹툰이 최초로 전시됐다. 올해로 43년을 맞은 이 축제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후원하는 한국 웹툰 기획전 ‘웹툰 플레이그라운드’가 1월 28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앙굴렘 시 일대에서 개최됐다. 웹툰 플레이그라운드에서는 웹툰의 성격에 맞게 미디어를 활용한 웹툰과 미디어 예술 형태의 협업 전시가 진행됐다. 수십 개의 큐브가 전시 벽면에 설치돼 전시 콘텐츠를 미디어로 구현했고, 캐릭터 상품도 전시됐다. 한국 웹툰 작가들의 웹툰 작화를 그 자리에서 시현하는 체험시간도 마련됐다.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웹툰 <내일의 낭만부>, <연옥님이 보고 계셔> 등을 연재하고, <호(Ho)!>로 2015년 ‘오늘의 우리 만화’에 당선된 작가 억수씨(남준석)와 네이버 웹툰 <닥터 프로스트> 시리즈로 2012년 대한민국콘텐츠대상 만화 부문 장관상을 받은 이종범 작가가 행사에 참여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지난 2015년, 아프리카 최대 만화축33제 ‘알제리국제만화축제’에도 주빈으로 공식 초청받았다. 지난년도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된 제8회 알제리국제만화축제에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한국만화특별전을 개최해 유럽과 아프리카 만화 관계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았다. 한국만화특별전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만화전 ‘지지 않는 꽃’과 한국 만화의 역사와 한국 웹툰의 성장과정 등을 만나볼 수 있는 ‘한국 웹툰의 어제와 오늘’ 전시를 통해 현지 관람객들의 큰 관심과 호응을 얻었다. 또한, 김형배, 김신, 신지수 작가 등 국내 작가들이 이번 축제에 직접 참여하여 한국 부스를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캐리커처 사인회를 진행하는 등 현지 독자들과의 만남의 시간도 가졌다. 축제 현장에서는 한국 만화에 대한 취재열기가 대단했다고 전해진다. 알제리 국영 TV, 에코락 뉴스 외 2개의 방송을 통해 한국만화특별전에 대해 소개했으며, 알제리 국영 라디오 외 5개 라디오 생방송 및 그 외 20여 개 현지 매체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자연스럽게 한국 만화의 위상도 높아졌다. 

 

한국 만화 세계화의 선두주자, 웹툰


한국 만화가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된 원동력에는 ‘웹툰’이 있었다. 웹툰은 한국에서 처음 시작된 인터넷 기반의 만화다. 웹툰은 모바일 기기와 친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어갔고,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MBC의 공식 인기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시작된 ‘릴레이툰 특집’은 근 몇 년간 빠르게 높아진 웹툰 장르의 위상을 직접적으로 보여줬다. 해당 시리즈의 첫 회에서 방송인 유재석은 “웹툰이 장난아니다. 문화적 대세다”라는 말로 웹툰을 소개했다. 실제로 무한도전에 출연한 윤태호 작가의 <미생>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만 누적 조회수 1억 회를 기록했고, 2014년 tnN에서 동명의 드라마로 방영됐다. 방송인 하하와 호흡을 맞춘 기안84 작가의 <패션왕>은 누적 조회 수 5억 회를 기록하고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이는 무한도전에 출연한 웹툰 작가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KBS의 <동네변호사 조들호>를 비롯해서 tvN의 <치즈 인 더 트랩>, OCN의 <닥터프로스트> 등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방영돼 인기를 끌었다. 국내 최대 포털사이트인 ‘네이버’가 제공하는 인기 검색어 서비스에서 ‘대학생 인기 검색어’를 살펴보면, ‘네이버웹툰’은 항상 10위권 내에 포함될 정도로 국내 웹툰은 새로운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웹툰의 인기는 한국 내에서만 국한돼있지 않다. 웹툰이 한류의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릴 정도다. 가능성을 본 네이버와 다음이 웹툰을 들고 해외 시장에 진출했고, ‘탑툰’, ‘레진코믹스’ 같은 신생업체들도 합류했다. 네이버는 ‘라인 웹툰’을 통해 영어 91개 작품, 중국어 57개 작품, 대만어 91개 작품, 태국어 48개 작품, 인도네시아어 29개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레진코믹스’는 작년부터 일본에서 유료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후지TV의 ‘메꽃’을 웹툰으로 재해석해 한·일 동시 연재 중이다. 또한, 최근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국내의 우수한 웹툰을 미리 선점하기 위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게임, 영화, 굿즈 등 웹툰이 주는 부가가치 수익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웹툰은 기업이나 서비스의 홍보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웹툰 코너에는 한화케미칼, 중앙입양원, 세종사이버대학 등을 알리는 웹툰이 연재되기도 했다. 웹툰을 활용한 홍보에 나서는 기업이 계속 늘고 있는 이유는 노골적인 광고보다 거부감이 적고, 스토리를 통해 기업 문화와 제품 등을 자연스럽게 홍보할 수 있어서다. 한국만화진흥원의 한 관계자는 “한국 웹툰의 세계 문화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웹툰은 젊은 작가 뿐 아니라 기존 종이책 만화에서 시작한 작가도 있는 만큼, 한국 만화를 전 세계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웹툰은 바일 기기와 친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인기를 얻어 세계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그늘져있던 한국 애니메이션, 기지개를 켜다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한국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사실 국내 창작 장편애니메이션 시장은 참담했다.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는 간혹 성공한 작품이 나와도 단발성 이벤트에 그쳤었고, 여전히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들만 드높은 신기루 같은 시장이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시장은 거대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부천대학교 애니메이션 학과의 한 교수는 “1920년대 중반 조그만 사무실에서 출발했던 디즈니 스튜디오는 현재 애니메이션 시장에서 유일무이한 존재가 됐다. 지난해 북미 흥행 10위권 안에 4편의 영화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영화였다”라며 “디즈니가 보여주는 사례처럼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은 거대하다. 디즈니도 했는데, 우리의 기술력으로 하지 못할 것은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에서는 여름시즌마다 천만 관객 이상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매년 탄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관람가’ 영화에 있어 한국영화는 할리우드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기준으로 한국영화 관객 점유율은 50.2%였다. 하지만 ‘전체관람가’ 영화에선 5.4%에 불과했다. 애니메이션 영화는 3.5%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을 미뤄볼 때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이 처한 어려움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8월 셋째 주 스크린에는 한국 창작 장편애니메이션 두 편이 동시에 걸리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한국영화계에서 90년대 중반부터 독보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을 계속해온 이성강 감독의 <마리이야기>(2001), <천년여우 여우비>(2006)에 이은 세 번째 장편 <카이: 거울 호수의 전설>과, <돼지의 왕>(2011)과 <사이비>(2013)로 장편애니메이션 제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그리고 이제는 <부산행>으로 실사영화에도 성공적으로 도전하여 안착한 연상호 감독의 <서울역>이 그 주인공들이다. 특히 첫 천만 영화로 기록된 <부산행>의 프리퀄 애니메이션 영화 <서울역>은 7만 관객을 돌파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서울역’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의 전작 애니메이션 <돼지의 왕>(1만 9,896명)과 <사이비>(2만 2.523명)의 누적 관객 수를 합친 것 보다 많은 수치였다. 

 

전 세계에 위엄 뽐내는 한국 캐릭터


이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애니메이션 시장과 다르게 한국 캐릭터 산업은 이미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대표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는 이제 브라질 시장 안착을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26일(현지시각)부터 9월 4일까지 열린 제24회 중남미 국제 도서 비엔날레에서는 뽀로로를 소재로 한 어린이 서적이 선보였다. 격년제로 열리는 이 행사는 중남미 지역 최대 규모의 도서 비엔날레로 꼽히며, 한국 애니메이션 관련 서적이 선보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뽀로로는 순수 한국 토종 캐릭터다. 한국에서 생산된 이 뽀로로가 등장한 ‘뽀롱뽀롱 뽀로로’는 2004년 프랑스 최대 지상파 채널인 TFI에서 57%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했고, 2007년에는 ‘아랍권의 CNN’으로 불리는 ‘알자지라’ 방송에까지 방영이 되면서 전 세계 82개국에 수출된 효자 캐릭터다. 뽀로로의 등장으로 국내 만화 캐릭터가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최근에는 뽀로로가 증강현실(VR)로 출시될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전해지고 있다. 아이코닉스는 내년 상반기 360도 VR 기술을 활용, 총 3편 뽀로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아이코닉스의 한 관계자는 “뽀로로 VR은 이전의 평면 영상의 일방향성을 탈피하고, 양방향 방식으로 시청자가 영상 속에 몰입되는 새로운 요소를 더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이코닉스는 지난해부터 AR을 활용한 교육용 앱 ‘뽀로로스마트패드’와 ‘타요의 컬러링 세계여행’을 출시했고, 올해 안에 뽀로로를 활용한 또 다른 AR 앱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뽀로로를 제외하고도 한국 순수 캐릭터 <또봇>이나 <라바>도 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에 송성각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은 “캐릭터 시장은 세계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지난 5년간 120% 이상 성장을 했고, 2015년 수출액이 5억 5천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각국마다 새로운 IP산업을 위해서 주력으로 퍼붓고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키덜트 시장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는 좁은 시장”이라며 “한국 캐릭터가 해외로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해외 행사 및 마켓 진출을 돕겠다”고 말했다.

 
웹툰을 비롯한 캐릭터, 애니메이션 산업은 미래 문화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미래가 밝은 산업이다. 만화를 접할 수 있는 콘텐츠가 다양해지고, 기회도 많아지면서 국내 만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사실 그동안 만화 강국의 자리는 일본이 차지해왔고, 애니메이션 강국의 자리는 일본과 미국이 함께해왔다. 이제 그 위상을 점차 한국이 대신할 차례다. 현재 웹툰 시장이나 캐릭터 시장의 발전을 보았을 때 한국이 만화 강국 자리에 들어설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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