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의 명과 암
평택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의 명과 암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10.0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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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평택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의 명과 암


현덕지구 신도시로 인해 드러난 지역 개발의 문제점




지난 5월,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경기도 평택시 현덕지구 일대에 중국인 친화 도시 ‘대한민국중국성(中國城)’ 개발을 예고했다. 현덕지구의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은 대(對) 중국 무역 전초 기지로 평가받는 평택·당진항의 비약적 발전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 2002년 승격한 평택세관의 경우 세관승격 당시 122억 4,000만 달러에서 2015년 기준 5배 증가한 6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한 바 있다. 개발이 예고된 현덕지구는 232만 제곱미터 규모로 중국 자본 7,50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끊임없는 개발과 투자로 주목받는 도시, ‘평택’


국제 사회가 ‘뉴노멀 시대’로 돌입하며 세계 최고의 소비 시장 중국을 대상으로 한 무역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對) 중국 무역의 전초기지로 평가받는 평택은 해상 무역이 용이한 접근성과 산업단지의 밀집으로 최근 경기권역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특히 평택세관은 출장소에서 승격한 시기인 2002년, 122억 4,000만 달러였던 교역량이 2015년에는 660억 달러로 대략 5.4배 성장했다. 현재 평택시와 평택·당진 지역을 배경으로 한 황해경제자유구역은 지리적 강점으로 다양한 사업을 유치하는 등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2015년 평택시의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05년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확정된 이후 시내 전체 인구는 39만 1,468명에서 46만 532명으로 10년 사이 17.6%(6만 9,064명)가 증가했다. 이는 외국인을 포함하지 않은 부분으로 평택으로 이전한 주한미군 및 외국인을 제외한 수치다. 특히 2016년 7월부터 2018년 말까지 주한미군 이전계획에 따라 K-55기지와 K-6기지가 옮겨오며 평택시 신장동·팽성읍 일대를 주축으로 4만 3,000여 명의 미군 및 군 관계자 등이 유입되고 있다. 2018년 미군 부대 이전이 최종 완료될 경우 관련 종사자를 포함해 약 20만 명의 인구가 평택시에 포함된다. 현재 서울 용산지역과 경기 동두천 지역 주한미군 8,000여 명은 평택지역으로 입주를 시작한 상황으로 평택시는 주한미군의 유입을 통해 약 18조 원의 경제유발 효과와 11만 명의 고용 유발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고덕면 일대에 15조 원 규모의 반도체 공장을 착공해 평택시 인구는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시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완공될 삼성 반도체 공장이 2017년 본격적인 가동과 함께 3만여 개의 일자리를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고덕산업단지 옆에서 1단계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고덕국제신도시’에는 2020년까지 5만 6,697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최근 평택시와 민간의 공동 개발로 재개된 브레인시티 산업단지는 또 다른 지역 개발 사업의 하나로 첨단산업은 물론 대학과 주거 공간 등이 조성 중이다. 또한, LG 디지털파크 산업단지, 신재생 산업단지 등 9개 신규산업단지가 2017년부터 3년간 완공될 예정으로 평택시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20개의 산업단지를 보유하게 됐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삼성 반도체 공장 유치에 힘입어 고덕지구와 인접한 일부 지역의 경우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 2년간 4천만 원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들은 평택시가 지역개발 사업이 완료된 2020년에는 광역시의 기본 조건인 100만여 명의 인구를 달성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에 드러난 위험성


지난 6월 16일,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은 ‘대한민국중국성’ 또는 ‘차이나시티’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평택 현덕지구의 신도시 건설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성개발이 자본 출자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사실이 경인일보를 통해 보도되며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여의도 면적의 80% 크기에 해당하는 현덕지구에 중화권 친화도시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매일 2만 톤의 하수를 처리할 수 있는 하수처리장 등 다양한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이에 2015년 6월, 당시 평택시와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중국성개발은 하수처리장 설계비 25억 원을 선납하기로 약속했다. 따라서 중국성개발은 이 설계비를 시작으로 500억 원으로 예상되는 하수처리장의 건립비를 단계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협약 체결 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평택시에 현덕지구 개발 비용을 단 한 번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현덕지구·평택호 관광단지·화양지구·항만 배후단지 등을 위한 229억 원 규모 기산 배수지 건립비의 협약 체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중국성개발은 농지보전부담금 225억 원과 대체산림자원조성비 5억 원, 산지복구비 8억 원 등도 납부하지 않고 있다. 현덕지구 인근 주민들은 “신뢰할 수 없는 중국 자본을 유입해 지역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현재 현덕지구 조성사업의 본격적 시행을 위한 중국성개발의 부담금이 900억 원 규모로 누적된 상황에서 최소한의 비용 납부가 한 건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중국성개발은 자국 금융사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현덕지구 조성에 관련한 비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하며 중국 ‘역근그룹’으로부터 자기 자금 출자를 준비 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8월 9일, 평택시 현덕면 장수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주민총회에 참석한 중국성개발은 기간 내 자본을 마련해 주민을 대상으로 한 보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성개발의 양재완 대표는 이날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사업비 마련이 차질 없이 진행 중이며, 중국 자본금이 8월 내로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설사와 금융기관으로부터 구성한 프로젝트파이낸션으로 감정평가를 끝낸 뒤 11월 보상에 착수하겠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11월이 신도시 건설 계획 승인 후 5개월이 경과하는 시점이라는 점을 비추어 볼 때 진행사항이 느려 보이는 부분이다. 이에 양 대표는 그동안 중국성개발이 추진하는 사업 외에 각종 사업이 지지부진해 주민의 우려가 증가한 점을 이해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피해가 없이 보상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민총회에 함께 참석한 황해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중국성개발이 9월 중순까지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할 시 중국 친화도시 실시계획 승인이 취소된다고 주민들에게 이야기했다. 또한, 총회에 참가한 주민들은 감정평가액 등 실질적 보상안에 대해 질의했으며 중국성개발이 자본금을 마련하지 못해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될 시 사업지구 지정을 해지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제주도의 사례로 비교해본 평택의 상황


전문가들은 황해경제자유구역청을 통해 예고된 평택시 현덕지구 개발사업이 “외부 자본이 지닌 신뢰성 부족이라는 불확실성으로 인해 지역 발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지역 시민들은 대한민국중국성이 현덕지구에 조성될 경우 중국인과 조선족 불법 체류자로 인한 치안 문제는 물론 제주도의 사례를 들며 평택지역이 중국 자본의 부동산 투기와 중국 인구 유입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관광 정책의 개방으로 인해 지난 6월 말까지 제주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165만 8,263명에 달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1만 7,938명의 도내 등록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역에 등록된 외국인 거주자 중 절반 이상은 중국 국적을 지녔으며 총 9,314명으로 조사됐다. 그뿐만 아니라 도내 무사증 입국 불법체류자는 8,4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해외 관광객과 외국인 거주자의 증가로 인해 제주도 내 외국인 범죄자는 2016년 상반기 전년 대비 59% 이상 증가한 347명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집계된 제주도 내 외국인 범죄자 중 중국인은 240명으로 전체의 69.2%에 해당했다. 제주경찰서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살인, 강간 등 강력 범죄의 대부분은 중국인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 관계자들은 외국인 범죄 실태 조사와 문제 해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제주도민들은 ‘지난 2011년 121명에 불과했던 외국인 범죄자가 불과 10년 새 11배 이상 증가하게 됐다’라고 말하며 무분별한 개방이 만들어낸 외국인 범죄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서 뺑소니 사고를 낸 뒤 귀국한 중국인에 대해 제주 서부경찰서가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이슈가 되고 있다. 이에 평택 시민들은 제주도의 범죄 증가와 부동산 투기 사례를 예로 들며 중화권 친화도시 조성에 대한 걱정을 토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덕지구에 조성될 중화권 친화도시와 궤도에 오를 경우 평택지역에는 비즈니스와 관광을 위한 중국인의 유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보도된 평택지역의 상황은 개발에 대한 부분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제도적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다. 지역 전문가들은 제주도의 사례를 비추어볼 때 외국인 범죄율의 관리·감독을 위한 평택시를 위한 안전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현재 국내 경제계에서는 12억 인구라는 거대한 소비 시장을 지닌 중화권 친화도시의 평택 조성이 평택항의 발전 속도를 비추어볼 때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다. 하지만 평택시가 경기권 최고의 발전 속도를 지닌 만큼 무리한 사업 진행보다 안전성과 타당성, 그리고 시민들과의 소통에 기반을 둔 지역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자본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 유치를 통해 현덕 지구에 중화권 친화도시를 조성한다는 황해경제자유구역청과 평택시의 개발 계획에 국가 차원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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