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자에 감춰진 고유한 미를 발견하다
글자에 감춰진 고유한 미를 발견하다
  • 서재창 기자
  • 승인 2016.10.04 09: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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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서재창 기자]



글자에 감춰진 고유한 미를 발견하다

디자인 제품으로서의 탄생을 가능케 하는 문자의 잠재력


 


올해는 훈민정음이 반포된 지 57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한글은 문자가 가진 고유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가장 과학적인 문자 중 하나로 평가되는 한글이 오늘날 종이를 벗어나 새 옷을 입었다. 문자를 시각디자인으로 해석하면서, 오늘날 한글은 예술작품을 넘어 산업 제품의 영역까지 확대되는 중이다. 이 문자는 디자인이라는 날개를 단 채 대중의 삶 속으로 깊숙이 다가서고 있다.



디자인으로 해석하는 한글의 시각화

한국 고유의 문자인 한글이 디자인 산업계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문자의 조화로운 조형미를 갖춘 한글은 디자인으로 해석되기에 적합한 구조와 형상을 갖췄다. 이상봉 디자이너의 패션쇼는 한글디자인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지난 2006년, 한국·프랑스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파리에서 열린 ‘한글 패션 프로젝트’ 전시회에서는 한글이 프린트 된 의상을 세계인에게 선보였다. 전시회에서 선보인 의상들은 한글의 미적이 형상을 극대화 한 예술품으로서의 가치를 확고히 했다. 한글이 새겨진 의상은 이명박 대통령, 김연아 선수 등 국내 유명인사들의 착용으로 인해 그 명성을 널리 알리게 됐다.
 
패션 업계에서 시발점이 된 한글디자인은 다양한 산업 영역으로 퍼져가기 시작했다. 생활소품에 접목된 한글디자인은 노트, 카드, 명함집 등 일상생활과 친숙한 디자인 문구 상품으로 현대인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 알파벳으로 점철됐던 디자인 상품은 한글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받아들여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재해석됐다. 또한, 문자의 형상이 국민 고유의 정서와 소통한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부각됐다. 한글디자인은 자음과 모음의 조합 개념으로 건축 분야에도 적용되고 있다. 개그맨 김병만 씨의 한글주택을 완성한 박정호 이사는 “주택 건축 설계의 기본배치가 ㄷ, ㄴ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자음과 모음을 조합해 한글을 쓰는 것처럼 다양한 설계 디자인이 나온다는 데서 한글주택이라 이름 붙였다”라고 말했다. 한글디자인의 전문가들은 한글의 매력이 디자인적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그들은 한글디자인이 상품에서 벗어나 공적인 영역으로 확대됐을 때 진정한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해외로부터 인정받은 한글디자인

영어디자인이 주류를 이뤘던 디자인 업계에서 한글디자인 열풍이 일고 있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들은 한글을 활용해 옷을 만들거나 외국인들이 한글 티셔츠를 직접 제작하거나 판매에 참여하기도 한다. 지난 2005년, 미국의 유명 팝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드레스는 화제가 된 바 있다. ‘호남 향우회’라고 적힌 유명 브랜드의 미니 드레스는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이는 일부 해외 디자이너들에게 한글이 그 의미보다 하나의 디자인으로서 더 인정받고 있음을 증명한 사례였다. 오늘날 한글디자인은 의류뿐 아니라 도자기, 보석 등 다양한 분야에도 한글디자인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2015년 10월, 프랑스 TV에 나온 한 배우가 국내에서 화제가 됐다. EDF 광고모델인 배우 ‘아피드’는 ‘오빠’라는 한글이 선명하게 새겨진 옷을 입고 광고에 출연해 국내외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피드는 대표적인 한류 열성팬이다. 그는 한국영화를 즐기다 한국어에 빠져들게 됐고, 파리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이상봉 디자이너에 이어 한글디자인의 열풍은 국내 디자이너에게 신선한 자극이었다. 패션쇼 당시 일부 프랑스인은 한국에 독자적인 문자가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기도 했다. 한편, 런던과 뉴욕패션위크에 진출한 계한희 디자이너는 이 디자이너에 이어 한글디자인에 힘을 쏟고 있다. 계 디자이너는 ‘브랜드 카이(KYE)’를 출시하며 한글의상을 발표했다. 그는 “한글의 아름다운 모양새는 가독성을 살리도록 했습니다. 외국인들은 그 뜻과 상관없이 한글이라는 문자가 주는 디자인적 아름다움 때문에 한글 옷을 좋아합니다”라고 언급했다. 계 디자이너와 ‘배달의민족’이 함께 만든 ‘배민의류’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진행되는 2016 S/S헤라 서울패션위크 무대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는 한글을 가장 유쾌하게 활용해 온 브랜드로 시도하는 또 다른 도전으로 업계의 평가를 받았다.


한글디자인, 대중과의 접점을 마련하다

국내에는 한글과 관련한 행사를 통해 대중과의 친밀도를 높여왔다. 한말글과 ㈜더굿피플이 주최하고 LBMA가 주관하는 ‘2016년 제3회 한말글 국제 디자인 공모전’이 서울과 중국에서 개최한다. 한말글 국제디자인 공모전은 한글의 과학적이고 우수한 글꼴을 활용한 디자인을 통해 올바른 우리말 사용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된 행사로 지난 2014년, 제1회 한말글 국제디자인 공모전이 서울과 중국에서 성황리에 개최해 큰 호평을 받았다. 이번 제3회 한말글 국제 디자인 공모전은 한글의 독창성과 우수성을 한국을 비롯한 해외에 알리고자 열린 지난해 중국 상해 행사의 뒤를 이어 서울과 중국에서 개최된다. 특히 이번 공모전은 지난해 의류부문에 국한되어있던 공모전의 부문을 디자인 전반으로 확대해 한글을 모티브로 한 이미지로 패션, 쥬얼리, 악세사리 등 디자인 전반 제작물을 주제로 응모 가능하며, 심사를 거쳐 뽑힌 수상작들은 8월23일 중국 하이야트 호텔에서 열리는 미스인터콘티넨탈 한국대회에서 후보자들의 패션쇼 형식으로 독특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대한민국 우수 자산인 ‘한글’을 국내 문화의 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제2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해당 공모전은 한글과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한글의 문자적 가치 이상의 새로운 한글 상품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국제공모전이다.
 
이제 한글의 아름다움을 말한다. 논의를 효율성에서 심미성으로, 과학에서 미학으로 옮겨가자. 한글을 한국적 디자인의 제1 소재로 삼아 우리 눈과 귀와 입에서 잠시도 떠난 적이 없는 한글의 미학을 적용하자. 한글의 미, 구조, 형식, 변용 가능성이 새천년 한국을 알리는 문화원형이 되도록 하자. 한글건축, 한글공원, 한글정원, 한글광장, 한글제품, 한글영상, 한글패션, 한글캘리그래피 등 ‘한글디자인’이야말로 시비가 없는 우리 고유의 디자인으로서의 가치를 지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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