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순리 따르며 확고한 명제 찾는 연구자
자연의 순리 따르며 확고한 명제 찾는 연구자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09.21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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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자연의 순리 따르며 확고한 명제 찾는 연구자 

 

후생유전학의 저변 확대와 유전자 위치의 지도화 목표


인간의 세포에는 2만 2,000여 개의 유전자가 존재한다. 이 유전자들은 필요한 시간에 적절한 세포 내에서만 활성화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에 유전자의 변화와 함께 제어시스템, 즉 유전자의 발현 조절 기전을 연구하는 학문인 ‘후생유전학’이 주목받고 있다. 오늘날 후성유전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유전자의 발현과 억제를 담당하는 후성유전물질을 찾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질병에 대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할 수 있기에 국내외 관련 학계와, 많은 의료 관련 회사들 또한 후성유전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망막 시각세포로부터 발견한 진화론적 사실

지난 7월, 중앙대학교 생명과학과의 김정웅 교수 연구팀은 사물을 인지하는 간상 시각세포가 밝은 빛을 인지하는 원추 시각세포에서 발생했다는 가설을 증명해내 세계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발표된 논문은 미국의 아난드 스와룹 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 of Health, 이하 국립보건원)의 산하에 있는 ‘국립 눈 연구소’에서 3년간 공동 연구를 진행한 결과가 기반이 됐다. 인체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 국립보건원에서 김 교수는 기초생물학 전공자로서 세포에 내재돼 있는 기본 생명체의 원리를 알고 싶어 했고, 그 중 ‘눈’이라는 분야를 택해 심도 있는 연구를 펼쳐왔던 것이다.
 

  19세기 말부터 이뤄졌던 망막 시각세포들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조직구조가 세포 타입에 따라 층을 만들어 분포하고 있다고 한다. 실제 망막 신경세포는 의학적 연구뿐 아니라 발생학, 신경생물학, 세포생물학 등의 다양한 생물학 분야에서 좋은 모델로 사용되고 있는데, 김 교수는 석·박사 학위과정 동안 바로 이 망막 신경세포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여러 가지 방법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었다. 그는 주로 ‘전사조절인자(Transcription factors)’를 중심으로 단백질과 단백질 상호결합을 통해 표적유전자들의 발현을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해왔고, 학위 취득 후 국립보건원에 합류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게 된 그는 박사 후 과정 동안 이번 연구를 수행하게 된 것이다. 
 

  그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기존의 연구 방식과는 달리 각각의 세포들을 특이적으로 분류하는 방법을 차용해 연구에 돌입했고, 연구팀은 특정 세포를 100%의 순도로 뽑아내는 과정에서 다른 세포의 흔적을 의심하게 됐다. 여기서 김 교수는 두 세포의 기능이 유사하기에 또 하나의 세포로부터 다른 세포가 기원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운 것이다. 이 학설에 대해 유전학계 학자들은 가설에 신빙성을 더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정웅 교수는 “이번 연구로 망막세포의 발생과 분화 시스템을 활용해 근본적인 생물학적 내용을 증명하고자 합니다”라며 “세포 안에 유전자 위치가 달라지면서 유전자 발현의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한 걸음 더 나아간 가설을 세웠습니다. 기존 학설이 아닌 새로운 주장인 이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라고 밝혔다.

 

세포의 발생과 분화, 진화와 연결되다

그동안 김정웅 교수는 세포와 분자를 연구하는 분자세포 생물학을 연구해왔다. 김 교수는 특정 유전자나 단백질을 정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방식인 환원주의적 연구방식을 벗어나 유전체와, 전체 유전자의 패턴을 보는 시스템 생물학 연구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그는 세포 혹은 분자처럼 개별적인 사항이 아닌 전체 시스템 속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현재 김 교수의 연구실에서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단일 세포 분리방법과 유전자 가위 방법을 사용해 유전자의 기능을 살아있는 동물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향후 이 같은 연구방법을 더욱 확장해 한두 개의 유전자 수준이 아닌 전체 유전자 수준에서의 연구를 수행하고자 했다.
 

  모든 생명체의 특징 중 하나는 고유한 유전정보를 가지고 이를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특성을 갖는다. 때문에 김 교수의 주된 연구 분야는 수많은 종류의 유전자들이 발현되는 시기가 통제되면서 서로 다른 생명체 혹은 다른 기능을 나타내는 조직들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의 연구실에서는 유전자의 세포핵 내 유전자의 위치가 조절됨에 따라 유전자의 발현이 달라질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구실에서는 단 하나의 작은 세포를 현미경을 통해 골라내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정웅 교수는 “기술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부분이 늘어나면서 기술과 과학이 상보적으로 발전하는 접점에 놓여있습니다”라며 “세포 하나하나의 기능을 나타내는 것을 이해하는 것을 큰 목표로 설정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약의 복용이나 주사로 인한 부작용을 없애고 원하는 병변만 타깃으로 치료하는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첫 번째 단계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향후 망막 신경세포들의 발생과 분화에 대한 연구모델을 바탕으로 다른 조직이나 생명 현상까지 적용할 예정입니다. 이 기초적이고 광범위한 연구는 눈뿐 아니라 간, 뇌 등 세포 분화 과정에 있어 동일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증명해줄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줄 좌측부터 안미진(석사과정), 김정웅, 김철홍(박사후 연구원)뒷줄 좌측부터 남규유(학부연구원), 김대현(석사과정)

 

 

유전학 등 기초 분야를 확립하기 위한 노력

국내 기초 분야의 체력을 기르기 위해 균형 있는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는 김정웅 교수. 그는 기저부터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을 때 창의적인 연구가 진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진행되고 있는 연구에 대해 꾸준한 발전을 기대하며 해당 분야의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김 교수는 유전자의 위치 변화가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할 것이라는 그의 가설을 공고히 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가고자 한다. 때문에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연구 자료가 후학들과 타 분야에서 가치 있게 활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전체 유전자의 위치를 지도화해 이를 바탕으로 알려지지 않은 유전 질환과의 연결로 환자들의 치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교수는 “생물학이란 분야가 증거를 바탕으로 자료를 수집해 가설의 진위 여부를 검증하는 단계를 거치는 학문입니다. 과학보다는 오히려 철학에 가까운 학문일 수도 있기 때문에 자연에 가까운 가설을 세우고 논리를 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저는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편견을 배제하면서 자연에 근접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라고 말합니다. 진리에 가까운 명제를 찾아내야 하는 건 학자로서의 역할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사실을 많은 후학들에게도 알려 올바른 학문 생태계가 마련되어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본연의 진리에 가까운 연구를 하기 위해 그동안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온 김정웅 교수. 인체의 유전적 특성을 밝혀낼 단초를 마련한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질병의 치유뿐 아니라 인류의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길을 밝혀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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