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litics Issue] 글로벌 여성 리더들이 정상에 오르기 까지, 퍼스트 허스번드의 시대
[Politics Issue] 글로벌 여성 리더들이 정상에 오르기 까지, 퍼스트 허스번드의 시대
  • 박경보 기자
  • 승인 2016.09.06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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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박경보 기자]


 

글로벌 여성 리더들이 정상에 오르기 까지, 퍼스트 허스번드의 시대

유형별로 알아본 퍼스트 허즈번드들의 광폭 행보


 

 

 

브렉시트라는 난제를 풀어갈 새로운 리더인 영국의 메이 신임총리부터 3선 연임의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 대선의 강력 후보 힐러리까지, 2016년 현재의 글로벌 정치는 여풍(女風)이 대세이다. 여성정치인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국가 지도자들이 잇달아 탄생하면서 퍼스트레이디를 대신하는 ‘퍼스트 허즈번드’에 대한 주목도 커지고 있다. 그들이 지금의 자리에 서기까지 ‘퀸 메이커’로서 외조에 힘써온 ‘퍼스트 허즈번드’들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여성 리더들의 든든한 지원군, ‘퍼스트허즈번드’


이제 더 이상 ‘퍼스트 허즈번드’는 낯선 단어가 아니다. 세계 곳곳에서 여성 리더들이 탄생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스트 허즈번드들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정치인에게는 든든한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76대 총리인 테레사 메이는 대처에 이어 26년 만에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되기까지 남편 필립의 변함없는 지지가 있었다. 둘은 1976년 옥스퍼드 동창생으로 만나 4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캠퍼스 커플이다. 메이는 한 살 연하인 필립에 대해 “그는 잘 생겼었고 바로 끌렸다”며 “그는 바위처럼 든든하게 나를 지켜줬다”고 전한다. 두 사람이 결혼한 다음해, 메이의 부모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자신의 곁에서 지켜준 남편을 절대적으로 의지하게 된 것이다. 학창 시절부터 정치에 뜻이 있었지만, 필립은 아내의 정계 커리어를 지지할 기반을 만들기 위해 취업을 했고 글로벌 금융인으로 성공했다. 물질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필립이 있었기에 메이도 총리로 선임되기까지 그녀의 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메이가 “필립은 나에게 줄곧 ‘바위’였고 지금도 ‘바위’같은 남자다”고 말하는 이유다. 

 
영국 언론은 필립이 완벽한 외조를 하는 ‘퍼스트 허즈번드’가 될 거라는 주변의 평을 전하고 있다. 런던 더시티의 성공한 금융인인 필립은 박식하지만 과묵하고 내성적이다. 지금까지는 유명한 정치인 아내의 곁에서 사진이 찍히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퍼스트 허즈번드’가 되면서 세간의 이목이 쏟아지고 있다. 한편 인디펜던트는 필립이 임원으로 일하는 미국계 투자회사 캐피털 그룹의 조세회피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은 아내의 대권 도전을 물심양면 지원하고 있다. 현재 퍼스트 허즈번드로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그는, 아내를 위한 외조를 다양한 방법으로 펼치고 있다. 빌 클린턴은 ‘클린턴재단’을 통해서 선거자금을 모았고 위트 있는 지원 연설을 자처하며 아내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예일대 로스쿨에서 처음 만나 45년 동안 그녀 곁을 지킨 만큼 힐러리가 걸어온 길과 사람 됨됨이, 그리고 역량을 증명하는 산증인인 셈이다. 빌은 “아내가 손대는 일마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변화를 일으키는 아내가 최고의 자질을 갖춘 대통령감”이라며 지지를 호소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미국 국민들은 힐러리가 첫 여성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백악관 안주인’으로서 빌은 어떠한 모습일지 기대가 큰 상황이다. 퍼스트 허즈번드, 퍼스트 젠틀맨 등 그에게 붙을 새로운 수식어가 있지만 전직 대통령인 만큼 그냥 ‘미스터 프레지던트’라고 불릴 가능성이 높다. 미 역사상 최초의 프레지던트 부부가 탄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영국 신임 총리 메이와 그의 ‘퍼스트 허즈번드’인 필립

 

 

존재 드러내지 않거나 ‘부패’의 두 얼굴도


퍼스트 허즈번드로서 적극적인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외부의 노출을 자제하며 조용히 가정에 충실하는 퍼스트 허즈번드들도 오히려 눈에 띈다. 이러한 대표적인 유형의 ‘퍼스트 허즈번드’로는 유럽의 여제 앙겔라 메르켈의 남편 요아킴 자우어를 빼놓을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으로 꼽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동반자 요아킴 자우어는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이다. 베를린의 국립 과학 아카데미에서 근무하던 중 만나 1998년에 재혼했다. 남편 자우어의 외조는 은둔형. 재임 10년 차를 넘어가지만 있는 듯 없는 듯 한 존재감으로 그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유명 일화로 2005년 메르켈의 취임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그의 답변은 “연구하기 바빠서”였다. TV로 취임식을 지켜보고 전화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하며 함께 기뻐했으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저명한 양자물리학자인 자우어는 아내의 선거운동에도, 공식석상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을 당연시 여긴다. 1년에 한번 바이로이트 오페라 축제에만 메르켈과 함께 참석하기 때문에 ‘오페라의 유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외적으로는 방임에 가깝지만 가정에서만큼은 알뜰살뜰 아내와 함께하는 것이 그만의 내조법이다. 메르켈은 “남편과 직접 야채를 기르고 정원 일을 하며 주말을 보낸다. 요리를 함께 해서 먹는 오붓한 시간을 즐긴다.”고 전했다. 평범한 ‘집밥 한 끼’가 유럽의 여제, 메르켈 총리의 원동력인 것은 남편 자우어가 함께 하기 때문이다. 

 
한편 서양권의 ‘퍼스트 허즈번드’들은 이처럼 대체로 좋은 평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시아권의 ‘퍼스트 허즈번드’들은 좋지 않은 사안으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옥스포드 대학 파티에서 영국 메이 부부를 연결해 준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 총리는 35세의 나이로 첫 이슬람권 여성 총리가 된 아시아 여성지도자의 상징이다. 그러나 부토가 1988년 총리직에 올랐을 때 그의 남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는 ‘미스터 10%’라는 오명을 얻었다. 부인의 직위를 이용해 이권사업 허가를 내줄 때마다 뇌물을 10%씩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그럼에도 자르다리는 부인의 후광을 업고 대통령 자리까지 올랐다. 야당 파키스탄인민당(PPP)를 이끌며 정권 재창출에 도전하던 부토가 2007년 폭탄테러로 암살당하자 PPP 대표를 맡아 2008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해 9월 대통령에 당선돼 2013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부토와 더불어 아시아의 대표적 여성 지도자였던 필리핀의 글로리아 마카파갈 아로요와 인도네시아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도 남편들이 모두 부패에 연루돼 곤혹을 겪었다. 아로요 전 대통령은 자신니 재임시절 선거부정과 부패의혹으로 체포된 데 이어 남편 호세 미겔 아로요도 부패에 연루돼 외국으로 망명하기도 했다. 메가와티의 정치적 외조자였던 남편 타피크 키에마스는 각종 이권사업에 개입해 문제가 됐다. 유형은 다양하지만 세계의 정상에 우뚝 선 글로벌 여성 리더들이 안정적인 정치기반을 마련한 데에는 ‘퍼스트 허즈번드’들의 비중이 매우 큰 만큼, 앞으로도 이들의 행보를 주목해 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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