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배우 이재용, 진정 어린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명품 배우
[단독 인터뷰] 배우 이재용, 진정 어린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명품 배우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6.08.04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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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진정 어린 연기로 대중과 소통하는 명품 배우

“대중과 함께 문화를 향유하며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지도 없이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 그 이름은 배우


우리는 연극 무대와 스크린, 그리고 브라운관을 통해 하루에도 수많은 배우와 소통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연기를 바라보고, 그들의 캐릭터에 빠져들어 때론 울고 때론 웃으며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을 떨치고 대리만족을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배우, 즉 연기하는 사람들은 언제부터 대중과 만나게 되었을까? 

 
배우라는 직업의 기원은 기원전 5세기 무렵 고대 그리스 연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졌다. 당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Actor가 아닌 ‘대답하는 사람’이라는 뜻의 히포크리테스(Hypokrites)라고 불렸다. 디오니소스신을 모시는 원무 합창에서 중앙의 지휘자가 합창단의 물음에 대답하는 형식으로 신의 수난기를 노래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으며 이것이 배우의 시초이다. 참다운 의미의 직업적 전문배우가 확립된 것은 르네상스 초기 이탈리아의 코메디아 델 라르테로 알려진 즉흥희극 상연 무렵부터라 할 수 있다.

 
화려한 조명 속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대중의 사랑을 받는 배우. 하지만 그들에게도 남모를 어려움이 있다. 특히 배우는 기묘한 위치에 존재하기에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관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알려졌다. 그렇기에 이들은 지도 없이. 또는 지도가 있어도 못 본 척하고 낯선 길을 떠나는 여행자로 비유되기도 한다. 이는 배우 스스로가 순수함을 지녀야 하며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해야한다는 의미로도 전해진다. 그럼에도 반복되는 상황에 익숙해지면 안 되고 창작자와 실연자의 사이에서 자신을 빛내는 교묘한 예술의 한 영역이 배우이자 이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연기인 것이다. 배우는 자신의 모든 신체를 이용해 낯선 목적지를 지도 없이 향해야 하기에 1,000명의 배우가 있다면 그들 각각의 1,000가지 연기론이 존재하게 된다. 작가론, 연출론보다 정형화된 연기론이 부족한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배우 이재용이 밝히는 대중과의 소통법


연극, 드라마, 영화 등이 끝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주인공에서 쏠린다. 대중도 이들에게 환호를 보내며 이후에도 이들만을 기억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려하게 빛나는 주인공 옆에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며, 그들을 더욱 빛나게 도와주는 조력자가 존재한다. 우리는 얼마 전까지도 이들을 조연이라는 이름 속에 쉽게 잊었었지만, 최근 이들은 명품 조연 또는 신스틸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신스틸러, 말 그대로 장면을 훔치는 사람으로 이들은 대중 미디어 속에서 훌륭한 연기력이나 독특한 캐릭터로 때로는 주인공보다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받게 되었다. 어느새 연기 경력 30년이 훌쩍 넘은 배우 이재용 역시 매 작품마다 사연 있는 캐릭터를 디테일하게 살려 대중에게 신스틸러로 각인되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세계를 구축해왔다. 얼마 전 마무리된 SBS 드라마 ‘대박’에서 김창집 역할을 훌륭히 마무리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배우 이재용. 연기 못지않게 음악을 사랑하는 그가 즐겨 찾는 스튜디오에서 그의 연기 철학과 그가 생각하는 대중문화 발전의 방향을 이슈메이커가 함께 해보았다.  

 

Q. 보통 한 작품을 마무리하면 어떻게 지내시나요?


- 평소 작품 활동을 하면서 자주 만나지 못했던 지인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집니다. 촬영 기간에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지만 이 시기에는 한 번 마시기 시작하면 끝을 볼 때 까지 마시며 서로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술자리가 시작되면 날이 샐 때까지 마시는 경우도 많아요. 사람들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는 자신을 내려놓기 쉽지 않고 진실한 모습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 술잔을 나누며 가면을 벗고 자신의 인생을 타인과 소통하며 공유할 수 있습니다. 특히 배우로서 다른 사람들의 삶을 잘 관찰하는 것도 중요한데 술자리를 통해 진실한 인간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기에 이 시간은 공부도 되고 연기 활동에 도움도 되기에 제가 술자리를 즐기는 이유입니다.

 

Q. 문화와 예술 발전을 고민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배우로 알고 있습니다.


- 문화계, 예술계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하려고 합니다. 특히 제 연기 인생의 뿌리였던 부산 지역의 대중문화 저변 확대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1~2번은 부산 또는 인근 지역을 방문해 이곳에서 활동 중인 문화·예술계 지인들과 만남과 행사 참여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대중문화의 발전은 1~2년 안에 해답이 도출되는 것이 아니기에 시간을 두고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틈틈이 지금 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 스튜디오를 찾습니다. 배우가 가지고 있는 것이 몸과 소리니깐 이곳에서 후배들과 노래 부르는 것을 즐기며 향후 음악 관련 활동들도 준비해보고자 합니다.

 

Q. 연극 영화과나 영화과 출신이 아닌 것으로 아는데 연기에는 어떻게 입문하셨나요?


-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며 철학을 전공 했습니다. 연기에는 사실 큰 뜻이 있거나 거창하게 시작한 부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대학 시절 접한 연극은 저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무대장치. 미장센, 배우들의 연기 등 모든 것이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당시 공짜로 연극을 볼 수 있다는 순진하고 단순한 생각으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고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Q. 대학 시절 배운 전공인 철학이 연기 활동에도 도움이 되었을까요?


- 물론입니다. 앞서서도 이야기했지만 연기자에게 있어서 가장 필요한 공부가 사람을 잘 관찰하는 것입니다. 철학을 전공했기에 당시부터 사람들의 행동과 그 이유를 분석해왔고 점차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특히 철학이라는 것이 사람, 우주, 사랑 앞에서 사람의 행위를 모두 보여주고 하나로 통하게 도와줍니다. 그렇기에 철학, 그리고 인문학은 배우들이 당연히 공부해야 함을 강조하고 싶고 이를 추천합니다.


 

 

 

Q. 연극을 통해 연기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대중과 가장 소통하기 좋은 대충 매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 연극도 좋고, 영화도 좋고, 드라마도 좋지만, 영화와 연극은 대중이 직접 찾아서 봐야 하며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명백한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매체의 파급력은 드라마가 가장 높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매체는 연극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최근 드라마의 경우 쪽 대본이 만연하지만 연극의 경우 보통 3개월 정도의 시간을 한 캐릭터에 몰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만든 지 하루가 지난 와인과 1년이 지난 와인의 맛 중 어떤 와인이 더 뛰어난지 먹어보지 않아도 아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렇기에 연극 무대가 항상 그립고 지금은 잠시 떠나있지만 언젠가 좋은 기회가 된다면 연극 무대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나고 싶습니다.

 

Q. 그렇다면 배우 이재용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인생 캐릭터는 무엇입니까?


- 34년 연기 인생 속에서 소중하지 않았던 작품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대중에게 처음 배우 이재용을 제대로 알린 작품은 영화 ‘친구’라고 생각하기에 여전히 기억에 남습니다. 더불어 제가 가장 치열하고 몰입하며 임했던 작품은 SBS 드라마 ‘야인시대’였습니다.

 

Q. 대중이 기억하는 배우 이재용의 이미지는 항상 무겁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입니다. 혹시 대중에서 경쾌하고 밝은 모습을 보여줄 생각은 있으신지요?


- 대중들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지금까지 시트콤과 B급 코미디 영화에 출연한 적도 종종 있습니다. 무겁고 진중한 드라마와 영화도 재미있지만 가끔 분위기 전환이 되며 즐겁게 촬영할 수 있는 이와 같은 작품들도 흥미롭게 생각하며 참여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tvN에서 제작한 ‘콩트앤더시티’라는 작품에도 참여했고, 같은 방송국에서 제작 중인 ‘어쩌다 어른’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섭외 요청이 온다면 예능 프로그램 출연도 흔쾌히 응할 생각입니다.

 

Q. 34년간의 배우 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언제인가요? 


- 아무래도 가장 어려웠던 시절은 무명 연극배우 시절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연기를 하던 시절 대부분의 연극배우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저 역시도 당시 주식은 라면이었고 돈 천 원으로 하루를 지내기가 부지기수며 연봉도 5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그 당시를 버틴 끈기와 오기가 지금의 배우 이재용을 만들어준 든든한 버팀목이었습니다.  

 

Q. 본인이 납득할 수 없는 작품과 역할을 만날 때는 어떻게 극복하는지도 궁금합니다.


- 배우가 가장 행복한 순간에 자기 옷을 입은 것처럼 꼭 맞는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인데 저의 경우에는 대다수 작품에서 주인공 보다는 조연이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렇기에 제 몸에 꼭 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고, 작가와 감독이 캐릭터의 일관성을 저해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럴 때는 저에게 주어진 역할에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튀기보다는 스스로 타협을 합니다. 또한 한 장면 한 장면 진실하고 정확하게 연기하면 대중들이 저의 진정성을 알아주는 것 같습니다.

 

Q. 앞으로 대중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으며, 향후 계획이 있다면 이야기 바랍니다.


- 지금까지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에 큰 욕심은 없습니다. 그리고 배우는 하나의 이미지에 갇혀 버리면 그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대중에게 어떠한 연기자로 기억되고 싶은 부분은 없으며, 그냥 지금처럼 묵묵히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 대중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작품 활동 이외에도 대중이 문화를 향유하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에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최근 대중 매체 성공의 관건은 진정성과 진실함이다. 하지만 국내 방송 시스템 여건상 쪽 대본이 난무하고 철야 작업이 반복될 수밖에 없기에 연기자들이 진정성을 갖고 대중과 소통하기란 쉽지 않다. 이와 같은 작금의 현실에서 배우 이재용은 사소한 한 장면이라도 최대한 진실한 연기를 선보이는 것이 대중에 대한 예의이자 자신이 추구하고 생각하는 연기 철학임을 강조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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