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Report Ⅱ] 2세 경영시대
[Social Report Ⅱ] 2세 경영시대
  • 김동원 기자
  • 승인 2016.08.04 1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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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동원 기자]



 

현대판 세습제, 가업 잇는 2세들

조기 경영교육은 긍정적, 능력 없는 후계자는 문제


 

 

 


재벌 2세, 고관대작 2세 등 집안의 강점을 이용해 자신의 인생을 펼쳐가는 이들이 있다. 흔히 ‘후계자’라 불리는 이들은 최근 ‘금수저’, ‘흙수저’론이 만연해짐에 따라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업을 잇는 풍토가 법조계에서도 만연해지면서 후계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졌다. 이들은 일찍이 진로의 답을 찾아 관련 공부를 시작해 전문성이 높다는 의견이 있지만, 반면 능력 없이 집안의 권위로 권력을 행사해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는 재벌 2세


역사를 살펴볼 때 과거 왕의 자리는 세습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차기 왕의 유력한 후보인 세자는 어렸을 때부터 왕이 되는 교육인 ‘서연’을 받았다. 이러한 세습제는 현대사회에서 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명 ‘재벌 2세’라 불리는 유력한 차기 기업 대표자들은 어렸을 때부터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재벌 2세들은 보통 대학교를 졸업한 후부터 기업 경영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병석에 누우면서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에 처음 입사하기 전부터 그룹 내에서 꾸준히 경영수업을 받아 다방면으로 지식과 경험을 쌓아갔다. 해외의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 양성과정 연수를 비롯해 세계 곳곳의 삼성 사업장을 방문했으며, 삼성전자를 대표하여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과 각계 유명 인사들을 만나며 국재적인 감각을 키웠다. 비록 2000년대 초반 첫 경영시험 자리였던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널’ 사업을 실패했지만, 이후 그가 주도해 제작한 ‘갤럭시 S2’가 성공가도를 달리면서 차기 리더로서 입지를 구축해나갔다.

 
어렸을 때부터 경영에 관한 교육을 받고 청년일 때 기업에 입사해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재벌 2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중앙대학교 경영학과의 한 교수는 “기업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후계자가 어렸을 때부터 경영 노하우를 익히는 것은 차후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 “기업 대표가 재산과 경영권을 환원하거나 제3자에게 물려주지 않는 이상 기업 후계자들의 조기 교육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한국 기업이 가족경영으로 운영되므로 이에 필요한 조기 교육을 통해 기업 발전을 이뤄갈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2세의 길보다 새로운 1세의 길을 선택


능력 없는 기업 후계자에 대한 질책도 있다. 지난 6월 20일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재벌 2, 3세들이 편법 상속, 불법적 경영권 세습을 통해 경영에 참여하는 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독과점 규제 등 가용한 수단을 동원해 방만한 가족경영 풍토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구십을 넘긴 아버지와 두 아들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싸우고 있다. 국민 모두가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며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유권은 존중돼야 하지만 아들 딸, 심지어 일가친척들까지 모두 경영에 나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세계적인 해운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타계한 두 대기업 총수의 부인들이 관리했다. 전문 경영인이 맡지 못할 무슨 이유가 있느냐”며 “대기업의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경영권 세습의 방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재벌 2세의 길을 내려놓고, 새로운 1세가 되기 위한 길을 택한 이들도 있다. 대표적인 사람이 지난해 해군에 지원한 최민정 소위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다. 중국유학 중에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 정도로 자립심이 뛰어났다고 알려진 최 소위는 현재 충무공 이순신함에 배치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용만 두신그룹 회장의 장남 박서원 씨는 대학 시절 친구들과 광고회사를 설립했다. 경영에는 관심 없던 그는 친구들과 광고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설립 3년 만에 한국 최초로 국제 5대 광고제를 휩쓸었다. 기업 경영보다 자선 활동에 더 큰 관심을 두는 재벌가 자제도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루트임팩트 대표다. 그는 대학 시절 사회적 기업 동아리를 설립해 자선 사업을 시작했고, 2012년 비영리 사단법인을 설립해 사회적 기업가들을 배출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누구나 부러워할 재벌 2세의 자리를 두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길을 찾는 이들의 모습은 돈만 추구하는 현 사회에 새로운 경종을 울리고 있다.


 

▲ 최근 로스쿨로 인해 법조인 사이에서 직업을 대물림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법복 대물림 되는 수단, 로스쿨


기업의 후계자 방식이 최근에는 법조계에서 이뤄지고 있다. ‘로스쿨’제도 탓이다. 실제로 검사 출신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은 중앙대 로스쿨에 들어갔다. 손용근 전 사법연수원장의 아들과 딸은 모두 서강대 로스쿨을 수료했고, 안창호 헌법재판소장의 아들은 성균관대 로스쿨을 나왔다. 서현수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의 딸은 아버지가 고문으로 있는 법무법인 삼우에 취직했다. 현병철 전 국가인권위원장의 아들은 한양대 로스쿨에 들어갔다. 현병철 전 위원장은 한양대 법대에서 20년 넘게 재직했다. 이처럼 고위층 자녀들은 로스쿨을 통해 재산과 직위를 대물림하고 있다. 로스쿨의 비싸다고 알려진 학비가 고위층에게는 부담이 적고, 입학과 수료도 사법시험보다 쉬운 편이기 때문에 고위층과 법조인 자녀들은 이 제도를 통해 가업을 잇고 있다. 조성환 바른기회연구소 소장은 “고관대작의 자녀들에게 로스쿨은 매력적인 곳”이라며 “누구나 법조인이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로스쿨은 현대판 음서제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재벌 2세를 비롯해 창업자 2세, 고관대작 2세 등 집안의 강점을 이용해 자신의 인생을 펼쳐가는 이들이 있다. 사회적으로 이들에 대한 관심은 높다. 특히 ‘금수저’, ‘흙수저’ 론이 만연해짐에 따라 일명 금수저에 대한 저소득층의 비난과 로망이 함께 존재하면서 이러한 후계자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커졌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의 한 교수는 “태어나는 것은 사람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적어도 살아가는 길에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며 “2세에 대한 동경이 있지만, 그 자리를 누구나 갈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1세가 있었기 때문에 2세가 있다. 2세로 태어나 자신의 길을 걷는 후계자가 있듯이 새로운 1세를 시작하는 이들도 있다. 1세와 2세 사이에 각 강점이 있듯 이들을 지원할 사회적 기반이 있어야만 미래의 한국이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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