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Report Ⅲ] 정치 대물림 현상의 심화
[Social Report Ⅲ] 정치 대물림 현상의 심화
  • 김갑찬 기자
  • 승인 2016.08.04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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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금수저가 금배지를 다는 시대

정치가문의 후광 vs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문제없어


 

 

 

 


이 시대의 청년들은 자신들이 살아가는 대한민국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오랜 경기 침체와 취업난 속에 이들의 고민은 점차 깊어졌으며 3포 세대, 헬조선 등의 자조 섞인 신조어가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더욱이 최근 우리 사회는 ‘수저론’으로 뜨겁다. 이는 자신이 속한 계층을 가늠하는 기준으로, 부모의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에 따라 자신의 위치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SNS를 통해 시작된 금수저, 흙수저 논란은 이제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다. 이처럼 부와 지위의 세습이 점차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상황에서 정치권도 수저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20대 국회 다수가 2세 정치인


20대 총선 이후 4선에 성공한 정진석 원내대표가 새누리당 신임 원내 대표로 선출되며 새누리당, 정부, 청와대의 주요 요직은 2세 정치인의 몫이 되었다. 모두가 알다시피 박근혜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이어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부녀 대통령이며,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부친 역시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이다. 최근 선출된 정진석 원내 대표의 부친은 6선 의원을 지낸 정석모 전 내무부 장관이며,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내각에서 활발히 정치 활동을 펼쳤고 유치송 전 민한당 총재와도 10~12대 국회에서 함께 의원직을 수행했다. 

 
이 밖에도 20대 국회에서는 2세 정치인을 다수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은 제5대 국회의원이었다. 유승민 의원은 13,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수호 전 의원의 아들이며, 지난해 작고한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차남인 장제원 당선자도 무소속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정우택 의원의 부친은 정운갑 전 농림부 장관이며 홍문종 의원은 민정당 국회의원을 지낸 홍우준 전 의원의 장남이다. 김세연 의원 역시 김진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의 아들이자 한승수 전 국무총리의 사위로 알려졌다. 

 
야당에서도 아버지를 이어 국회에 입성한 2세 정치인들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서울 마포갑에서 여권의 유력한 대권 주자 가운데 한 명인 안대희 전 대법관을 꺾고 3선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의 아버지는 고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이다. 같은 당의 김영호, 김정우 의원의 선친은 당선자는 6선 의원을 역임한 더민주 김상현 상임고문과 더민주 김철배 고문이다. 국민의당 비례대표 7번으로 당선한 김수민 의원 역시 새누리당 전신인 신한국당에서 14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김현배 전 의원에 이어 금배지를 달게 되며 부녀 국회의원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해외 정치 명문가도 다수 존재


2세 정치인 중 다수는 어려서부터 부모의 정치 활동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며 이른 나이에 정치계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경우 1996년 만 31세라는 어린 나이로 정치권에 발을 디뎠으며, 15대부터 19대까지 5선 의원을 거쳐 현재 경기도지사직 맡고 있고 차기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도 18대  총선 당시 당내에서 가장 어린 나이인 36세 때 국회에 입성했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 역시 40대 초반 부친의 지역구에서 당선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다. 

 
이들 2세 정치인들은 부는 물론 권력까지 대물림한다는 대중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이들의 국회 입성에서 가장 큰 공통점으로 알려진 부분은 부친의 지역구 대물림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부친이 의원 재임 기간 중 세상을 떠나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 인생을 시작했으며 노웅래 의원과 정호준 의원도 마포구와 중구에서 각각 국회의원에 당선되며 부친의 지역구를 이어받았다. 정치 전문가들은 부친의 지역구 대물림은 해당 지역의 인맥은 물론, 평판과 후광효과까지 고스란히 가져온다고 강조한다. 보통 정치 신인이 지역구 당선을 위해 본인을 알리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부친의 지역구 대물림과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들은 분명히 정치 2세들에게는 크나큰 장점이 될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도 정치 2세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미국의 경우 대통령만 두 명 배출한 부시 가문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케네디 집안 등 정치 명문가가 수없이 많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치르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였고, 공화당의 젭 부시 후보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이다. 일본의 경우 2세 정치가 세습정치로 불리기도 한다. 2012년 일본의 한 언론에 따르면 중의원 선거 당선자 480명 중 24%에 이르는 114명이 부모나 조부모가 국회의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의 상·하원 의원이 보통 5% 내외에 이르는 세습률을 보이는 것이 비하면 현저히 높다는 지적이다. 현재 일본의 아베 총리 역시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세습정치의 대표주자로 손꼽힌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국 사회가 주택난이나 교육 문제 등으로 한 지역에 정착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고, 사회가 합리화되면서 가문보다 개인의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며 국내 정치가 해외 사례처럼 정치 세습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게 내다봤다. 그럼에도 2세 정치인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역시 세습정치를 막기 위한 방안은 필요하다고 정치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더불어 이들은 세습 정치의 만연으로 전문성이 결여된 정치인이 다수 등장해 전반적인 정치 수준이 떨어지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정치권의 역동성이 줄어들 경우 국회와 국민 사이의 괴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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