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사물 한계 극복한 새로운 전자소자 개발
인간·사물 한계 극복한 새로운 전자소자 개발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07.02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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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인간·사물 한계 극복한 새로운 전자소자 개발

지속적이고 신뢰가 바탕된 연구 풍토 조성 필요

 

▲2003 ~ 2004 서강대학교 화학과, 박사 후 연구원
2004 ~ 2009 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 Champaign (UIUC), 재료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
2009 ~ 2013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조교수
2013 ~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부교수

2000년 중반부터 섬유 센서, 섬유 회로보드 등 핵심기술과 생체 모니터링, 소방용·군사용 등 특수 분야 의복에 대한 연구의 한 일환으로 발전하게 된 전자섬유(e-textile)산업. 최근 이 산업은 다양한 신기술과 접목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 인공 섬모 구조를 이용한 전자섬유 제작 기술을 개발해 세계 학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의 고흥조 교수와 그의 연구팀을 만나보았다.

 

 

웨어러블의 장점 극대화할 전자섬유 기술 개발

미래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최근 각광받고 있는 웨어러블 디바이스(Wearable device). 손안에 컴퓨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장소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지만, 현재의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몸에 착용해야만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의 고흥조 교수는 의류나 울퉁불퉁한 돌멩이 등 여러 사물에 부착할 수 있는 패치형 전자섬유를 개발해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었다.
 

  기존의 전자소자 기술은 평면형 소자에만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옷이나 돌멩이 등과 같이 굴곡진 표면은 인쇄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간혹 접착력을 높이고자 접착제를 대량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되면 옷이나 돌멩이 표면이 갖는 고유의 특성을 잃을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고 교수와 연구팀은 매우 얇은 박막형 전자소자의 가장자리에 인공 섬모를 만들었다. 섬모란 매우 가느다란 털을 가리킨다. 이 인공 섬모가 굴곡진 면을 감싸면서 부착된 전자소자는 떨어지지 않게 되었고, 소량의 접착제를 사용해도 모세관(capillary tube) 현상에 의해 전자가 섬모 근처로 몰리기 때문에 접착력 역시 우수해지는 결과를 얻게 된 것이다. 실제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원의 셔츠 위에 인공섬모를 이용한 전자소자를 붙인 뒤 생활하게 했고, 세제를 섞은 물에 20분간 담가 세탁한 뒤 20분간 행구고 건조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 전자소자는 망가지지도, 옷에서 떨어지지도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6월 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고흥조 교수는 “저희 연구팀에서는 원하는 장소에 여러 전자소자의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기술인 ‘Stick-&-Play’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즉, 생물학적 진화의 한계를 전사 인쇄 기술을 이용해서 극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경우, 오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소자 기능을 장착할 수 있을 것이며, 인간 외에서 사물에도 여러 가지 센서를 장착시킬 경우 주위 환경 감시 구축망을 촘촘히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라고 힘주어 전했다.

 

 

▲ 위에서 왼쪽부터 현유준(박사과정), 강상명(석사과정), 유성광(석박통합과정), 박종준(석사과정). 두 번째 줄 왼쪽부터 장훈수(박사과정), 황영규(박사과정), 고흥조(지도교수), 유정일(박사과정), 강성현(석사과정), 김기관(석박통합과정). 맨 아래 왼쪽부터 이지훈(석박통합과정), 김희제(석사연구원), 허윤정(석사연구원)

 

 

좋은 연구를 위한 내·외부 환경의 균형 필요

고흥조 교수 연구팀의 이 같은 연구들은 사용자의 신체기능을 체크하는데 크게 이바지할 전망이다. 실제 전자섬유 산업은 2000년 중반부터 섬유 센서, 섬유 회로보드 등 핵심기술과 생체모니터링, 소방용·군사용 등 특수 분야 의복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었다. 이러한 첨단의류는 실용화 단계를 거쳐 상용화되고 있다. 과거 이라크 전쟁에서 등장한 미군 특수군복은 병사의 현재 위치, 혈압, 맥박, 심장박동, 호흡, 칼로리 소모량 등 몸 상태를 측정하는 센서를 통해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전송되면, 군의관은 데이터를 분석해 부상 정도에 따라 치료순서를 결정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었다.
 

  여기에 활용된 유연한 전자소자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모든 소재들을 박막형으로 제작해야 하는데, 직접 공정에 어려움이 따르는 경우도 있다고 고 교수는 전한다. 이 같은 경우 다른 기판에서 제작한 후 원하는 플라스틱 기판에 옮기는 방법을 적용하게 되는데, 이는 소자 제작 후 원하는 표면에 옮길 때에도 활용하게 된다. 이 모든 기술을 초박막 전자소재 및 소자의 전사 인쇄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고흥조 교수는 “연구실에서 진행 중인 인공 섬모를 이용한 전사 인쇄 기술은 다양한 사물 및 동·식물에 친환경적으로 전자소자를 부착시킬 수 있습니다. 즉, 표면의 특성이나 심미성을 보존하면서 다양한 전기·전자 소자 기능을 추가시킬 수 있는 것입니다. 이를 활용한다면 주위 환경 또는 생체신호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필요시 능동적이면서 선제적으로 위급한 사항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연구팀은 인공 섬모를 이용한 인쇄 공정의 단순화 및 소자 집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표면의 거칠기 모양에 상관없이 접착이 가능한 여러 인공 섬모 구조 개발을 통해서 플랫폼 기술로 발전시킬 것입니다”라고 앞으로의 연구과제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좋은 연구를 하기 위해 내부와 외부 환경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두 환경의 균형이 무너지면 연구자들이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집중력을 잃게 되기 때문에, 기관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지속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것입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구자로서 임팩트 있는 연구 결과 도출도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 사람에 의한 연구이기 때문에 그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고흥조 교수. 그는 자신도 주변 동료들과 가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기에 앞으로 좋은 연구 결과는 물론 인재 양성에도 매진해 감사함을 보답하고자 한다고 전한다. 교육과 연구 모두 성공적으로 펼쳐나갈 그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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