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사막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여자
메마른 사막에 희망의 씨앗을 심는 여자
  • 취재/심가현 기자
  • 승인 2012.01.27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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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희망고빌리지 건립 앞둬
[이슈메이커=취재/심가현 기자]

[Zoom In People]

이광희 부티크

 

[이슈메이커]저 멀리 남산이 보이는 이태원 언덕빼기, 그곳에 희망을 디자인하는 이광희 디자이너가 있다. 희망고를 국제 NGO로 등록하고, 희망고빌리지 건립을 위한 자선 바자회를 막 마친 후 만난 그녀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청아한 미소를 간직하고 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나는 기자의 눈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디자이너의 위엄보다는, 아프리카에 희망을 전달 할 생각에 들뜬 설렘을 가득한 소녀의 얼굴이 비쳤다.


희망고빌리지 건립 위한 바자 열어

최근 ‘희망고빌리지건립을 위한 바자’가 성황리에 끝났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물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죠. 처음 바자회를 추진하게 됐다는 말을 듣고 주변사람들이 모두 도와주려 했고 같이 동참하고 싶어해줘서 잘 마친 것 같아요. 또한 이번 바자회 통해 희망고 빌리지 건립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번 바자회에는 어떠한 분들이 참석했습니까?

“이번에는 유명한분들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대중들이나 일반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하기위한 바자회였습니다. 봉사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 일반 대중들과 봉사를 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분들과 같이 나누고 싶어서 샵을 대중들에게 오픈해 바자회의 장으로 만들었어요. 저는 이렇게 대중들과 함께 모여 희망고 건립을 얘기하는 것도 나눔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바자회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아서 놀랐어요. 바자회를 통해 기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는 것을 보고 이러한 바자회가 새로운 기부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바자회는 저에게 매우 뜻 깊어요. 그래서 매년 장기적인 행사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희망고빌리지가 7월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그렇게 빨리 건물을 지을 수 있느냐’고 놀랄 정도로 완공이 순조롭게 되고 있어요. 제가 일을 할 때는 추진력 있게 하는 편이거든요.(웃음)”

3년 전 김혜자씨 따라 간것이 계기 돼

 

어떻게 이러한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까?

“희망고빌리지는 망고나무가 자라는 동안에 좀 더 그들에게 현실적인 시설이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으로 추진을 한 것입니다. 그 외에 좀 더 다른 시각으로 봤던 것이 현재 한국의 아프리카 돕기에는 어린이 돕기밖에 없습니다. 전부 어린이 위주인데 현지에 갔을 때 저는 엄마들도 어린이 못지않게 배고픔은 똑같다고 느낀 것이죠. 그래서 저는 아이들에게 사탕을 주기 전에 엄마를 먼저 챙겼고 엄마들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엄마가 자립할 수 있어야 아이들도 먹여 살릴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희망고빌리지건립을 위해 그 동안 어떤 노력이 있었나요?

“부산에서 처음 희망고빌리지에 대한 방향을 반기문 UN사무총장님과 얘기를 나누게 됐어요. 사실 희망고빌리지의 도움을 주는 원칙이나 방법은 제가 희망고를 시작할 때 이미 생각해 뒀던 계획이에요. 그 시작에 뿌리를 지금 내리려고 하는 거죠. 그리고 현재는 후원자를 모으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후원자 없이는 희망고도 꽃 피울 수 없으니까요. 저는 후원자들에게 3만원 투자해서 100년을 도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투자라고 말씀드립니다. 도움도 결국은 소모성이에요. 희망고 자체도 후원자들에게는 한 번의 도움이지만 그런 것들이 뿌리를 내려서 지속성을 갖고 결과를 맺을 수 있는 기본 바탕인 것이죠.”

 

디자이너라는 직업과 희망고 일, 두 가지를 동시에 하기 쉽지 않을 텐데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크게 생각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쉽게 결정하고 행동하는 편이에요. 그런 제 성격이 희망고를 추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물론 힘든 점이 많아요. 희망고 일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서 힘든 점이 많습니다. 주변에서는 ‘NGO일은 은퇴 후 하는 일인데 어떻게 하냐’면서 놀라곤 해요. 요즘 저의 생활 대부분이 두 가지 뿐이에요. 매일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샵을 돌보고 오후에는 희망고 업무를 보죠. 지금은 두 가지 일에 집중하느라고 다른 일은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요.(웃음)”

 

처음 아프리카에 간 계기가 궁금합니다.

“김혜자 선생님과 개인적으로 굉장히 친한사이에요. 3년 전 월드비전에서 아프리카에 갈 때 한 자리 남아 우연히 따라가게 됐죠. 처음에는 구경삼아 갔지만 그래도 이왕 왔으니 혼자라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망고를 발견했고 수단의 망고나무가 귀하다는 얘기를 듣고 망고나무를 심게 된 것이 계기가 됐습니다.”

 

처음 수단에 가서 접했을 때의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우리가 보통 열악한 환경이라고 말을 하는데 그 말조차도 나오지 않았어요. 너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죠. 아프리카 외곽지역은 너무 열악해 전 세계적으로 도움을 주지 않는 곳이에요. 처음 갔을 때 그곳에 한국의 신부 한명이 이곳에서 도움을 주다가 병의 악화로 인해 한국으로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바로 그분이 울지마 톤즈의 故 이태석 신부였습니다. 워낙 오지였기 때문에 UN조차도 비상식량을 나눠주는 일 밖에 하지 않았던 곳이죠. 김혜자 선생님조차도 이렇게 열악한 곳을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으니까요.(웃음) 그런데 하필 제가 처음 간 곳이 가장 열악한 곳이었어요. 그렇지만 이상하게 싫지 않았던 것 같아요. 텐트에서 숙식을 해결했지만 편안한 마음이 들었고 왠지 모르게 행복한 기분이 들었어요. 주변사람들은 그 곳에서 줄곧 일해왔던 월드비전봉사자들보다 더 적응을 잘한다는 소리까지 들었을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저에게 맞는 일인 것 같아요.”

 

이미 대한민국 대표디자이너로 활동하시면서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고 계신데 이렇게까지 봉사활동을 하시는 특별한 연유가 있으신가요?

“그냥 봉사하는 자체가 즐겁고 재밌어요. 봉사라는 개념보다도 누구나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해요. 사실 접하지 못해서 그렇지 많은 사람들이 저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겁니다. 제가 얘기하는 나눔이라는 개념은 제가 있는 위치에서 봉사라는 일을 다른 사람들에게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임무인 것 같아요. 물론 혼자하면 편하지만 같이하면 더욱 그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이 바로 봉사죠.”

 

주요 고객층은 영부인, 30년간 최고의 자리 지켜

30년간 최고의 디자이너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그냥 죽어라고 열심히 해요.(웃음) 주어진 오늘에 싫건 좋건 피하지 않고 즐겼던 결과의 부산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을텐데요.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단어가 ‘책임’입니다. 사람들이 왜 사냐고 물을 때면 저는 항상 삶에 대한 책임 때문에 산다고 말해요. 직업에 대한 책임, 희망고에 대한 책임, 삶에 대한 책임 등 크고 작은 것에 대한 책임이 제 자신을 크게 붙잡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 삶에 대한 책임은 죽기 전까지 안고 살아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그렇게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괴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그냥 그런 책임이 삶을 살게 해주는 원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죠.”

 

평소 어떤 생활을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액세서리나 백은 전혀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게 편하고 욕심도 들지 않아요. 아프리카에서 생활이 불편하지 않은 것도 그 이유가 된 것 같습니다. 저는 본래 내성적인 성격이고 혼자 있는 것을 즐기는 편이죠. 원래 컴퓨터도 켤 줄 모르고 이메일도 사용할 줄 모릅니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기도 했고 내성적이라 고객들과도 직접 통화하는 일도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나 희망고를 하면서부터 인생관이 변했어요. 이제 컴퓨터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희망고를 후원해 주시는 분들께 한 분 한분 전화를 드리면서 감사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물론 고되죠. 하지만 보람이 더 큰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중장기 계획은 어떠합니까?

“희망고빌리지의 가장 큰 장점은 아프리카 중에서도 못살고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는 곳에 건립을 첫째로 한다는 것입니다. 정작 큰 단체들은 못사는 지역을 손길을 내밀지 않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희망고빌리지 모델 자체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이목을 끄는 프로젝트입니다. 희망고빌리지 첫 1호가 아프리카 튠즈에서 오픈을 하고나면 아마 다음 2호를 준비하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지면을 빌어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면 해주시기 바랍니다.

“봉사와 나눔은 우리의 삶에 최고의 엔터테이닝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게 하느냐가 저에게는 숙제입니다. 기쁨·행복·사랑은 남들과 같이 나눴을 때 더욱 커지는 것이고 더욱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자신이 나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보람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희망고를 건립하면서 나눔에 대한 개념정리와 방법을 통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자회도 축제처럼 즐기듯이 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단지 불쌍한 사람을 돕는다는 개념보다는 그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저도 제자신이 가진 것들을 나눠 줄 수 있고 그 사람들도 제가 나눠주는 작은 것에서 기쁨을 느끼며 저에게 행복감을 주는 동등한 나눔인 것이죠. 서로 다른 형태이지만 서로 주고받음으로서 희망고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고, 이러한 계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게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어요.”

대담/이종철 국장 정리/심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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