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新) 스펙 사회, 합리적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스펙 경쟁
신(新) 스펙 사회, 합리적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스펙 경쟁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05.30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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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합리적으로 변화하는 새로운 스펙 경쟁

 

자격증을 넘어 실무에 알맞은 경쟁력있는 인재들이 등장

 

 

 

지난 2007년 삼성그룹이 영어 말하기 능력에 비중을 두겠다고 선포한 데 이어 현대그룹이 SPA 영어구술능력평가에 관심을 가지며 국내 청년 스펙은 단순한 암기가 아닌 실무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했다.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다양한 중견기업이 스펙보다 직무능력을 우선시하며 국내 청년 구직자들의 스펙경쟁은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단순한 자격증 위주의 스펙 쌓기가 아닌 기술 스펙을 지닌 새로운 실무형 인재들이 국내 취업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구직자들이 넘쳐나는 국내 사회


구직자들을 위한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61.1%가 여름방학 때 이른바 ‘스펙 쌓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격증, 어학 공부, 경력을 위한 단기아르바이트 등 청년실업률이 10%에 달하는 국내 사회의 현실 속에서 경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발표된 정부 조사에 국내 청년 실업률은 10.9%를 기록한 바 있다. 청년 실업률은 최근 제조업의 실업자 증가와 재취업 인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거제, 창원, 통영 등 제조업 단지가 위치한 도시는 실업자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경상남도를 넘어 전국적인 현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실업 인구의 증가에 따른 구직난의 현실은 지난 1월 시행된 9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 수에서도 나타난다. 정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무원 시험 응시자는 전년 대비 3만 2천 명이 증가해 전체 청년 실업률을 0.5%를 견인했다. 상반기 기업들의 공채가 이어지며 밝혀지고 있는 입사경쟁률에 한 구직자는 “대기업 입사 경쟁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좀 더 스펙을 쌓아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봄철 졸업과 채용이 맞물리며 취업 경쟁률이 높아지지만, 2016년의 경우 사상 최악의 고용 대란으로 생각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봄철 이후 어려운 국내 경기 속에서 본격적인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이러한 고용 대란은 여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씨티은행과 바클레이즈 등 해외 투자은행들은 한국의 실업률은 대내외 수요부진과 기업 구조조정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변화의 여지가 적다고 분석했다. 이에 국내 사회의 제조업 신규 취업자는 증가세에 있지만, 서비스 인구와 건설업 인구는 계속된 감소세를 보여 전반적인 경제활동인구의 감소에 경제 위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와 같은 비임금근로자는 1만 4,500여 명 증가했지만, 상용직과 일용직을 포함한 임금근로자는 10만여 명이 감소해 이러한 심각한 취업난을 반영한 바 있다.

 

 

국내 채용 시장, 2016년은 변화의 한 해가 될 터


지난 2007년도 삼성이 단순한 암기식 영어 능력 인증 시험보다 현실에 적합한 영어 말하기 시험에 비중을 두겠다고 공개한 뒤 국내사회의 스펙경쟁은 새로운 흐름을 타고 있다. 특히 지난 2000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분사한 코스닥 상장사 크레듀는 2007년부터 영어 말하기 시험인 ‘OPIC(Oral Proficiency Interview-Computer)’을 운영해 취업준비생들의 이목을 끈 바 있다. 그동안 어학연수의 난립으로 인해 해외연수 경력이 큰 메리트로 작용하지 못했던 구직자들에게 OPIC은 자신의 어학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로서 주목받았다. 또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연간 시험 응시가능 횟수가 적은 다른 자격증에 비해 상시 응시할 수 있고 결과발표가 빠른 오픽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 2007년 2만 4천여 명이었던 오픽 응시자는 2013년 기준 15배가량 성장했다. 이러한 취업시장의 흐름에 맞춰 현대그룹은 ‘S.P.A.(Speaking Proficiency Assessment)’를 취업과 승진을 위한 자격 테스트로 지정했다. 이 시험은 단순한 영어 독해, 말하기가 아닌 실제 비즈니스 현장의 영어사용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대면 인터뷰 형태의 영어구술능력평가 시험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어학 스펙 시장의 변화는 암기가 아닌 실전에 뛰어난 구직자들에게 호재로 다가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최근 대기업이 숨은 인재들의 채용을 위해 ‘탈 스펙’을 지향하기 시작하며 취업시장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0세 정년과 임금피크의 본격화 등 정부의 지원과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정책이 이어지며 인재 채용에 부담감이 줄어든 기업들은 ‘탈스펙 채용’을 위해 인재 채용의 틀을 바꾸고 있다. 삼성, SK, LG 등 21개 주요 그룹은 지원서에 학점, 어학성적, 사진, 가족관계 등을 기재하지 않도록 하거나 블라인드 면접을 도입하고 있다. 취업 포털 사람인에 따르면 이들 21개 주요 기업은 불필요한 형식상의 이력이 아닌 면접이나 기술 스펙을 통한 실무에 중점을 둔 채용 형태로 변화했다. 또한, 금융기업들은 핀테크의 발달로 금융보다 정보기술(IT)에 전문성을 지닌 인사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기업들의 인재 채용 형태 변화에 중견기업들과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벤처 기업들의 채용도 기술 스펙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채용 시장의 변화에 오픽을 중계하던 크레듀의 외국어 서비스 부문 매출이 감소하는 등 지난 2014년 이후 어학 교육 시장이 전반적인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채용 시장에서 어학 능력은 기본으로 변화한 지 오래다. 한 코스닥 상장 기업의 인사 관리자는 “기본적인 취업 스펙 이후에는 자신이 목표로 하는 회사의 실무에 관계된 기술 스펙을 준비하는 것이 경쟁이 심해진 채용 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입니다”라고 말하며 ‘입사 이후 바로 실무에 투입될 수 있는 기술 스펙은 물론 인성과 같은 시대 흐름에 맞는 분야가 최근 기업의 인사 채용에 중점이 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청년실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국내 현실 속에서 성공적인 취직을 위해 구직자들에게 단순한 스펙 쌓기가 아닌 목표를 지닌 활동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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