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내 항암제 작용 부위 보여주는 화합물 세계 최초 발견
암세포 내 항암제 작용 부위 보여주는 화합물 세계 최초 발견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05.20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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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암세포 내 항암제 작용 부위 보여주는 화합물 세계 최초 발견

 


‘진정한 의미의 과학 강국 도약에 이바지 하고파’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암’. 현대인들에게 암은 매우 두려운 질병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나 치료 기전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대표적 암 치료 방법으로 잘 알려진 항암제 치료는 정상 세포도 공격하기 때문에 구토, 발열, 탈모 등의 부작용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이 같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으로 펼쳐지고 있으며, 분야를 막론한 융합 연구가 펼쳐지고 있다.

 

 

 

 

항암제 약물 기전 메커니즘 파악의 중요한 단서 제공

최초의 백금 항암제로 잘 알려진 시스플라틴. 지난 1964년 로젠버그(1926~2009)가 발견한 이 물질은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항암효과가 입증되며 대표적 항암제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항암제의 시초인 것이다. 하지만 시스플라틴과 같은 백금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현재 대부분의 항암제들은 신장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있었고, 계속 사용하게 되면 복용의존증이 발생하는 한편 약의 저항력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세계의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펼쳐왔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발표하지는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국내 한 연구자가 암세포 내 항암제 작용 부위를 보여주는 화합물을 발견해 세계 학계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인천대학교 에너지화학공학과의 이창연 교수 연구팀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창연 교수는 백금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플라틴과 같은 항암제의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새로운 루테늄(ruthenium), 이리듐(iridium)과 같은 금속을 기반으로 하는 금속-고리 초분자 화합물을 합성하고, 이들을 항암제로써 활용한 연구로, 기존의 시스플라틴보다 약 3배 이상 우수한 항암효과를 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개발된 초분자 화합물은 형광 표지 물질인 보디피(Bodipy)를 함유, 암세포 내 어느 부위에 약이 작용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을 갖는다. 이는 암세포 내 특정 부위에 맞는 약 개발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번 논문은 ‘새로운 보디피 기반 루세늄, 이리듐 금속 고리 화합물의 세포 내 위치 및 항암효과’라는 제목으로 이 교수와 인천대 박사 후 연구원인 가젠드라굽타 박사, 인도 보수연구소 만다 교수 연구팀, 전남대 이준승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된 연구로 영국왕립화학회의 권위 학술지인 ‘케미컬커뮤니케이션즈’(Chemical Communications) 3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세계적으로 연구의 우수성을 입증받았다. 
 

  이창연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항암제의 약물 기전 메커니즘을 파악하는데 매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됩니다”라며 “인천대학교에서 지난 2014년부터 시행 중인 우수 외국인 박사들을 연구원으로 초빙·지원하는 Post - Doctor 프로그램의 지원을 바탕으로 이 같은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대학 차원에서의 이 같은 지원을 통해 더 좋은 결과들이 배출되길 희망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인천대학교 에너지화학공학과 이창연 교수 연구팀

 

 

선택과 집중, 그리고 유기적 연구 환경 조성 중요

촉매는 소량으로 화학반응의 속도를 조절하는 물질로 잘 알려져 있다. 에너지를 절약할 수도 있고, 효율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도 있다. 미래사회에 필수불가결한 물질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류에 맞춰 현재 이창연 교수는 크게 화학반응 촉매제 개발과 항암효과를 갖는 물질에 관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특히, 이들 모두 유기물과 무기물이 융합된 유-무기 혼성 물질을 합성하여 사용하고 있다. 즉, 유기물과 무기물을 사용하여 거대 고리 초분자화합물(supra molecule)을 합성하거나, 유기물과 무기물이 연속적으로 결합되어 큰 표면적을 형성하는 신물질인 금속-유기 골격체(MOFs)를 합성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항암제 연구나 화학반응 촉매연구에 대한 응용 연구를 펼치고 있다.
 

  실제 이 교수는 과거, 주로 유기물과 무기물이 혼성된 유기-금속 화합물들의 화학적, 전기적 특성에 대해 연구하는 기초연구를 수행했지만, 이후 금속-유기 골격체라는 신물질을 합성하고 이들의 에너지 이동현상, 가스 분리, 천연가스 저장 능력, 이온전도도 등에 관한 연구를 펼치며 연구 분야를 확장해왔다. 그 결과 이번 ‘초분자 화합물’ 항암제 활용 연구 결과 발표는 물론 매우 표면적이 큰 다공성 신물질을 활용하여 백금을 대체할 연료전지 촉매, 환경오염물질 제거용 광촉매, 유기 반응 촉매에 응용성을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하며 연구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다.
 

  이창연 교수는 “연구는 제 개인의 것이 아니라 학생들과 동료 연구진들 모두의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연구자가 가진 부분을 모든 이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연구뿐만 아니라 발표와 전달 능력 등 모든 부분에서 서로 유기적 관계를 바탕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의 조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연구자는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연구를 펼쳐야만 영향력 있는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야만 합니다.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의 효율적 예산 안배와 안정적인 연구 환경 조성이 시급합니다. 대한민국이 진정한 의미의 과학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큰 숙제인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연구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임펙트 있는 논문을 통해 개인이 아닌 연구진들의 연구력 입증은 물론, 나아가 학교, 국가 과학기술의 입지를 굳히는데 미약하게나마 이바지하고자 하는 이창연 교수. 오늘도 환하게 빛을 밝히고 있는 그의 연구실에서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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