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준의 공동구 설계 및 시공 기술 확보
세계 최고 수준의 공동구 설계 및 시공 기술 확보
  • 김남근 기자
  • 승인 2016.05.20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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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의 공동구 설계 및 시공 기술 확보

 


연구자의 의무이자 권리 지키기 위한 끊임없는 도전과 인내

 


지하 매설물들을 공동으로 관리 수용함으로써 미관의 개선, 도로구조의 보전 및 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하여 도로의 지하에 박스암거 형태로 설치된 시설물을 말하는 공동구. 현대 도시 사회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와 더불어 세계 각국의 도시화 현상이 급속히 진전됨에 따라 도시기반시설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때문에 공급처리시설이 도시의 기반시설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으며, 도시교통이 도시발전에 관건이 됨에 따라 공동구의 중요성이 재인식 되고 있다.

 

 

▲2001.09 ~ 2002.05 Penn State Univ 조교수
2002.06 ~ 2006.02 KAIST 조교수
2006.03 ~ 2012.02 KAIST 부교수
2012.03 ~ 현재 KAIST 정교수

2010.03.17 젊은과학자상(대통령상) 수상,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2.04.25 한국터널지하공각한회 학회장상
2013.04.25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학술상
2014.08.15 한림선도과학자 선정, 한국과학기술한림원
2015.12.31 2015 KSCE-Springer Award

 

 

급격히 팽창 중인 공동구(共同溝) 시장의 돌파구 제시

최근 우리나라는 인구의 과밀과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는 물론 도로면적의 한계 등을 나타내며 교통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지하매설을 각 지자체·사업자가 각각 설치함에 따라 동일지점의 중복 도로굴착에 따른 교통소통의 지장을 초래케 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고, 이로 인해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점들은 차량소통에 악영향을 끼치고 사고를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지하 매설물을 일괄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공동구(Common duct, 共同溝)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최근 국내의 한 연구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도심지 소단면(Φ3.5m급) 터널식 공동구 설계 및 시공 핵심 기술을 확보하여, 자립형 기술 체계를 확립하고자 공동구에 대한 연구를 심도 있게 펼치고 있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건설 및 환경공학과의 조계춘 교수 연구팀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조계춘 교수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으로부터 건설기술연구사업의 일환으로 ‘경제적인 도심지 소단면 공동구 설계 및 시공기술 개발(총괄: 조계춘 교수/이하 공동구 연구단)’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22개의 기관들이 산·학·연 연구단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4년 6개월간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현재 도심지 라이프라인의 문제점은 가공선로에 의한 도시미관 저해 및 안전재해 우려가 있으며, 개별 매설에 따른 유지관리 난점, 도로 반복굴착의 문제가 있고, 단독구 건설에 따른 지장물 난립, 장기적 경제성 및 효율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도심의 경우 개착 공사로 민원 및 교통 혼잡이 크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는 최적의 방안 중 하나가 소단면 터널식 공동구 건설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연구와 관심이 미흡해 연구개발이 시급한 실정이다. 때문에 공동구 연구단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해 ‘소단면 터널식 공동구 건설의 활성화’를 위한 연구를 펼치게 된 것이다.
 

  조계춘 교수는 “공동구는 향후 10년간 총 6조 2,200억 원의 시장 규모가 추정될 정도로 관련 시장은 급격하게 팽창 중에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연구로 개발될 기술을 통해 공동구 공사비의 약 10%를 절감하고자 합니다. 이는 향후 10년간 약 6,220억 원에 이르게 됩니다”라며 “국내 공동구 설계 및 시공 기술의 수준은 현재 선진국 대비 10~70% 수준이지만, 이번 연구를 통한 각 핵심기술 획득시 세계 최고 수준의 공동구 설계 및 시공 기술 확보가 기대됩니다”라고 전했다.

 

 

국내 산업계의 신성장동력 제시 기대 

이웃 나라 일본을 비롯해 세계 대도시와 유럽 국가는 이미 공동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이를 확대·보급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정은 아직 미미하다는 평이다. 지하 매설물을 일괄 수용함으로써 반복적인 도로굴착을 방지하고 도로포장의 내구성을 유지함으로써 교통소통의 원활 및 사고를 사전에 방지하여 이로 인한 사회간접비용의 절감으로 경제적 측면의 막대한 손실을 막을 수 있는데도 말이다. 때문에 연구단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최적설계기술, 공동구 건설기술, 수직구 건설기술 등 세분화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최적설계기술은 수용시설별 설계용량 및 단면 표준화, 글로벌 표준화 설계법, 설계·시공 단계별 방재·안전 지침 등을 개발하게 된다. 이어 공동구 건설기술에서는 쉴드TBM 실굴진율 예측, 급곡구간 쉴드TBM 시공기술, 특수지반·특수조건 급속시공기술을 개발하며, 수직구 건설기술은 저소음 무진동 급속 시공기술, 접속부 보강/차수 기술 등을 개발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세계최초로 실대형 성능검증시설을 구축해 위에서 개발될 시공기술 및 장비에 대한 성능검증 시험을 수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실용화를 앞당기고, 운용인력 교육기관 및 공인인증시험기관의 역할을 추진할 예정이다. 
 

  조계춘 교수는 “공동구 연구단에서 진행될 연구를 통해 파생될 결과에 따라 공사비 저감 외에도 민원과 교통혼잡비용 축소, 건설안전재해 20% 저감으로 등으로 인한 효과 등 간접적 비용 추정액은 약 1,870억 원으로 예상되며, 전체 경제적 효과만 총 8,09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됩니다”라며 “이번 연구로 공동구에 대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다면 국내 산업계(설계사 및 시공사)에 공동구 건설은 신성장동력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저성장에 빠진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전망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속적 연구 위해 선행될 여건 마련 시급

현재 조계춘 교수는 공동구 연구 외에도 한국과학기술원 지반시스템 연구실(Geosystems Engineering Lab)을 이끌며 지반공학(흙과 암반 등 지반의 공학적인 특성과 관련되는 문제들을 다루는 학문)과 관련되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에너지 및 신공간 창출’ 기술개발에 역점을 둔 연구를 지속해서 펼치고 있다.
 

  현재 연구실은 효과적인 신공간(터널 및 지하공간, 준설매립 등) 창출을 위한 시공기술 및 장비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세계최초로 도심지 민원저감형(저소음, 저진동) ‘초고압 워터젯을 이용한 암반굴착 장비 및 공법’을 개발하여 국제특허를 등록했고,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실시하여 실용화(예상시장 30~40조 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기술은 도심지에서 터널 및 지하공간, 암반사면, 기초 등을 빠르고 안전하게 굴착할 수 있어 활용성이 클 것으로 예상돼 그 파급효과 매우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말레이시아와 기술이전 및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작성 중에 있으며, 해외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멘트 대신에 사용될 수 있는 친환경 건설재료인 바이오 쏘일(bio-soil)에 대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시멘트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건설재료지만,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5%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환경에 매우 유해한 물질이다. 때문에 조 교수와 연구진은 지속가능형 개발 및 친환경 공사의 궁극적 대안을 제시하고자 바이오폴리머(Biopolymer)를 이용하여 일부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신물질을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바이오폴리머는 생물이 생산하는 고분자물질로서 다양한 식품 및 약품에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안전성이 매우 높은 물질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를 유용하게 활용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친환경 건설재료로 바이오폴리머가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연구진은 흙과 바이오폴리머를 결합해 강도를 증진시키는 방법 개발을 완료해 국제특허를 출원하였고, 다양한 분야(실내 건축내장재: 벽돌, 판넬, 황토집 등), 사면, 사막화 방지, 흙 포장(황톳길 등), 제방, 기초보강, 차수그라우팅, 흙고화처리, 침식저감 등)에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 밖에 흔히 병원에서 쓰이는 초음파, CT, MRI 검사 등이 인체 내부를 촬영해 검진하듯이, 땅속(흙, 암반)을 탄성파 및 전자기파 탐사 등을 통해 지반공학적 특성을 파악하는 스마트 지구물리탐사기법을 개발해 싱크홀과 같은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에너지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한 지반공학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특히, 동해 울릉분지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하이드레이트는 우리나라가 30년간 쓸 수 있는 규모의 에너지원으로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에너지로 알려져 있는데, 해수면 매우 깊은 곳(2000m 이상)의 퇴적지층에 있어 추출의 어려움이 있는 이 메탄하이드레이트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연구 중에 있다.
 

  조계춘 교수는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남들이 가지 않은, 도전하기 어려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연구자로서 실천해야 할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연구가 선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이를 유지하기가 쉽지만은 않습니다”라며 “정부 차원에서의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가 연구자들에게는 절실합니다. 연구자의 의무이자 권리가 연구이듯이 이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선행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만 다수의 훌륭한 연구자들이 배출되어 국가 과학기술의 발전은 물론, 고부가가치 산업의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라고 피력했다.

 

 

▲한국과학기술원 지반시스템 연구실
<윗줄> 임주영(석사과정), 장일한(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권태혁(카이스트 조교수), 송기일(인하대학교 부교수), 류희환(한국전력 차장), 최준수(GS건설 차장), 조계춘(카이스트 교수), 오태민(지질자원연구원 선임연구원), 이준호(Texas A&M 박사과정), 이강렬(한국전력 전임연구원), 조선아(박사과정), An Tran(박사과정), 김아람(박사과정)
<아랫줄> 강철환(석사과정), 주건욱(박사과정), 홍창호(박사과정), 김정태(석사과정), 차요한(박사과정), 천광희(석사과정), 김지원(석사과정), 김학성(박사후과정)

 

 

‘Something different’, 자연과 문명의 한계 극복

지난 2002년 한국과학기술원에 부임한 이후, 신공간 창출과 대체에너지 개발이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춰 자연과 문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연구를 펼치고 있는 조계춘 교수. ‘something different를 하자’라는 다짐으로 현재까지 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남들이 할 수 있는 연구가 아닌 자신만의, 그리고 우리만의 연구를 펼치고자 하는 그의 신념이 투영된 문구로 비춰진다. 실제 최근의 연구 동향 역시 과거에는 선진 외국의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학계가 좀 더 진보적으로 선진 기술을 개발하고 해외로 파급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일례로 최근, 국내 박사가 해외 유수 대학에 교원으로 채용되는 사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조 교수 역시 그의 연구실 출신 박사가 해외 대학 교원으로 간 사례가 다수 있다고 설명하며 근거를 제시했다.
 

  조계춘 교수는 “현재 실험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뿐만 아니라 공동구 연구단에서 진행 중인 연구들은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들입니다. 학문적·기술적 세계 최초인 ‘실대형 성능검증시설’은 우리나라가 이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연구 초기 단계지만 앞으로 관련 학계와 산업계, 그리고 정부부처에서 관심을 가지시고 성원을 해 주신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힘주어 전했다.

 

  앞으로 구성원들과 함께 공동구 연구와 현재 진행 중인 연구·과제 개발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건설 분야의 발전은 물론, 이를 통해 배출될 인재들이 세계 과학기술계를 리드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조계춘 교수. 그의 연구가 대한민국 과학기술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담당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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