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 높은 인재 집합체, 게임산업
창의성 높은 인재 집합체, 게임산업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05.14 1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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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창의성 높은 인재 집합체, 게임산업 


놀이의 본질이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 불러오다



 

일본의 게임회사 코나미에서 만든 ‘위닝 일레븐’의 광팬으로 알려진 축구선수, 박지성. 그는 위닝 일레븐 덕분에 축구선수 에브라와 친해질 수 있었다고 한다. 여러 명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이처럼 친목 도모에 매우 효과적이다. 게임은 재미뿐만 아니라 창의성을 제공해주기도 한다. 게임과 인연이 깊은 데미스 하사비스, 스티브 잡스 등 이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매우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지녔다. 게임 산업은 재미, 창의력, 상상력은 물론이고 상품 가치성이나 게임시장의 흐름까지 파악해야 하므로 복합적인 분야로 손꼽힌다. 이에 게임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물들의 이야기와 이들을 통해 게임이 갖는 의미에 대해 알아보았다.

 
 

게임회사와 인연이 깊은 해외 유명인사들


인텔에서 세계 최초로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개발한 것으로 알려진 테드 호프는 이후에 인텔에서 아타리로 직장을 옮겨 가정용 게임기 개발에 큰 역할을 했다. 호프 말고도 아타리와 인연이 깊은 사람이 바로 스티브 잡스다. 잡스는 첫 직장이었던 아타리에서 게임기획자로 근무했다. 유별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진 잡스는 밤에 주로 근무했고, 그 덕분에 애플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과 인연을 맺을 수 있었다. 기획자인 잡스와 엔지니어인 워즈니악이 함께 게임을 개발한 적이 있다. 그때 개발한 게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즐겼다는 ‘브레이크아웃(벽돌깨기 게임)’이었다. 이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워즈니악은 개인용 PC인 ‘애플1’을 만들어 애플세계를 건설했다. 


  게임 하면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유명인이 있다. 최근에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어린 시절에 체스 신동으로 불렸던 그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게임개발사인 ‘불프로그’에 취직했다. 그곳에서 하사비스는 ‘신디케이트’와 ‘테마파크’라는 게임 개발에 참여했다. 이후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 컴퓨터공학과를 전공했고, 다시 게임 개발자로 돌아와 ‘블랙&화이트’를 개발했다. 사용자들 사이에서 ‘갓게임(God Game)’으로 불린 블랙&화이트는 NPC들의 반응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는데, 이때 하사비스의 역할이 바로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였다. 게임 개발에 관한 하사비스의 관심이 인공지능 개발로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비디오 게임 회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설립해 ‘리퍼블릭, 더 레볼루션’과 ‘이블 지니어스’라는 게임을 개발했다. 이때 인공지능에 눈뜨기 시작한 그는 2005년 게임회사를 은퇴하고, 2009년 뇌 과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2010년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마인드’를 설립했다.

 

 

게임과 관련성이 높은 국내 인물들


하사비스나 잡스가 게임회사에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IT시장을 주도했다면 국내에서는 게임시장의 규모를 넓힌 천재가 있다. 바로 게임제작자이자 XL게임즈 대표인 송재경 대표이다. 서울대 컴퓨터 공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송 대표는 국내 최초의 텍스트 머드 게임을 개발해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당시 마리 텔레콤에서 제작한 ‘단군의 땅’과 함께 PC통신업계에 양대 산맥으로 떠올랐다고 한다. 그의 천재성이 입증된 것은 송 대표가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봤다던 ‘바람의 나라’ 만화책을 게임으로 제작하면서다. 게임 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MMORPG(Massive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 후, 그는 엔씨소프트와 손잡고 리니지를 개발했다. 리니지는 그 당시 인기 네트워크 게임이었던 디아블로와 같은 캐릭터의 화려한 액션에, 손끝에서 느껴지는 타격감으로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감각을 선사했다. 기존 게임은 접속자가 많을수록 서버가 불안정하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리니지는 몇 백 명이 동시 접속해도 서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국내 사용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2003년, XL게임즈를 출범해 현재까지 문명 온라인 등 다양한 게임을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송재경 대표처럼 게임분야에 전문적으로 활동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반짝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게임 산업에 지대한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오늘날 OGN(On Game Net)를 있게 한 황형준 ONG 본부장은 선·후배가 하는 FIFA 시뮬레이션 축구게임을 지켜보다가 문뜩 떠오른 아이디어로 ONG를 개국했다. ONG는 세계 유일의 게임방송, 최초의 게임대회, 최초의 온라인 방송 등 다양한 타이틀을 보유한 게임 전문 방송국이며, ‘게임강국, 한국’이라는 수식어를 만든 원동력이기도 하다. 2000년, 당시 투니버스 기획PD였던 황 국장이 축구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월드컵 경기 결과를 예측해보자는 아이디어를 고안했는데, 이것이 e스포츠의 시작이었다. 이후 황 본부장은 게임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캐스터와 해설자를 도입하고, 16강 이후의 경기 16경기 중 12경기를 맞춰 성공했다. 그간의 실패와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스타크래프트를 적용했고, 선수와 해설자를 모아 2000년 최초의 스타리그로 알려진 ‘2000 하나로통신배 온게임넷 스타리그’를 개최했다. 2012년 8월 4일, 스타리그는 그날을 끝으로 막을 내렸고, 이후에 ‘리그 오브 레전드’가 스타리그의 뒤를 잇게 되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 최고 대회인 ‘LoL 월드 챔피언십’은 4만 명의 유료 관객을 동원했고, 지금까지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국내에선 프로 대회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 e스포츠 협회가 주관하는 ‘대통령배 전국아마추어 e스포츠대회’와 전국체육대회 동호인 종목으로까지 채택됐다. 


  2012년 8월 4일, 마지막 스타리그에서 전용준 해설자는 “2000년 온게임넷이 개국할 당시 나에게 제안이 왔다. ITV에서 아나운서로 활동하던 나에게 OCN도 투니버스도 아닌 아직 개국도 하지 않은 온게임넷에서 말이다. 당시 온게임넷 책임 PD였던 황형준 PD가 나에게 말했다. 언젠가 게임이 스포츠가 될 수 있다고, 게임으로 전 세계 젊은이가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정신 나간 소리를 했다. 그런데 나는 그 정신 나간 소리를 믿었다. 많은 사람이 나를 미치게 했고, 그 정신 나간 소리가 현실이 됐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한다. 이밖에도 ‘카카오톡’을 개발한 김범수 의장, 모바일 퍼즐게임 ‘애니팡’으로 대박을 터트린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등 소위 ‘능력자’들이 게임 산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다. 

 

업계에서 가장 젊고 똑똑한 게임산업, 하지만 부족한 ‘인식’

국내 기업 경영성과를 평가하는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게임업계 CEO 22명을 조사한 결과, 서울대 출신은 9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와 김종흔 데브시스터즈 대표, 김태영 웹젠 대표, 박진환 네오아레나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동문이다. 또한, 이들의 평균 연령은 43.4세로 500대 기업 CEO의 평균 나이가 59.3세인 점을 고려하면 게임회사가 다른 분야의 회사보다 약 16세가량 젊은 것을 알 수 있다. 게임업계 CEO의 평균 나이가 다른 산업보다 젊다는 점에 대해서는 게임 산업의 역사가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구글 코리아가 국내 게임회사 발굴·지원을 위한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을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최했는데, 이는 젊고, 똑똑한 국내 게임업계의 잠재력을 한눈에 알아본 것이다.


  구글은 이번 행사에서 중소 개발사의 게임 경진대회, 개발사들이 게임 이용자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오프라인 전시 관람 행사, 인큐베이팅,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 등 여러 프로그램 진행을 통해 국내 게임회사들의 지속적인 성장을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특히,  이들은 인디게임의 다양성과 창의성에 주목했는데, 기존 시장에서 찾을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가 인디게임에 포함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구글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향후 동남아, 일본 등으로 행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이렇게 세계적인 기업이 탐낼 정도로 국내 게임 산업은 충분히 매력적인 분야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창의력 있는 인재양성사업을 주관하는 정부가 그 창의력의 원천인 게임에 대해서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게임 BGM 소리가 환청처럼 들린 적이 있다.’, ‘사물이 게임 캐릭터처럼 보인 적이 있다.’, ‘게임을 하지 못하면 불안하다.’, ‘가끔 현실과 게임이 구분이 안 된다.’ 등 네 가지 질문으로 진행되는 게임중독 광고를 노출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게임전문 웹진 ‘코타쿠’는 한국의 게임중독 광고 영상과 함께 ‘끔찍하다’는 제목으로 보건복지부를 비판한 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 분야, 게임

게임은 기본적으로 ‘놀이행위’이다. 놀이행위에 규칙이 적용된 분야가 바로 ‘스포츠’다. 그래서인지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주요종목과 같은 게임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실제로 야구게임을 잘하기로 정평이 난 이승엽 선수는 처음에는 재미로 게임을 시작해 나중에는 승부욕에 불타 실전처럼 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해진다. 간혹, 운동선수들에게 게임은 단순히 게임 이상의 것을 전달하기도 하는데 게임을 통한 트레이닝이 바로 그 예이다. 일본 수영선수인 기타지마 고스케는 닌텐도가 출시한 ‘위(Wi)’로 ‘마리오와 소닉의 베이징 올림픽’ 중에서 수영게임을 즐겼는데, 게임을 할 때마다 실전과 같은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실제로 그가 게임을 할 때마다 트레이닝이 되었으며, 그 결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평형 1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했다.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이 운동선수들 트레이닝에 효과적이라면 의료 분야에서 게임은 환자들의 재활치료나 보조도구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간단한 게임기능을 탑재된 헬스케어 제품들은 환자들은 자신이 겪고 있는 증상과 상태에 맞춰 게임을 통해 재활 훈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담당 의사에게 더욱 간편하고 정확하게 환자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환자들에게는 치료되는 과정을 실시간을 보여주기 때문에 그 인기가 매우 높다. 무엇보다 때에 따라 다양한 공간에서 자율적인 훈련과 치료가 가능하므로 치료비를 절약할 수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산업 분야가 게임, 즉 놀이를 응응하고 있는데, 놀이가 인간의 여러 행위 중 가장 기초적인 행위이자 가장 즐거운 행위라는 사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창의력과 융합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놀이학습을 통해 창의력을 키우는 일이 매우 중요해졌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을 계기로 AI의 중요성을 깨달은 정부는 막대한 자본금을 풀어 AI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지만, 그 AI를 있게 한 ‘게임’에 대해서는 3대 중독이라는 이유로 멸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 다행히도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가 청년층 일자리 창출과 게임 산업 육성을 위해 ‘아이디어 부문 게임창조오디션’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데도 여전히 게임 산업 육성에 관한 법적 개선이 시급하다. 게임강대국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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