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위 궤양병으로부터 과수원 지켜내다
키위 궤양병으로부터 과수원 지켜내다
  • 김도윤 기자
  • 승인 2016.05.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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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도윤 기자]

키위 궤양병으로부터 과수원 지켜내다


점차 중요해지기 시작한 식물의학의 역할


전 세계 인구는 끊임없이 증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식량 생산량은 여러 환경적 요인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어 미래 식량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점차 그 역할이 중요해진 분야가 있다. 바로 ‘식물의학’이다. 특히, 이전 제주도와 전라남도에 불어 닥쳤던 키위 궤양병은 급격한 과수원 폐원을 불러왔는데, 이로 인해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봤다. 이때 키위 궤양병을 연구해 피해 과수원 주민들에게 도움을 준 순천대학교 식물의학과 고영진 교수와 식물질병에 관해 이야기 나눴다. 


 

20여 년간의 연구가 일궈낸 키위 궤양병의 ‘A to Z’


2014년, 제주도에서 재배되고 있는 골드키위 품종에 치명적인 질병이 발생했다. 바로 ‘Psa3’라고 부르는 신종 궤양병균이다. 이 병은 2월 말에서 5월 말에 발병했던 기존 Psa와 달리 6월에서 7월에 나타나 기존 궤양병과는 다른 특이성을 가졌다. Psa3는 전라남도와 경상남도까지 급속도로 퍼지자 키위 궤양병에 관해 오랜 연구를 해온 고영진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본격적으로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이후 그들은 유전자감식법인 조기진단 마커를 개발해 Psa3의 국내유입경로가 해외 꽃가루인 것을 밝혀냈다. 이때 그린 키위 헤이워드 품종은 Psa3에 감염되지 않아 인상적이었다고 고 교수는 전했다. 그의 연구가 바탕이 된 Psa3 조기진단기술을 농림축산업검역본부와 농촌진흥청에서 국경검역 및 국내방역에 사용토록 했으며, 농가에서 진단을 의뢰해 온 시료의 Psa3 감염 여부를 무료로 진단·처방해주고 했다.


  그가 이처럼 키위 궤양병을 치료하게 된 계기는 키위 과수원을 운영하던 고 교수의 사촌 형이 그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면서 시작되었다. 1988년 제주도에서 발생한 궤양병으로 폐원하는 과수원들이 속출했지만, 이에 대한 원인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된 고 교수는 바로 연구에 돌입했고, 키위 궤양병을 일으키는 병원균이 ‘Psa’라고 부르는 세균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의 연구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고 교수는 Psa를 예방·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20여 년 동안 연구해왔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키위 재배 현장에 접목될 수 있도록 키위 재배농업인이나 일반인을 위한 ‘알기 쉬운 참다래 방해충 및 생리장해’, ‘키위 궤양병과의 전쟁’을 출판해 보급했다. 고 교수는 최근 이러한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한국식물병리학회 학술상과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영진 교수는 “오랫동안 농업에 종사하신 분들은 농작물 재배에 관해서는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농작물에 발생한 질병의 원인을 진단하고, 적절한 예방이나 치료방법에 대해 처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식물 의사가 필요하지요”라고 식물의학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앞으로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식물의학


고영진 교수에 의하면 식물의학은 의학이나 수의학과와 같은 실용학문으로 연구결과가 곧바로 현장에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에 고 교수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연구실에서 해결하는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람이나 동물의 질병을 다루듯이 식물의학 역시 식물의 건강을 보살핌으로써 그 식물을 섭취하는 최종 소비자인 사람의 건강까지 생각하는 학문이다. 이에 그는 연구실에서 이루어지는 기초연구가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되기 위해서는 해당 연구자들이 기본적으로 농업현장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간혹, 현장을 외면한 연구에만 치중하는 연구자가 늘어남에 따라 전문성과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경향이 나타남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최근 산림청에서 생활권 수목 건강관리를 위해 전국 권역별로 수목진단센터를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이에 2014년 광주·전남권역을 담당하는 수목진단센터로 순천대학교가 선정되었으며, 고 교수는 센터장을 맡아 수목진료를 담당할 나무 의사 양성뿐만 아니라 공원, 가로수, 아파트 등에 있는 나무 건강을 담당하는 관리자에게 수목진단 및 치료 전문가 교육을 하고 있다. 그리고 키위 과수원과 마찬가지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각종 생활권 수목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무료로 진단하는 작업을 지속해서 수행·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고 교수는 “최근, <청산별곡>에 나오는 우리에게 친숙한 토종 다래 재배면적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여러 질병을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토종 다래에 발생하는 주요 병에 관한 전반적인 연구·개발을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습니다. 토종 다래를 재배하는 생산자와 토종 다래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고품질 토종 다래를 생산·개발하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며 “참다래는 키위 재배 초기에 국내산 헤이워드를 수입품 헤이워드와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명칭입니다. 지금은 헤이워드 외에도 다양한 골드키위 품종들이 재배되고 있고 수출도 시작했기 때문에 국제적인 추세에 맞춰 명칭을 ‘키위’로 통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각합니다”라고 토종 다래에 관한 관심을 촉구했다.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우리는 환경에 많은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다. 지구온난화로 미래 많은 것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이에 우리의 미래 식량은 물론 우리의 생활공간을 지켜낼 식물의학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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