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은 무조건 특례입학?
연예인은 무조건 특례입학?
  • 한태윤 기자
  • 승인 2011.12.23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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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입시의 풍속으로 자리잡은 특례입학의 찬반
[이슈메이커=한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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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특례입학  

    

연예인 특례입학 문제는 해마다 끊이지 않고 되풀이되는 논란이다. 특히 지난달 수능이 끝나고 대학입시 모집 시점에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쉽게 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두고 수험생들은 이를 유독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올해엔 국내 연예계의 샛별로 등장한 93년생들이 대학에 입학하는 시기로, 그 어느 해보다 연예인들의 특례입학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점점 증가하는 연예인 특례입학
수시전형을 통한 연예인들의 진학 릴레이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룹 에프엑스 멤버 루나는 93년생 연예인 중 최초로 대학 입학 소식을 전했다. 루나 측은 지난 10월 “루나가 중앙대학교 수시특기자 전형에 합격, 내년 예술대학 공연영상창작학부 연극전공에 입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그룹 포미닛 현아와 허가윤이 수시전형을 통해 각각 건국대 예술문화대학 예술학부와 동국대 예술학부에, 카라 구하라는 성신여대 미디어영상연기학부에 합격했다. 더불어 배우 고아성은 성균관대 사회과학부, 구혜선은 예술학부 영상학과에 입학했다. 이른 시기 연예활동을 시작하는 연예인이 늘면서 특례입학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사례 또한 늘고 있어 비슷한 논란은 되풀이될 전망이다.
온라인리서치 전문회사 리서치패널코리아가 운영하는 패널나우가 11월 15일까지 5일간 회원 2만 752명을 대상으로 연예인의 특례입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56%가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가장 많은 응답은 ‘일반인과 같은 기준으로 입학해야 한다’가 34%(6989명)를 차지했다. ‘학문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한 특례입학은 의미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22%(4638명)에 달해 1,2위를 합쳐 56%가 연예인 특례입학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예인의 하는 일과 전공이 비슷하면 괜찮다’ 31%(6474명), ‘연예인의 업적과 학교에 가져올 홍보효과를 고려할 때 타당하다’ 8%(1703명) 등 3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응답자들은 ‘학교에 입학해도 본업에 충실하느라 학교생활하기 힘든 게 사실이며, 다른 학생들과 비교했을 때 한 것 없이 학점 받는 건, 다른 대다수의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피해를 입히게 된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학업보다 연예인의 길을 선택한 건 그들의 몫이다. 대학에 입학하는 것까지 특별한 혜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진 않는다’, ‘연예인 특례입학이 학력지상주의가 되지 않나 걱정된다. 학문을 연구하는 학교 홍보는 본보기가 되는 지성인 철학자 과학자 등으로 내세운다면 어떨까’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해당 분야에 대해 숙련된 연예인 재능 인정
연예인 특례입학을 찬성하는 입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연예인들의 재능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서울 모 대학을 다니고 있는 한 여학생은 “최근 각 대학에 연극 영화나 실용음악과 등 실제 연예인 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학과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이런 분야에 자신의 실제 경험을 살려 특기자로 입학하는 것을 비난해서는 안 되지 않을까. 또한 연예인들의 대학 합격을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사회의 시각 자체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일반인도 특기 전형이라는 정식 입학 절차가 존재한다”며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루나가 합격한 중앙대 연극영화과는 앞선 논란에 대해 본 학과가 이론보다는 실기를 더 중시한다는 점과 루나가 뮤지컬과 뮤직비디오를 비롯해 드라마 연극 예능에도 출연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고 대응했다. 또한 이런 루나의 경력은 중앙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특기자전형 요건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더구나 루나는 실기시험과 면접 등 정식 입학 절차를 모두 거쳐 특기자 전형에 당당히 합격했는데 특혜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는 것이다. 학과 관계자는 루나가 만약에 자신의 연예활동과 무관한 학과에 진학했거나 대학이 정한 전형을 거치지 않고 합격했다면 문제가 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강변한다.
연예산업 관계자 역시 “최근 각 대학에 연극 영화나 실용음악과 등 실제 연예인 활동과 직접 관련이 있는 학과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이런 분야에 자신의 실제 경험을 살려 특기자로 입학하는 것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라며 “소위 ‘딴따라’라는 식으로 연예인을 비하하며 이들은 대학에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은 고리타분할 뿐 아니라 위험한 발상이라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대학 합격을 부정적으로만 보려는 사회의 시각 자체가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이들은 K팝 열기가 전 세계에 불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돌 그룹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연예인 수시 합격도 이런 측면에서 좀 더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연예인들이 대학에 진학해 이론적 공부까지 갖춘다면 나중에 훌륭한 교수요원이 될 수 있고 이는 결국 한국 대중문화 발전과 질적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예인 지망생 A씨는 “연예인이 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친다. 연예인도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으로서 홍보효과를 노려 학교에 특례입학 하는 것 자체가 학교홍보에 도움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보면 대입보다 더 혹독하고 어려운 훈련을 해야 하는 합숙 등을 통해 노래나 연기 등에서 전문성을 쌓아온 만큼 그런 분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학과에 수시 합격한 것을 무조건 특혜로 봐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한명의 특례입학 뒤에 70만 수험생들의 한숨
연예인 특례입학이 논란이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연예인들이 연기나 음악 등 특기를 인정받은 분야와 무관한 전공학과로 진학하는 사례다. 이에 수험생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면서 온라인상에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포털 게시판에는 “대학 가기도 힘들고 취업하기도 힘든데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주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연예인 입학의 본질적인 문제는 연예인이란 이유로 쉽게 대학 가는 걸 보고 70만 수험생들이 느낄 허탈감이다” 등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합격한 연예인을 꼬집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2005년 배우 문근영이 성균관대 국문학과에 진학한 것에 대해 비난여론이 형성된 데 이어 지난해 자기추천전형으로 합격한 고아성 역시 연기경력과 무관한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것을 두고 비슷한 논란을 낳고 있다.
올해 수능을 본 이 모양은 “배우로서 자신의 길을 나서기로 했으면 그와 관련된 학과를 가던지, 실력에 맞춰 가야지 관련 없는 학과에 진학하는 것은 그 학과를 목표로 공부했던 수험생들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라고 심경을 드러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바쁜 스케줄을 핑계 삼아 불성실한 학습태도를 보이는 일부 연예인을 바라보는 눈길 또한 마찬가지다. 여기에는 연예인으로서 인기와 돈 등을 얻는 동시에 명성을 이용해 대입 혜택을 입었으면서도 학습의지 없이 졸업장만 얻으려 한다는 시선이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있다보니, 거듭되는 연예인 특례입학 논란을 지켜봐 온 대중은 한동안 연예계 활동이 없다가 고3 즈음 얼굴을 내미는 아역배우를 향해 ‘대입을 위해 복귀 아니겠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의 ‘미달이’ 김성은은 지난해 방송 복귀가 대입을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논란을 낳은 바 있다.
최근 연예인의 대학교 입학 사례가 증가한 것을 두고 일부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연예인 모시기’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학 입장에서 연예인 입학은 별도의 비용을 투여하지 않고도 연예인 입학사실만으로 광고에 버금가는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에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특례입학 논란으로 들끓을수록 해당 대학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려대 교육문제연구소 한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권한은 대학교 측에 있다. 특례입학 논란으로 야기된 여론 악화, 이에 따른 부담은 학교 측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밝혔다.
반대하는 이들은 연예인 특례입학 사례가 점점 많아질수록 고등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사람보다는 학교나 공부는 거의 포기하다시피하며 기획사나 연예 관련 학원에서 노래와 춤 등에만 열중하는 청소년들이 더 혜택을 받는 꼴인데 이게 과연 정당하냐는 반문도 한다.
한 학부모는 이런 식이면 가뜩이나 공부하기 싫은 청소년들이 죄다 연예계로 몰릴 것이라며 최근 불고 있는 오디션 광풍도 이와 무관치 않다며 개탄했다.

특례입학 전형 절차 보완 필요
이러한 논란과 함께 배우 유승호, 가수 아이유는 현업에 매진할 목적으로 수능을 포기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명문대 입학 제의를 거절한 유승호, 아이유는 네티즌들의 찬사까지 받고 있다. 아이유는 “현재 공부를 못한 상태로 음악에 더 관심을 두고 있어 다수의 대학으로부터 받아온 특별전형 입학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고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아이유는 지난 7월 대학 특례입학 루머에 휩싸였을 당시에도 팬카페를 통해 “대학은 내가 갈 수 있는 여건과 능력이 될 때 가겠다”는 입장을 표한 바 있다.
교육 관계자들은 아이돌 연예인의 대학 수시 합격을 사례별로 따져봐야지 뭉뚱그려 재단해서는 안된다며 다만 해마다 연예인 합격 논란이 되풀이되는 것을 막으려면 실적 및 경력 심사 비중이 높아 연예인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게 돼 있는 특별전형의 전형 기준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많이 한다. 대학교육연구소 상명대 박거용 교수는 “일반 수험생들이 연예인들에 비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전형 절차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또 연예인들이 대학에 입학한 뒤에도 엄격한 학사관리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입학은 물론 학교생활과 졸업 때도 일반 학생과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 대학 입시 관계자는 “각 대학은 이런 부분에 특히 유념해 입시제도를 개선하고 학사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이 분명히 있다. 또 한 가지 한국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이 가지는 의미도 차제에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연예인 특례입학은 연예인 본인이나 학교 측 이해와 맞물려 선호된다. 학교 입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해당 대학에 입학시켰을 때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높은 홍보효과를 볼 수 있고, 연예인은 대학 진학을 통해 이미지 제고를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특례입학을 통해 유명 대학에 진학하고도 불성실한 자세로 학업에 임할 경우, 연예인의 이미지는 오히려 흠집날 수 있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에게 특례입학의 유혹은 양날의 칼이다. 양날의 칼을 어떤 면으로 사용하는 지는 연예인 자신에게 달렸으며, 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성숙한 시각도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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