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셰어(Overshare), 우리는 당신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오버셰어(Overshare), 우리는 당신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 이민성 기자
  • 승인 2016.05.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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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이민성 기자]



우리는 당신의 사생활을 알고 싶지 않다


지나친 공유, 관계를 파괴하는 오버 셰어


 

지난 2월. 힙합 프로듀서이자 래퍼로 유명세를 지닌 ‘카니예 웨스트’는 소셜 미디어에 논란성 게시물을 올려 곤욕을 치뤘다. 이 게시물을 보고 미국의 한 TV쇼에 출연한 필 맥그라우 박사가 카니예 웨스트를 두고 ‘오버셰어‘ 증상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최근 국내 아이돌 그룹 F(x)의 설리가 연인인 최자와 함께 침대 위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오버셰어’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SNS 발전이 불러온 문제점, 오버셰어

 

영국의 권위 있는 종합 사전으로 115년 전통을 지닌 ‘체임버스(The Chambers Dictionary)’는 2014년 올해의 단어로 오버셰어(Overshare)를 선정했다. 이 단어는 공유라는 뜻을 지닌 ‘셰어(Share)’와 지나치다는 의미의 ‘오버(Over)’가 결합한 신조어로 ‘자신의 개인 정보에 대해 너무 많이 공개하다, 상대가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도 자신에 대해 알려주다’라는 뜻이다. 체임버스의 편집국장 데이비드 스와브릭은 영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버셰어는 SNS상에서 지나치게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개한다는 뜻에서 출발해 인간 생활에 전반적인 모든 영역에 연결되는 단어로 발전했다’라고 말했다.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 Social Networking Service) 이용자들은 정보와 의견을 공유하며 대인관계망을 넓히기 위해 트위터와 페이스북으로 대표되는 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러한 자기 노출에 대해 정신분석학자 아들러는 ‘자기 노출은 관계 형성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자기 노출에 만족을 느끼는 ‘오버셰어러(Oversharer)’들은 SNS와 대형 커뮤니티에서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해 다양한 게시물을 올린다. 2010년 하버드대학교 뇌과학 연구자인 다이애나 타미르와 제이슨 미첼은 연구를 통해 명예, 금전, 음식 등 보상에 활성화되는 뇌 영역이 자기 노출에도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자기 노출 욕구는 금전적 보상보다 뇌의 활성화 정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에 참여한 시민들은 자기 노출과 돈, 둘 중 하나를 선택할 때 돈을 포기하고 자기 노출을 선택한 비율이 높았다. 특히 자기 노출은 자기 생각을 타인에게 전하거나 공유할 때 보상적 가치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애나 타미르와 제이슨 미첼 박사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SNS를 통해 자기 노출을 하는 쾌감이 금전적 보상보다 높은 쾌감을 전달한다’라고 설명했다.

 

오버셰어는 미디어 플랫폼 사용자 개개인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정서가 모두 다르므로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레몬트리의 오영제 에디터는 오버셰어러들이 SNS에 업로드하는 자료를 허세, 불만, 응원, 우울, 자랑 등 8여 가지로 분류했다. 이와 같이 다양한 감정을 앞세운 오버셰어러들은 정보생산자로서 미디어 발전에 이바지하는 면이 크지만 지나친 공유로 인해 시간이 지날수록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의 피로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TMI 증후군’이다. 이 용어는 타인이 궁금해하지 않는 내용을 먼저 나서서 전달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SNS에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올라오는 특정 분야의 사진과 정치 관련 뉴스의 공유는 TMI 증후군의 일부다.

 
 

자기과시욕이 불러 온 논란


오버셰어가 지닌 특성 중 하나인 관심을 유도하는 유도성은 최근 ‘험블브래그(Humble Brag)’라는 단어로도 표현되고 있다. 겸손하다는 뜻의 험블(Humble)과 자랑하라는 브래그(Brag)가 결합한 이 단어는 외견상으로 겸손한 글인 듯하지만, 실제 의도는 남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말이나 행동인 경우를 일컫는다. 일각에서는 현대 사회에서 SNS가 ‘자기 고백의 과잉 공간’, ‘감정의 배설구’로 전락했다는 평가하고 있다. 지나친 자기 과시욕과 관심에 대한 갈구로 나타난 공인들의 SNS 실수는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문제를 키운다. 최근 공금을 낭비해 비난받은 방석호 아리랑 TV 사장은 딸의 오버셰어로 인해 적발됐으며, 강용석 전 국회의원은 도모맘의 블로그 사진으로 방송에서 하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지난 2월 카니예 웨스트는 트위터에 640억 원의 부채가 있다고 말하며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에게 1조 2천억 원을 빌려달라는 게시물을 올렸다. 그는 그동안 트위터로 테일러 스위프트를 비난하거나 부인인 킴 카다시안의 누드를 공유하는 등 대중이 이해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이슈가 됐다. 현지 언론은 카니예 웨스트의 부인인 킴 카다시안은 그가 SNS 소동을 멈추지 않을 시 이혼까지 불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에 미국 TV쇼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에 참가한 필 맥그라우 박사는 ‘카니예 웨스트는 오버셰어 증상을 보인다. 사람들은 당신이 양치질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없다. 그리고 모습을 찍은 사진도, 영상도 필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맥그라우 박사는 현대인들의 지나친 자기애는 심각한 문제로 많은 이가 양치질을 하는 모습을 찍어 트위터에 올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신이 이상할 정도로 멍청한 소리를 하면 그것은 5초 만에 전 세계로 퍼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아이돌그룹 F(x)의 설리가 4월 9일 인스타그램에 게재한 사진도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산하며 오버셰어의 사례로서 주목받았다.

 

 

오버셰어와 셰어런츠, 공유가 만들어낸 부작용


지나친 사생활 침해와 거짓 정보의 난립은 오버셰어의 또 다른 문제점 중 하나다. SNS에 올리기 위해 거짓된 에피소드를 올리는 사람과 타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정보를 올리는 사람이 늘며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특히 개인 초상권과 프라이버시 문제가 중요한 서구권 국가에서 ‘셰어런츠(Sharents)’라고 불리는 부모들은 지나친 아이 사진 공유로 자녀와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미국 워싱턴 주립대학의 알렉시스 히니커 교수는 부모와 10~17세 연령의 자식으로 구성된 249개 그룹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아이들은 부모들이 자신의 정보를 SNS를 통해 셰어런팅(Sharenting)하는데 강한 불만을 지닌 것을 나타났다. 영국의 언론사 ‘가디언’은 2013년 5월 18일 ‘셰어런팅의 장단점’이라는 기사에서 SNS 공간에 노출되는 디지털 발자국(Digital Footprint)에 아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셰어런팅과 오버셰어에 재정 상태나 아이의 동선이 파악되는 사람들은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미 지난 2011년 셰어런팅과 오버셰어에 의한 유괴사건이 발생해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다. 당시 이 사건은 일본은 물론 국내 육아 블로거와 SNS 사용자들에게 영향을 미쳐 정보 공개 범위를 제한하고 아이의 실명을 제거하는 등 사회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국내 사회에서도 셰어런팅을 하는 부모가 많으며 이들은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SNS에 아이들의 생년월일과 병원 진료기록 사용하는 용품, 일상사진 등을 적극적으로 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육아 블로그를 운영하며 오버셰어로서 만족감을 느끼는 블로거 셰어런츠들에게서 발견된다고 주장했다. 2012년 기준 네이버가 선정한 육아 부문 파워블로거 11명과 연결된 이웃은 평균 1만 7,000여 명으로 낯선 이가 이들의 자녀를 길거리에서 알아보는 일이 생겨났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부모들이 자녀의 동의를 받지 않고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공개할 경우 처벌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이 발의됐다. 자녀들은 성인이 된 후 부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으며 처벌 수위는 징역 1년형과 벌금 4만5천 유로에 달한다. 현지 경찰은 옷을 입지 않은 아이들의 사진이 소아성애자에게 악용될 소지가 있다며 부모에게 연락해 사진을 삭제시켰다. 시민들은 사회적 문제로 부각한 셰어런츠들로 인해 아이들이 걱정된다며 지나친 오버셰어를 지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버셰어를 통해 주변 사람들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부분은 지속해서 제기되는 사회적 주장이다. 작가 알랭 드 보통은 ‘인간 욕망 중 가장 큰 것은 남이 자신을 알아주길 바라는 욕망’이라고 말한다. 페이스북 ‘좋아요’ 수를 위해 목숨을 공약으로 내놓는 사람, 자동차 바퀴에 다리를 끼어 놓는 사람, 건물 옥상에 매달린 사람 등 극단적인 게시물을 만드는 시민이 늘고 있다. 하지만 범죄자를 제외한 누구도 당신의 사생활이 궁금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대중의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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