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Ⅱ] Family Story
[가족Ⅱ] Family Story
  • 오혜지 기자
  • 승인 2016.05.0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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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오혜지 기자]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 무너져버린 가화만사성

얼룩으로 물든 가정으로 가족 본래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

 

 

 

현대인들은 고도의 경쟁과 개인주의, 물질만능주의 등이 만연한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배경이 바탕이 돼, 현대 사회에서는 애정의 기능과 정서적 안정 및 휴식의 기능을 갖춘 가정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족이 구성원 간에 유대감을 나누고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서로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존재라는 의미가 무색할 만큼 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폭력으로 물든 가정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신체적, 정서적, 성적폭력, 가혹 행위 및 유기와 방임을 하는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아동 학대라는 말이 법에 명시되기도 전부터 시작된 아동학대 사건은 현재까지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2001년부터 시작된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에 따르면 2013년 6,796건, 2014년 1만27건으로 조사됐으며 아동학대 가해자의 81.8%가 피해자의 부모로 드러났다. 

 
계속되는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해 12월에 일어난 인천 초등학생 감금·학대·탈출 사건을 기점으로 의무교육 미취학·장기결석 아동 등을 대상자로 한 관리 및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1월 말까지 한 달간 전국 5천900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장기결석 아동 현황을 전수조사한 데 이어 2월부터는 전수조사 대상을 미취학 아동과 중학생으로까지 확대해 시행하고 있다. 교육부는 미취학 아동 전수 조사 결과를 지난 3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4차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학교에 갈 연령이 됐는데도 가지 않은 학생은 3월 1일 기준으로 초등학생 6천694명, 중학생은 980명이다. 또한, 이 가운데 소재나 안전이 확인되지 않은 286명은 경찰 협조를 받아 267명의 소재와 안전을 확인했고 나머지 19명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수조사를 통해 밝혀지지 않았던 아동학대 사건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2016년 첫해가 시작하자마자 발생한 부천 초등생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2월에 발생한 부천 여중생 백골 시신 사건과 큰딸 살해 암매장 사건, 3월에 일어난 부천 2개월 영아 학대·방치 사건과 평택 실종 아동 살해 사건 등 아동학대 사건들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외 이주 등의 이유로 미취학인 아동들은 정보 취득권이 없는 학교가 아닌 주민센터 등의 다른 기관에서 일일이 정보를 찾아야 하는 점이 전수조사의 허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장기결석 학생 가정방문 인력과 가이드라인이 미비한 점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발달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ck Erickson)은 어린 시절 아이로서 경험했어야 할 신뢰와 안전한 환경, 사랑과 관심을 받지 못한 아동학대 피해자들은 내면에 상처를 입고 겉모습만 성장한 성인 아이(Adult Child)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동학대 피해자들은 성장 후, 가정 및 사회폭력을 행사하는 사회 폭력의 근원이 되기도 하며, 대인관계에 장애를 보이기도 한다. 

 
2013년 11월 미국 위스콘신대학 연구팀에 의하면 다수의 아동 학대 피해 아동의 대뇌는 전두엽과 해마 영역의 연결이 손상됐고, 이로 인해 장기적으로 불안과 공포 감정을 조절 못 해 성인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1991년 마르고 리베라의 다중인격장애 연구를 통해 총 185명의 다중인격장애 환자 중 98%가 어린 시절 아동학대 피해자였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보고서에 따르면, 존속살해범 300명 중 90%가 아동학대 후유증으로 부모를 살해했다. 

 
학대는 아동의 문제만이 아니다. 또 다른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향한 학대의 손길도 멈추지 않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노인 인구 증가와 노인 부양에 대한 인식 변화, 가족구조 변화 등 사회·문화적 배경이 바뀌면서 노인 학대 문제 발생률은 높아졌다. 노인학대란 노인을 대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성적 폭력, 경제적 착취, 가혹 행위를 행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행위를 말한다. 보건복지부 위탁 기관인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학대 범죄는 2011년 3,441건에서 2012년 3,424건, 2013년 3,520건으로 매년 증가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 의하면 학대 행위의 유형별로는 2006년 기준, 언어·정서적 학대가 44%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방임(23%), 신체(17%), 금전(12%)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아들이 56.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며느리(12.6%), 딸(9.6%), 배우자(6.6%) 순으로 가족에 의한 학대가 총 90.4%를 차지했다. 노인학대의 가해자가 대부분 가족인 원인으로는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노인학대 가해자가 가족일 경우, 가장 큰 문제점으로 외부에 학대 사실이 드러나지 않는 점을 꼽았다. 대부분의 피해자는 자신이 겪는 고통보다 가해자인 가족에게 손해가 끼쳐지는 것을 두려워하며 외부에 학대 사실을 숨긴다. 가해자들은 이러한 점을 악용해 죄의식 없이 반복적으로 피해자에게 학대를 가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학대 가해자는 가족에 의해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며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노인 요양 병원에서도 노인학대는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요양 병원 등에서 발생하는 노인학대 건수는 2010년 120여 건에서 2014년 240여 건으로 증가했다. 요양 시설에서 노인 학대가 발생하는 원인으로 노인 수용 시설이 증가한 것에 반해 의료 서비스의 질은 낮아진 점을 꼽을 수 있다. 경제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요양 시설이 늘어나면서 입원하는 환자가 여러 곳으로 분배됐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자 다수의 요양병원은 운영난을 겪고 있다. 계속되는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요양 병원에서는 의료진 수를 줄이고 저임금의 간병인을 고용하는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결국 노인학대의 문제를 야기시켰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전국 요양병원 수는 2008년 690곳에서 2014년에는 1,337곳으로 증가했다. 2015년, 75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평가 결과 1등급을 받은 곳은 8곳, 2등급은 19곳, 3등급은 28곳, 4등급은 14곳, 5등급은 6곳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학대 문제가 심화되자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노포세대도 생겨났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식사를 하지 않고 질병 치료도 포기한 자기방임형 노인들은 2010년 196건에서 2014년 463건으로 조사됐다. 

 
UN은 한 국가의 총인구 비율이 7% 이상일 경우 고령화 사회로 분류하고 있으며,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을 초고령 사회라고 정의한다. 전 세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되고 있다. 실제로 1980년, 65세 이상 인구가 3.8%였던 한국은 2000년에 7% 이상을 달성하여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고, 2015년에는 13.0%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현재와 같은 속도로 고령화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는 35.9%까지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노인학대 문제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노인을 공경하는 문화가 아닌 방임과 학대가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노인들을 위한 치안 대책이 절실하다.

 

▲아동학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 영화 도희야



버려지는 아이들


입양 아동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입양특례법이 오히려 불법입양을 조장하고 있다. 입양특례법이란 요보호아동의 입양(入養) 요건 및 절차 등에 대한 특례와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정함으로써 양자(養子)가 되는 아동의 권익과 복지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법을 말한다. 

 
입양특례법은 1976년 12월 입양특례법으로 제정된 후, 1995년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으로 전문 개정됐고 2011년 8월 4일 법률 제11007호로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됐다. 2012년 8월부터는 출생신고 의무화와 입양 숙려제, 가정법원의 입양허가제, 양부모에 대한 자격심사 강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입양특례법이 개정됐고 현재까지 시행되고 있다.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하고 입양되더라도 나중에 친부모를 찾을 수 있도록 하며 일정 조건이 갖춰진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진행됐다.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국내 입양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입양 건수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어려워진 입양 절차 덕분에 아동 유기 건수는 오히려 늘어났다. 실제로 지난해 5월,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외 입양 아이 922명 중, 국내로 입양된 아동은 686명, 국외로 입양된 아이는 236명으로 밝혀졌다. 2012년 기준, 전체 입양 아이 1,880명 중, 국내로 입양된 아동이 1,125명인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든 수치다. 또한,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출생신고가 의무화된 후, 요보호아동도 감소했다. 복지부에 의하면 2009년 9,028명이었던 요보호아동은 2010년 8,590명, 2011년 7,483명, 2012년 6,926명으로 줄었고 지난해에는 6,020명까지 감소했다. 요보호아동 감소 원인으로 양육을 포기하는 미혼모·부 숫자가 늘어난 점이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보수적인 한국 문화에서 입양 아이 90% 이상이 미혼모·부의 아이들이다 보니,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부모들이 정규 입양 절차를 걸치지 않고 인터넷과 베이비박스 등을 통해 아이들을 거래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요보호아동 중 유기 아동 숫자는 2010년 191명에서 2011년 218명, 2012년 235명, 지난해 285명으로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개인주의 등으로 만연한 각박한 사회 속에서 사회의 기본 단위인 가족의 중요성이 더욱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중요시 여겨지는 가족의 고유 기능은 계속 약화되고만 있다. 폭력과 버림 등 얼룩으로 물든 가정의 본래 의미를 되찾기 위해서는 사회적 제도는 물론 개인적으로도 가족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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