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 선출, ‘양보없는 전쟁’ 개막
‘국회의사봉’은 누가 쥐게 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국회의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신경전이 팽팽하다. 차기 국회가 ‘여소야대’로 꾸려지는 만큼 여야 간 셈법은 더 복잡해졌다.
이번 총선으로 원내 제1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다수당’이 국회의장직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지난 4월 19일 “원내 제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맡는 게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제3당인 국민의당도 힘을 실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같은 날 “(국회의장은) 총선 민심에 따르는 것이 순리”라며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국회의장은 제1당인 더민주가, 국회부의장은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하는 게 민의”라고 한 바 있다. 사실상 더민주가 국회의장직을 맡는 쪽으로 야권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새누리당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박근혜 정부의 원만한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국회의장직이 절실하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국회의장직까지 넘겨주면 정국 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의장은 집권당이 해야 한다”며 8선에 오른 서청원 의원을 내세웠다. 하지만 고집할 명분이 마땅치 않다. 무소속 당선자를 복당시켜 제1당 지위를 탈환한다 하더라도 과반이 넘지 않고, 무엇보다 민심을 거스른다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총선은 끝났지만 여소야대의 후유증은 한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국회의장·국회부의장 선거를 앞두고 여야 간 기싸움이 다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