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술활동으로 팔방미인의 면모를 엿보다
다양한 예술활동으로 팔방미인의 면모를 엿보다
  • 한태윤 기자
  • 승인 2011.12.23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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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에서 조각까지, ‘오늘’을 살다.
[이슈메이커=한태윤 기자]

[People Focus]

백흥사 룡해스님

 

부산시 사하구 감천1동에 백흥사 주지인 룡해스님을 만나러 가는 길. 굽이굽이 골목길을 지나가다 보면 심상치 않은 가정집이 보인다. 그 집의 옥상을 올려다보면 커다란 불상하나가 눈에 띤다. 신비하면서도 장엄해 보이기까지하는 그 모습에 입이 딱 벌어진다. 도로 묻지 않아도 백흥사가 분명했다.

 

룡해스님은 이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부산 지역의 유명 스님이다. 그는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 방송 출연하면서 명성을 얻었다. 5분 안에 작곡하는 스님으로 널리 알려진 룡해스님은 기자가 직접 만나보니, 음악뿐 만 아니라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주목받아

룡해스님이 작곡한 노래는 무려 1000여곡이 넘는다. 약 40권에 빼곡히 적혀있는 작곡노트에서 룡해스님의 땀과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스님의 노래를 들어보았다. 기타를 메고 능숙하게 연주를 하며 노래 실력을 뽐내는 모습이 그야말로 수준급이다. 벌써 10년째 수많은 노래를 만들고 있는 룡해스님의 음악장르는 트로트부터 대중가요까지 끝이 없다. 아무리 좋은 불경이라도 불경공부를 하는 시간이 되면 집중력이 흩어져 꾸벅꾸벅 조는 신도들을 안타깝게 본 룡해스님은 그 후로 더욱 직접 작곡한 노래로 신도들에게 즐거운 불경시간을 제공했다. 그의 기타소리에 조화되는 노랫말들은 법문으로 이루어졌으며, 이는 마치 ‘강물’과 같다. 보태기 빼기가 없는 담백한 법문들이 음표와 함께 자연스럽게 어울려지면 듣는 이의 마음이 한 결 편안해진다.

놀라운 점은 룡해스님은 단 한 번도 음악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그에게는 스승이 없다. 룡해스님은 “참 진실된 스승은 헤아릴 수 없이 많지만, 저에게 음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스승은 없습니다. 스승이 없는 이유가 다행인 것이 그 사람의 아집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죠. 그럼 그 외 포괄적인 것이 나에게 흡수가 되지 않습니다”라며 “하지만 세상 모든 사물이 스승입니다. 세상 모든 사물의 근본인 자연은 거짓이 없죠”라고 웃어보였다.

룡해스님은 음악에만 일가견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는 현재 책을 집필 중이다. 틀에 박힌 형식에서 벗어나 순간의 깨달음들을 쓴 책의 양은 셀 수 없을 정도의 방대한 양이다. 또 한 가지 놓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백흥사를 가득 메운 불상과 탱화 역시 룡해스님의 작품이다. 이 역시 셀 수 없을 정도의 양이다.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모습들의 불상을 통해 룡해스님의 뛰어난 손재주와 창작력을 가늠케 한다.

 

시대에 맞게 불교도 새로운 모습을 갖추고자

룡해스님은 과거 요식업에 종사하면서 세계 각국을 탐방했다. 매사에 최선을 다했던 그였지만, 그의 노력에 비해 행운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는 미래를 꿰뚫어보는 혜안과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는 영적인 능력이 있었다. 그 당시는 이러한 세계가 무엇인지 알지 못했던 룡해스님은 불교에 귀의하면서부터 자신의 능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그 후부터 자신의 능력을 받아들이고, 불교에 정진하게 된 룡해스님에게 불교는 종교를 넘어선 삶, 그 자체다.

그는 불교공부처럼 하기 쉽고 좋은 공부가 없다고 전하면서 마음가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룡해스님은 “시작도 마음이요 끝도 마음인 것이 불교입니다. 부처님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안에 있습니다. 더 나아가 좋은 마음으로 하는 것이 시작이고 마음으로 행동하는 것이 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마음 심(心)하나로 표현될 수 있죠”라고 말했다.

특히, 룡해스님은 ‘오늘’을 가장 중요시한다. 현재 많은 사람들이 어제의 회한과 미련의 밧줄을 놓지 못한 채 내일이 올 것을 기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그는 오늘의 중요성을 설파하며 중생들에게 깨달음을 전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백흥사는 시대의 흐름에 맞게 천도제를 진행한다. 천도제는 단 한번 진행함으로써 천도제 순간의 그 의미를 더욱 깊게 되새기고, 형식으로 인해 본질을 잃지 말자는 뜻이다.

인터뷰 내내 인자한 미소로 불교의 말씀을 전하던 룡해스님은 무겁고 다가가기 어려울 듯한 ‘스님’의 편견을 단번에 깨는 인물이었다. 룡해스님의 음악과 철학을 감상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백흥사의 문은 언제나 열려있다. 또한 룡해스님은 자신의 음악을 대중들이 한 층 더 가까이 접할 수 있도록 다가가고 싶으나, 여러 가지 여건상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적음을 안타까워하며, 음악 산업관계자들의 관심을 부탁했다.

실생활에 접목할 불교철학으로 중생들에게 실질적인 깨달음을 전달하는 룡해스님. 하루하루를 헛되게 보내지 않고 현재의 미를 실천하는 그에게 오늘은 어떤 의미였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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