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으로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
방사선으로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
  • 임성희 기자
  • 승인 2023.06.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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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으로 신소재를 만들 수 있다!

유승화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 / 양자빔이용 소재개질 연구실 (사진=임성희 기자)
유승화 전북대 양자시스템공학과 교수 / 양자빔이용 소재개질 연구실 (사진=임성희 기자)

 

한국복합재료학회 신진학술상 수상
방사선 이용 광촉매 제조, 나노튜브 분산, 코팅 연구

(사진출처=프리픽)
(사진출처=프리픽)

우리는 방사선(放射線)이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크다. 최근에도 일본 방사능 오염수 방류 문제로 떠들썩했었다. 하지만 방사선은 유익하게 쓰면 이보다 좋은 기술이 없다. 방사선의 새로운 발견을 꿈꾸는 연구그룹이 있어 찾아가 봤다.

 

방사선의 새로운 발견
인체가 방사선에 노출되면, 세포가 변형을 일으켜 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이를 역으로 이용한다면, 방사선을 활용해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현재는 방사선 암 치료가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밖에도 방사선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켜 새로운 종을 만드는 방사선 육종도 있다. 그리고 여기 방사선 활용의 또 다른 연구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연구자가 있다. 바로 전북대 유승화 교수이다. 방사선 조사(照射)로 소재특성을 변화시키고 이를 응용하는 연구를 하는 그는 “저는 방사선을 플라스틱이나 금속과 같은 소재에 쬐어서, 그 소재의 특성을 변화시켜 활용하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 연구분야가 이공계 연구자들에게 조금 생소할 수 있습니다. 원자력 공학을 전공하지 않으면 방사선과 더불어 그 기술을 이용하는 건 더 생소하다고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연구 분야가 생소한 것과 달리 연구역사는 짧지 않다. 이는 아마도 조금 더 접근성이 좋은 첨단기술들이 속속 나오면서 뒤로 밀린 탓일 것이다. 그는 “기존 전자빔과 같은 방사선 조사를 이용한 연구들을 바탕으로 무언가 새로운 것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한, 학교에 온 만큼 조금 더 도전적인 연구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논문을 찾아서 읽다 보면, 5~60년 전에는 관련 연구가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주제들이 있습니다. 이는 과거에 장비 성능이 제한적이었거나 수요가 적어서 사장되었기 때문인데, 앞으로 현대에는 수요가 있는 주제들을 찾아 연구하고 싶습니다” 

방사선 조사(照射)로 소재특성 변화시키고 이를 응용
그린 수소생산 연구 주목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 전북대에 부임한 유승화 교수는 뒤도 돌아볼 새도 없이 시간이 흘렀다며, 학생들과 대면의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전했다. “이제는 학생들과 학회도 많이 다니면서 경험도 쌓게 하고, 연구에 흥미를 갖고 견문을 넓힐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의 양자빔이용 소재개질 연구실에서는 크게 3가지 영역의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첫 번째는 수소생산 연구다. “전자빔 조사로 광촉매 내 결함을 생성하여 촉매의 활성을 향상시켜 수소생산량을 늘리는 연구입니다. 최근에는 2가지 이상의 역할을 하는 광촉매가 주목받는데, 수소생산도 하면서 미세플라스틱도 분해할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은 화합물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현재 전자빔뿐만 아니라 각기 다른 효과를 낼 수 있는 알파입자 빔, 중성자 빔 조사를 활용한 광촉매 활성 향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연구를 한국연구재단 지역대학우수과학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나노소재 분산기술 연구로 그의 전문성이 가장 많이 녹아 있는 분야다. 유 교수는 전자빔을 활용한 나노소재 분산기술을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했으며 향후 활용도를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은 코팅 연구로, 현재 전자빔 그래프트 중합을 이용한 다기능성 코팅에 관해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정리하면 모든 연구영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방사선이며, 유승화 교수 연구그룹이 가진 최대 강점은 방사선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방사선을 활용한 신소재 개발이라는 특별함은 그에게 생애 한 번뿐인 신진학술상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2023 한국복합재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신진학술상을 받은 그는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사실 대단한 연구성과가 있는 것도 아닌데 수상하게 돼 영광입니다. 그동안 학회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한 것을 좋게 봐주셨고, 앞으로도 열심히 하라는 격려의 의미로 주신 상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우리 연구실 소속 학부 연구생 두 명이 도초우수발표학술상을 수상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승화 교수는 “연구실 식구가 되면 세심하게 관리해주려 노력합니다”라며 학생들이 우수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임성희 기자)
유승화 교수는 “연구실 식구가 되면 세심하게 관리해주려 노력합니다”라며 학생들이 우수한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임성희 기자)

0.99365=0.03, 1.01365=37.8
유승화 교수는 박사졸업 후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사업단 재직 시, 건강상의 문제로 2년간 연구를 쉴 수밖에 없었다. 앞길이 창창한 청년 시기에 더군다나 실험과 데이터가 중요한 연구자에게 2년의 단절은 큰 고통이었을 것이다. “쉬면서 몸은 점점 좋아졌지만, 마음은 점점 힘들어지더라고요” 인생의 절벽에 다다른 심정이었던 그에게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전북 복합소재기술연구소에서 연구할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연구에 매달렸다고 소회를 밝혔다. “1년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뼈를 깎는 심정으로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 전자빔 조사를 이용한 저가 탄소섬유 제조 연구를 했고 이 시기에 좋은 연구성과와 논문을 내면서, 이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에 임용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기회가 되어서 현재 전북대에도 올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그는 학생들과 상담하면서 보여주는 두 수식이 있다며 기자에게 소개했다. 바로 “0.99365=0.03, 1.01365=37.8” 이다. 이는 1.00을 기준으로 고작 0.01씩 차이가 나지만, 1년(365일) 뒤에는 1000배가 넘는 차이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학생들이 저의 뜻을 정말 마음속 깊이 느낄 수 있길 바라고, 오늘 하루 할 것보다 조금만 더 하면, 그것이 일 년이 쌓이면 엄청난 차이를 준다고 꼭 이야기해줍니다” 또한, 그는 방사선을 활용해 신소재 개발을 하는 만큼, 요즘 최첨단 기술인 배터리와 반도체 분야에도 자신의 연구가 쓰임이 있길 바라는 마음을 전했다. “앞으로도 탄소, 섬유, 복합재료 관련 연구를 꾸준히 할 계획이고, 현재 진행하는 나노소재 분산기술 잘 완성해서 실용화가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배터리나 반도체 소자 관련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우리 연구실 학생들이 첨단산업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이슈메이커=임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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