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AI 반도체 시장의 ‘Black Swan’
엣지 AI 반도체 시장의 ‘Black Swan’
  • 김남근 기자
  • 승인 2023.05.09 09: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슈메이커=김남근 기자]

엣지 AI 반도체 시장의 ‘Black Swan’

이상헌 ㈜디퍼아이(Deeper-I) 대표ⓒ ㈜디퍼아이(Deeper-I)
이상헌 ㈜디퍼아이(Deeper-I) 대표
ⓒ ㈜디퍼아이(Deeper-I)

 

 - 저전력, 저비용, 고효율의 삼박자 갖춘 엣지 AI 반도체
 - 유행보다는 본질과 내실에 충실

인공지능(AI)이 등장한 이후 산업 전반의 구도가 바뀌고 있다. 이는 신산업의 등장을 넘어 산업계의 지형을 바꾸는 ‘혁신’이 되었기에, AI 시장의 패권을 잡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AI 반도체가 자리 잡고 있고, 시장의 성숙 과정에서 발견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엣지(EDGE) AI 반도체’ 산업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디퍼아이(Deeper-I)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비전, 스마트모빌리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엣지 AI 반도체를 상용화하고 있다.ⓒ ㈜디퍼아이(Deeper-I)
㈜디퍼아이(Deeper-I)는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비전, 스마트모빌리티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엣지 AI 반도체를 상용화하고 있다.
ⓒ ㈜디퍼아이(Deeper-I)

 

엣지 AI 반도체 맛집, 디퍼아이
지난 2016년 3월에 열린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AI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의 대국은 전 세계에 AI 산업을 각인시켰다. ‘인간 vs AI(인공지능)’라는 콘셉트로 대중들은 인공지능의 기술력을 평가했고 검증했다. 대다수가 승패 결과와 활용된 첨단 기술력에 집중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우수한 기술력의 인공지능이 우리의 실생활에 적용되려면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인 ‘전력 소모량’과 ‘유지 비용’, 그리고 ‘민감한 데이터 관리’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일례로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에서 사용된 시간당 전력 소모량은 약 56kW였다. 대국 한판에 약 300백만 원의 전기비용이 소요되는 것이다. 때문에 산업이나 일상생활에서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고 대량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면 에너지 효율이 높은 AI 하드웨어의 개발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엣지 AI 반도체에서 찾을 수 있다. 이에 스마트팩토리, 스마트비전, 스마트모빌리티 등에 사용하는 AI 기반 엣지 반도체를 개발해 나가고 있는 팹리스 기업인 ㈜디퍼아이(Deeper-I/대표 이상헌/이하 디퍼아이)를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저전력, 저비용은 물론 저지연 서비스 및 실시간 정보 추출, 보안 강화 등을 구현한 ㈜디퍼아이(Deeper-I)의 엣지 AI 반도체(Tachy-BlackSwan) 모듈.ⓒ ㈜디퍼아이(Deeper-I)
저전력, 저비용은 물론 저지연 서비스 및 실시간 정보 추출, 보안 강화 등을 구현한 ㈜디퍼아이(Deeper-I)의 엣지 AI 반도체(Tachy-BlackSwan) 모듈.
ⓒ ㈜디퍼아이(Deeper-I)

 

반갑습니다. 디퍼아이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퍼아이의 대표 이상헌입니다. 디퍼아이를 소개해 드리기에 앞서 AI 서비스의 단점부터 진단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동안 대부분의 AI 서비스는 서버 혹은 클라우드에 기반해 왔습니다. 이는 통신에 의한 서비스 지연이나 통신 장애로 인한 서비스 오류 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보안이슈와 높은 전기사용량에 의한 유지비용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러한 AI 서비스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엣지 AI 기술이죠. 엣지 AI는 물리적 세계 전반에 걸쳐 기기에 AI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저전력, 저비용은 물론 저지연을 통한 실시간 서비스 및 정보 추출, 보안 강화 등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디퍼아이는 바로 이 엣지 AI 기술에 주목해 미래 AI 서비스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는 선두 기업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현재 디퍼아이는 AI가 필요한 다양한 엣지 영역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고, 디퍼아이만의 기술적 강점을 구축해 활용해가고 있습니다. 카메라나 라이다(LiDar) 등과 같이 다양한 센서 정보를 기반으로 AI 판단이 필요한 로봇과 공장 자동화 영역에 중점적으로 개발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방과 의료 산업 분야까지 다양한 영역에 엣지 AI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력의 차별화가 대단히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그렇습니다. 창업 전 저 개인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 칩 간 통신이 가능하게 만드는 특허 기술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이는 애플(Apple Inc.)의 울트라 퓨전(Ultra Fusion) 기술과 AMD의 칩렛(Chiplet) 구조와 같은 개념의 기술입니다. 이 기술을 활용해 AI 반도체에 적용하면 병렬분산처리가 가능한 scalable 엣지 컴퓨팅 시스템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는 국내 팹리스 기업 중 유일하게 디퍼아이만이 보유한 기술이며, 다중 칩을 활용하여 병렬분산처리 시스템 구현이 가능한 최초의 엣지 AI 반도체 구현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UCIe(Universal Chiplet Interconnect Express)와 같은 고가의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해 기술을 구현하려고 하지만, 각 반도체 기업의 특화된 칩 간 통신이 준비되어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리라 판단되어 관련 기술에 대한 플랫폼 사업 및 IP 사업도 병행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국내의 다양한 팹리스 기업과 관련 기술을 활용한 협업 프로젝트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어떠한 기술적 교감이 펼쳐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로봇과 공장 자동화, 그리고 국방과 의료 분야 등 영역을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사업적 협력이 진행되고 있어요. 자세히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군 야간 감시장비, 부정맥 진단 및 예측 디바이스, 스마트팩토리, 스마트 비전 등의 분야에 디퍼아이의 엣지 AI 반도체 기술이 활용될 예정입니다. 디퍼아이의 기술을 찾아오시는 파트너사들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가장 핵심은 ‘저전력’과 ‘보안 이슈’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클라우드 통신을 사용하지 않기에 서버 유지비용과 같은 고정비용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낮은 대기전력에 의한 인공지능 서비스 기술은 향후 전기사용이 민감한 시대에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AI 반도체는 기술만으로는 사업화되기가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ChatGPT 역시도 기술 자체로의 가치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다양한 응용과 결합되면서 글로벌 확산속도를 높일 수 있었듯이, AI 반도체도 특화된 솔루션 형태의 공급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디퍼아이가 높은 기술적 완성도가 바탕된 견고한 하드웨어 기술력과 비즈니스 생리를 이해하는 인재들로 구성됐다는 점 역시 다양한 기술적 교감을 펼칠 수 있는 주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창업 동기가 궁금합니다.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반도체설계 관련 벤처창업을 꿈꿔왔고, 2000년도에는 ‘다목적 MP3 플레이어 설계’ 아이템으로 벤처창업 아이템대회에 출전해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실제 반도체 관련 기술창업을 경험해 보기도 했어요. 반도체설계 관련 벤처창업은 언제나 저의 가슴을 뛰게 하는 촉매제와 같은 존재였죠. 2017년 벤처창업의 꿈과 반도체설계의 경험, 그리고 노하우가 AI 반도체라는 새로운 기회의 빛을 발견할 수 있게 했고, 그 즉시 아이템을 구체화해 창업의 전선에 뛰어들게 됐습니다”

 

대표님께서 발견한 기회는 무엇이었을까요?
  “고령화와 저출산, 저성장의 시대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을 예측했고, 이로 인해 점차 공백이 늘어나게 되는 사회적 인프라 시스템을 AI 반도체 기술로 풀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AI 반도체 칩 하나가 사람 한 명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만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죠. 하지만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의 AI 기술은 높은 전기비용을 요구하는 단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AI 서비스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기 위해 저전력, 저비용을 실현한 엣지 기반의 AI 반도체 기술을 보유하고 이를 공급할 수 있게 만들어야 미래 산업 전반의 생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저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당시 저의 뜻에 공감해준 핵심 팀원들과 함께 디퍼아이를 탄생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상헌 대표는 ㈜디퍼아이(Deeper-I)에서 개발한 AI 반도체모듈은 일반적인 보조배터리로 약 13시간 이상 연속동작, 24시간 이상 대기 동작이 가능하다. ⓒ ㈜디퍼아이(Deeper-I)
이상헌 대표는 ㈜디퍼아이(Deeper-I)에서 개발한 AI 반도체모듈은 일반적인 보조배터리로 약 13시간 이상 연속동작, 24시간 이상 대기 동작이 가능하다.
ⓒ ㈜디퍼아이(Deeper-I)

 

어려움도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일반적인 팹리스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디퍼아이 역시 겪어왔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엣지 AI 반도체라는 특수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기에 사업 완성도를 높이고 선보이기 위한 기술 구현의 어려움이 있었고,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하나하나 설득하고 증명해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의 방향성을 믿고 준비해 나간다면 반드시 기회는 찾아오리라 믿었고, 창업 2년 만에 현재 기술력의 약 80%에 가까운 개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의 믿음대로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되었고, 다양한 정부 지원 사업 및 상용화 프로젝트로 빛을 발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 방향성과 타이밍, 그리고 ‘Think It?, Do It!’이라는 문구를 강조하던 저였기에, 이러한 저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일 수 있었습니다”

 

디퍼아이의 가장 큰 경쟁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며 핵심 인력의 이탈 없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해 온 멤버들의 헌신과 노력이 디퍼아이의 가장 큰 힘입니다. 이는 반드시 도래할 수밖에 없는 엣지 AI 반도체 시대에 대한 기대감과 해당 산업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 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기본적으로 반도체 시장은 최고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최적의 기술을 최상의 타이밍에 최후의 순간까지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최고가 되는 곳입니다. 때문에 속도와 성능의 경쟁보다는 타이밍과 완성도의 경쟁이 치열하게 이뤄지고 있죠. 이러한 현실은 디퍼아이의 구성원 모두가 잘 알고 있기에 우리의 신념을 바탕으로 엣지 AI 반도체 시장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글로벌 최고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입니다”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반도체 설계와 임베디드 상용화 시스템 구현에 대한 특화된 경험을 보유한 희소성 높은 디퍼아이의 엔지니어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고자 합니다. 아울러 나 자신의 성장보다는 주변의 성장을 돕고, 그렇게 성장한 이들과 함께 모두의 성장을 일궈낼 수 있도록 항상 좋은 파트너와의 긴밀한 조력 관계를 이어 나갈 것입니다. 여기에 디퍼아이의 독보적인 엣지 반도체 시스템 기술을 더해 FMCW(주파수변조법) Lidar 등과 같이 다양한 자율주행 시스템에 필수적인 핵심기술과 융합해 나가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끝으로 못다 하신 말씀과 강조하고자 하는 사항이 있으시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국내 특화 사업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산업과 달리 반도체 산업은 개발과 동시에 엔비디아(NVIDIA), 퀄컴(QCOM)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되며 기대치가 대단히 높아집니다. 때문에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하기에 쉽지 않은 영역이기도 하죠. 이러한 현실 속에서도 많은 기업이 반도체 산업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정부 중심의 협업 생태계 조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대만의 반도체 산업 성장의 역사처럼 말이죠. 그동안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사무실 공간 지원이나 개발 툴 지원과 같은 정책보다는 반도체 기업 간 융합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구조를 장려해야 하며, 이를 위한 유연한 합병 제도 개선 및 자금조달 정책이 정부 주도하에 펼쳐져야만 할 것입니다. 기업 간 활발한 합병모델(small exit model)이 가능하게 만들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많이 나타날 수 있게 도와야 미국 혹은 대만처럼 우수한 인력이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설계 시장에 뛰어들 수 있을 것입니다. 비록 이는 대단히 작은 외침으로 그칠 수 있겠지만, 이러한 저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면, 반드시 대한민국이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최고의 기업들이 많이 나타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8길 11, 321호 (여의도동, 대영빌딩)
  • 대표전화 : 02-782-8848 / 02-2276-1141
  • 팩스 : 070-8787-897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보승
  • 법인명 : 빅텍미디어 주식회사
  • 제호 : 이슈메이커
  • 간별 : 주간
  • 등록번호 : 서울 다 10611
  • 등록일 : 2011-07-07
  • 발행일 : 2011-09-27
  • 발행인 : 이종철
  • 편집인 : 이종철
  • 인쇄인 : 김광성
  • 이슈메이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이슈메이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ess1@issuemaker.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