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세상과 꿈을 선물하는 야구 지도자
더 큰 세상과 꿈을 선물하는 야구 지도자
  • 김갑찬 기자
  • 승인 2023.05.09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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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메이커=김갑찬 기자]

 

더 큰 세상과 꿈을 선물하는 야구 지도자

- 대한민국 야구를 책임질 또 다른 황금세대의 발굴
- “야구는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습니다”
      
명실상부 자타공인 대한민국의 국민 스포츠로 떠오른 프로야구. 특히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이후 국내 야구 산업은 양적, 질적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최근 잇따른 국제 대회에서의 부진한 성적과 일부 프로선수들의 일탈로 어렵사리 완성된 국민 스포츠의 위상이 흔들리는 현실이다. 더욱이 일부 야구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를 유소년 엘리트 지도자들에게 전가하는 경우도 있으나 현장에서는 유소년 야구의 열악한 현실과 지원을 이해한다면 절대로 그런 이야기는 할 수 없다며 항변하고 있다.

 

사진=김갑찬 기자
사진=김갑찬 기자

 

 

야구 인생, 두 번의 실패는 없다
한여름의 뜨거운 승부 속에 새로운 가을의 전설을 탄생시키며 긴 겨울 방학에 돌입했던 프로야구는 야구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2023년 4월, 따스한 봄바람과 함께 새로운 시즌에 돌입했다. 이는 유소년 야구에서도 다를 것이 없다. 차디찬 겨울바람에도 착실히 동계 훈련을 마치고 새롭게 맞이한 2023년 새 학기, 새 시즌을 맞이하는 화곡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의 얼굴에는 열정을 넘어 전의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기자의 방문도 알아차리지 못한 채 훈련을 이어가는 어린 선수들과 이형석 감독에게 쉽사리 말을 걸지 못했던 이유였다. 이후로도 꽤 오랜 시간 훈련에 집중하는 선수들의 모습과 이들이 흘리는 땀방울에서 야구팬인 기자 역시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가 일부의 우려처럼 그리 어둡지 않다는 생각이 앞섰다. 마침내 훈련을 마치고 짙은 선글라스 넘어 강렬한 카리스마를 전하는 이 감독과 인사를 나눴다.
  선글라스와 야구 모자를 벗고 그라운드가 아닌 실내 공간에서 마주한 이형석 감독의 이미지는 새삼 달랐다. 훈련 당시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없고 인상 좋은 이웃집 삼촌 같았던 그의 또 다른 모습에 훨씬 편안한 마음으로 이 감독과 이야기 나눌 수 있었다. 사실 이형석 감독은 야구 선수로서 우리가 흔히 아는 스타 플레이어처럼 남다른 커리어를 가지지 못했다. 그 역시도 엘리트 스포츠를 전공하며 화려한 이상을 꿈꿨지만 냉혹한 현실 속에서 꿈의 날개를 제대로 펼쳐 보이기도 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든 유니폼을 벗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야구 선수로서의 제 삶은 실패였습니다. 그러나 화곡초등학교 야구부 선수들에게는 이러한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더욱이 어린 선수들에게는 지도자의 말 한마디가 인생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권위적인 지도자의 모습이 아닌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하며 이들의 희망을 키워주는 동반자가 되고자 했습니다.”라며 지도자로서 자신의 확고한 소신을 밝혔다.

 

 

야구 명가의 역사와 전통을 잇다
1978년 첫 시작을 알린 화곡초등학교 야구부는 오랜 역사와 전통처럼 수많은 유명 선수를 배출했다. 프로야구 레전드 포수로 손꼽히는 김동수를 비롯해 권오준, 손시헌, 오선진, 노경은, 최재훈, 한상훈, 이형종 등 야구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커리어를 알아차릴 선수들이 화곡초등학교 야구부 출신이다. 그렇다면 이곳 출신도 아니며 유명 선수도 아니었던 이형석 감독이 2008년 코치로 부임한 이후 오랜 시간 화곡초등학교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고교 졸업 후 바로 유소년 지도자로 활동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반면 당시 야구에 대한 간절함과 목마름이 누구보다 강했기에 이러한 열정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과정에서 고스란히 진심으로 전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코치로 합류했을 당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나이였기에 아이들과도 나이 차가 그리 많지 않아 원활한 소통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2008년 코치로 이곳에 합류했던 이형석 감독은 2017년 정식 감독으로 취임하며 화곡초등학교 야구부도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주말리그 우승을 시작으로 2020년 딜라이브기 우승, 2021년 전국 소년체전 동메달, 그리고 지난해에는 전국 유소년 야구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하며 이형석 감독은 유소년 지도자로서 만개한 자신의 지도력을 뽐냈다.
  오롯이 야구 외길 인생만을 걸어왔던 그가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야구는 단체 종목이나 개인 종목의 성격도 포함한다. 전제 라인업 중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역할이 있고 이를 충실히 수행하면 결국 팀은 강해진다는 점이 야구의 매력이다. 더욱이 야구는 어린 선수들에게 정서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많은 변화를 이끈다. 이형석 감독은 “야구는 아이들의 미래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지도자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따라서 저 역시도 끊임없이 노력하며 공부하는 지도자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더욱이 운동에는 예습이 없습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학하며 단계별로 배워야 하는 것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서 기본기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체력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최근 선수들의 도덕적 문제 역시 실력만큼 중요해졌기에 화곡초등학교 야구부에서는 기본기, 체력, 인성을 가장 강조하고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국내 야구는 또다시 위기라는 목소리가 높다. 베이징 키즈를 넘어 향후 10년 혹은 그 이상 대한민국 야구를 책임질 또 다른 황금세대의 발굴과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유소년 엘리트 야구의 중요성이 한층 높아진 상황에서 봄의 시작과 함께 이슈메이커가 초등 야구의 메카 화곡 초등학교 야구부를 찾은 이유였고 그 정답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형석 감독은 인터뷰를 마치며 화곡초등학교 야구부 소속의 학부모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아이들 못지않은 열정과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이들이 있었기에 지도자로서 자신이 꿈꿔온 바를 이룰 수 있었으며 지금의 화곡초등학교 야구부가 존재할 수 있었다는 이형석 감독. 이곳에서 만들어질 아이들의 꿈의 홈런이 미래의 국가대표 야구 선수로 완성되길 믿어 의심치 않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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